최근 탈북 여인과의 진솔한 대화를 하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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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종오 작성일10-03-09 00:42 조회3,485회 댓글5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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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투리가 이상하여 중국동포냐고 물었더니 뜻밖에도 함경북도 청진이라 했습니다. 그녀는 장삿길에 중국으로 여러차례 드나들다가 발각되어 가족들을 청진에 남겨둔체 중국으로 탈출했으며, 연변 등지를 돌아다니다가 다시 몽골에 들어가 여러달 머물었는데 북으로 다시들어갔다가는 살아남을 방법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지난해 2월에 한국으로 들어왔답니다.
그리하여 국정원(조사)과 하나원(정착교육)을 거쳐 지난해 8월부터 자유스러운 한국국민이 됐다는데, 비교적 밝은 성격의 그녀는 얘기 중에 날더러 오히려 '언제 들어왔느냐?'고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내가 깜짝 놀라며 '언제 들러오다니 무슨말이냐?'고 되물었더니 자기와 '사투리가 비슷하다'면서 '함경도 출신이 아니냐?'는 것이었습니다.
(참고/ 사실 나는 경북출신이라 경상도 사투리에다 대학진학후부터의 반세기 가까운 서울생활로 인해 경상도 사투리와 서울말이 섞인 엉터리 표준말을 하는터라 '당신은 언제 월남했느냐?'는 얘길 더러 듣기도 했습니다만, 더더구나 경북지방 사투리와 함경도 사투리가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그런지 그녀는 그렇게 내 말속에서 금방 함경도 사투리를 발견했었나 봅니다.)
동서울 터미널에서 함께 내린 우리는 터미널 구내 찻집에서 얘기는 계속 됐습니다. 버스에서의 1시간여, 그리고 찻집에서의 1시간 남짓 나눈 얘기의 대강은 이랬습니다.
1). 남조선은 미제의 속국이고 인민(국민)은 헐벗고 길거리에 거지들이 우굴거린다는 식의 얘기를 청진에 살고 있을때까지는 그렇게 믿었으나, 중국을 드나들며 장사를 하다보니 그게 아니라는 걸 알았고 또 이제는 북한 인민들도 대강 남조선이 잘 사는 것으로 이래 저래 알고 있다고 했습니다.
2). 미제와 그 괴뢰 리승만의 6.25 북침 전쟁도, 자신은 중국에 드나들고부터는 김일성의 남침전쟁이란 걸 알았으며, 지금도 북쪽 인민들은 6.25를 미제의 북침전쟁으로 알고 있답니다.
3). 김대중은 우리당(김일성의 공산당)이 키운 남조선의 대통령이고, 노무현도 지도자동지(김정일)의 아우나 다름없는 관계라 미제놈들만 비켜서면 통일이 금방 되는 것으로 알았다고 했습니다.
4), 남조선에서 있었던 크고 작은 인민봉기(광주 폭동 등등)는 시시각각 보도해 줘서 북한 인민들이 때로는 주먹을 쥐고 울분을 토하면서 미제와 박정희 전두환을 내려가 쳐부시자고 하기를 여러번이라 했습니다.
그런 그녀가 한국으로 들어와 자유라는 것을 마음껏 접하고 보니, 엉뚱한데서 놀라운 현상을 발견하게 됐는데 통 이해가 안되더라는 겁니다. 그래서 뭐가 그리 궁금하냐고 물어보니, '왜 남조선에 거지가 그렇게 많으냐?'면서 '남조선은 자유국가고 꿈적거리면 얼마든지 돈을 벌어서 잘먹고 잘살 수 있는데, 왜 서울역 같은데서 길마닥에 잠을 자고 얻어먹고 그러지요?'라 했습니다. 그래서 입국한지 얼마 안됐는데 언제 그런 모습들을 봤느냐고 물었더니, '하나원'에서 한국생활 정착교육을 받을때도 들었고 또 현장교육때 호화스러운 백화점도 남대문시장의 길바닥 장터도 다 직접가서 봤으며 우리 탈북자(새터민)끼리 모여 한국생활 현장의 얘기를 나누다 보면 먼저 들어온 탈북자들이 자세히 얘기해 줘서 잘 알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녀는 또 여러개의 보따리를 들고 있었는데 그게 뭣들이냐고 물었더니, 어느 생명보험에 가입하라고 먼저 내려온 새터민의 아는 언니라는분이 권유해서 도장을 찍어주고 은행통장 번호를 기재해 줬더니 이런 좋은 가전제품 선물을 주더라며 고마워 했습니다. 보아하니 세상물정을 제대로 익히지도 못한 탈북여성에게 사탕발림을 해서 '고객 한 분을 영입했다'고 그 보험권유 여인은 아마 만족해 했을지도 모를일이기도 했습니다만......
여하간, 친정도 시집도 가족도 몽땅 함경북도 청진에 두고 온 외톨이 그녀에게 자유왕래의 날이 하루 빨리 오길 비는 마음간절한 오늘이었습니다.
10.03.08.
김종오.
댓글목록
중랑천님의 댓글
중랑천 작성일잘 읽었습니다.
심심도사님의 댓글
심심도사 작성일
어허허허....
그 여자분께서 하루빨리 남한의 물정들을 익히시길 고대해 봅니다
장학포님의 댓글
장학포 작성일
김종오님!좋은글 접해 감사하군요! 그 탈북여성이 한국사회 밑 바닥실정을 잘 알아야 할터인데... 민주주의 국가에서 좋은점이 아주 많기도 하지만 님이 밝히신 그 탈북 여성이 물정 모르고 좋아한다는 보험회사 의 가전제품 미끼(?)의 내막을 알았으면 하네요! 이런 순진한 모든 탈북자들이 사깃꾼들에 피해가 없기를 바랍니다.
글에서 밝혀 졌드시 한편 생각 하면 "시간이 藥 "인것 같읍니다.이제 점점 북의 인민들도 대한민국의 실정을 속속들이 알 날이 머잖은것 같읍니다.그럴땐 이 대한민국을 허물고있는 빨갱이놈들은 설 자리가 없겠읍니다.
반공인님의 댓글
반공인 작성일
좋은 글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추천 때립니다!!
통일은님의 댓글
통일은 작성일
안녕하십니까? 김제에서 뵈올까 했는데 하느님의 뜻으로 ,성모님의 돌보심으로 전주로 이사 했습니다. 전주시청에서 이 글을 씁니다. 우선
전화는 277-0000 입니다 휴대전화는 전과 같고요 이번 3월 19일 16:30 에는 안양으로 갈렵니다.
그때 뵈올수 있을지? 건강하시고 건필하세요. 퍼온글에 헤이그 전 국무장관의 비보를 읽고 퍼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