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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와 "아~싸 가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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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자유의깃발 작성일10-03-03 12:24 조회3,02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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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친구 아버님의 訃告소식에 부산의료원 장례식장을 가려하니, 처음 가보는 곳이라 지리를 모르는 관계로 서면 지하철역의 매장 주인에게 물으니, "저리로 올라가 택시를 타고가라"란다.
올라와보니 두개의 길로 나누어져 있기에, 다시 길거리에서 리어카에 밀감을 싣고파는 아저씨에게 물으니, "이쪽으로 조금 가서, 108번 버스를 타면된다"라 하신다.
고맙다는 인사후 무심코 택시를 타고 가는 중에, 문득 떠오르는 생각.
역시 사람들은 他人의 입장보다는, 자기중심적으로 즉 자신의 평소 생활패턴과 처해있는 상황에 따라 취하는(반응하는) 행동의 다름이라는..

아직까지 경제가 나아졌다 볼 수 없는 상황에서, 그나마 가게를 가지고 있는 이의 입장에선 타인을 자신의 입장과 동일시하여 '택시'타는 걸 당연시 말했겠지만, 하루벌어 하루를 살아가는 리어카 밀감장수의 입장에서야 어디 택시비를 감당하겠는가?
그래서 자신의 평소 패턴대로, 타인에게 '버스'타기를 자연스레 말했을테고.
이처럼 사람들은,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이해하고 행동하며 모든 일에 적용시키는 모습이다.
그런데..
이런 일반 국민들의 자기중심적 사고는 그래도 당연하다 할 수 있겠지만, 특히나 정치와 관련된 여론조사의 결과와 그것을 본 후의 반응은, 그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신빙성에 의문이 드는 것은 물론, 너무나도 극한적인 아전인수격 해설을 덧붙이고 있으니.. 

얼마 전 리얼미터라는 여론조사 기관의, 최고 41%였던 박근헤 의원의 지지율이 2월26일자 조사에서 29.7%로 하락했다는 발표가 있었다.
그리고 다음 경선에서 박근혜 의원과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후보 중 한 명인 정몽준 의원은, 16%의 지지율로 조금 오른 것으로 나왔다 하고.
예전의 여론조사는 선거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였지만, 요즈음은 선거보다는 오히려 주요한 이슈가 있을 때마다, 그것들에 보이는 주요 인사들의 행보를 두고 잘하고 있나 못하고 있나를 묻는 여론조사가 끊이질 않는다.
하기에 이번 리얼미터의 조사는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것을 기저에 두고 한 것같고..

그러나 난 이런 여론조사들을 그리 믿지않는다.
물론 표준오차와 신뢰수준 어쩌구하며 신뢰도를 말하고는 있지만, 기껏 물어본다는 이들의 수는 몇 백명에서 많아야 몇 천명에 불과하다.
내가 다녔던 고등학교의 3학년의 수가 600명이 넘었으니, 일개 고등학교의 한 학년 학생 수만큼을 조사하고는, 마치 이게 대한민국 전체국민의 생각인 양 들이밈은, 차라리 개그의 소재로 더 잘어울리지 싶다.
뭐 이번 여론조사는 그나마 5천명으로 숫자를 늘리기는 했지만, 그게 그거고..   

지난 두 정권에서의 여론조사.
그건 진정한 국민의 뜻을 묻는 여론조사(輿論調査)가 아니라, 김대중과 노무현 정권의 뜻을 부각시키기위한 여론조사(與論調査)에 다름아니었다.
질문도 교묘하게 해서, 얼떨결에 그 두 정부가 원하는 답을 끌어내는 테크닉도 보여줬고 말이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는 이것도 모자라, 나(내가 지지하고 생각하는)를 중심으로 하는 조사인 여론조사(予論調査)라는 느낌까지 받게 된다. 
우후죽순마냥 늘어나는(반대와 갈등이 많은 정치판임에, 당연히 돈되는 장사가 아니겠는가?) 별의 별 여론조사 기관들의 범람으로, 이렇듯 여론조사의 결과를 믿지못하게 하는 신뢰상실의 수준에 이르렀으니, 이건 그만큼 대한민국 정치가 어지럽고 갈피를 못잡는 갈등 속에 있음을 반증한다고도 하겠고. 

   

그런데 웃기는 건, 비록 같은 여론조사의 결과라 하더라도, 자신이 지지하는 이에게 높은 (상대는 낮은) 점수가 나오면 만세를 불러대며 "이게 진정한 대한민국 여론이다. 정말 믿을 수 있는 여론조사 기관이다"며 "아~싸 가오리!"를 외쳐대다가도, 다음에 실망스런 결과를 접하면 내가 언제 그랬냐는 듯, "이건 조작이다. 이따위 여론조사 기관은 퇴출시켜 버려야만 한다"며 주먹을 불끈 쥔다.
이명박 대통령 지지자나 박근혜 의원 지지자나 예외없이 말이다.
아마도 그 여론조사 기관은 천당과 지옥을 모두 맛봤을 것이다.
울다가 웃으면 X구멍에 털난다던데, 이런 걸 몇 번이나 봐왔으니 아마도 지금쯤은 수북하겠고.. 

결론을 말하면, 난 요즘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는 여론조사라는 것들은, 국민들의 생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알 권리를 충족시켜주는게 아닌, 안그래도 서로 으르렁대는 각 지지자들의 갈등과 불신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는 생각이다.
대체 이런 여론조사는 왜 하는가?
고정되어 이어지지않고, 단지 며칠간의 생각(?)만을 보기위해?
별 영양가도 없고, 더우기 서로간의 불신을 더욱 쌓아가게 만드는게 여론조사의 목적인가?
돈이 썩어나는가?
거기에 수북하게 난 털로 가발만들어 수출이라도 하려는가?

누구나가 인정하는 믿을 수 있는 이들로 구성된(어떤 식으로든의 참여를 포함해), 그래서 여론조사 결과에 이토록 의문을 제기하지 못할 만큼의 신뢰있는 여론조사 기관을 출범시켜라.
그러지 못하겠다면, 지금과 같이 중구난방식으로 내지르며 '여론조사 결과입네'하는 갈등제조창들을 정리하든지.
또한 각 지지자들 역시 이런 것들에 일희일비할 필요없다.
진심으로 지지하는 이가 있다면, 이런 것들에 휘둘려 쓸데없는 에너지 낭비말고, 자신이 지지하는 이가 조금은 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바라는 충언을 함이 훨씬 나을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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