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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혈서론에 대한 잡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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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민해방군 작성일09-12-25 14:55 조회3,755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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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근래 며칠 간 민족문제연구소가 제기한 <박정희 혈서론>이 재조명 되고 있다.
<박정희 혈서론>은, 이른바 박정희가 혈서를 써 일본군(만주군)에 입대했다는 설로써, 학계 및 전뇌공간에서 오랫동안 논의된 주제이다.
그러나 혈서론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는 달리 논의에서 드러난 혈서론의 증거는 개별 증인의 파편화된 증언일 뿐, 명확한 문헌적 증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실상이 이러하다보니, 박정희 혈서론은 '~ 카더라' 수준에 머무른 것도 사실이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11월 5일 민족문제연구소가 <혈서론>의 증거로써 만주일보에 실린 기사를 제시한 것이다.
이에 따라 <혈서론>논란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였다. 
즉 '가설'에 불과하던 <혈서론>이 '역사적 사실'로 그 지위가 상승된 것이다.   

그러나 무명씨는 다음의 두 포스팅에서(http://allthekind.egloos.com/2471161, http://allthekind.egloos.com/2470622)에서 민족문제연구소가 제기한 기사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즉 만주일보의 기사가 허위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만주일보 기사에 의문점이 제기된 상황에서, <혈서론>을 '역사적 사실'로 격상시키는 것은 성급한 판단일 따름이다.
따라서 혈서론을 사실(史實)로 확정하기 위해서는 만주일보 이외의 문헌사료가 추가되어야 하고, 나아가 사료 간 교차검증도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비단 평자(본인)와 무명씨의 정치적 성향 때문이라기 보다는, (크로스 체킹을 거친) 사료를 중시하는 실증주의적 성향 때문에 도출된 의견이라 할 수 있다.)



2. 민족문제연구소가 박정희 <혈서기사>를 제기한 시점이 조금 갑작스럽긴 하나, 연구소가 일찍부터 박정희를 친일파로 점찍어 두고 그의 행적을 파헤쳤기에, 기사 나왔다는 사실이 새삼스럽지 않다.
박정희를 친일파로 점찍어 그의 친일 행적에 심혈을 기울여 연구하는데, 이 정도 자료도 안 나온다면 그것이 오히려 더 이상할 것이다. 
아니, 혈서가 있건 없건 간에 박정희는 만주군에서 중위까지 지내고 일본 육사에서 공부한 인물이기에, 민족문제연구소에 있어서 혈서는 부차적인 사안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평자(본인) 역시 혈서 자체의 유무가 문제의 본질이라 생각치 않는다. 
다만 평자의 눈에는 박정희를 친일파로 규정하는 민족문제연구소의 '잣대'가 문제점으로 부각된다.
그렇다면 왜 민족문제연구소의 잣대가 문제가 되는가.
그 첫째는 잣대의 기계성`획일성 때문이요, 둘째 시대적 차이에 의거한 인식적`행동적 차이에 대한 무시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알고 있겠거니와, 민족문제연구소는 일제 시대에 상류층(지식인`예술인 포함)이었거나, 일본 고위층과 교류가 있었거나, 또는 총독부 및 일본 내지 정부의 관`경`검`판사 등을 지낸 인물들을 친일파로 규정하고 있다.
그 규정 중 하나인 군인의 경우는 '소위' 계급부터 친일파로 규정되기 때문에, 소위 계급을 달았던 박정희 역시 친일파가 된다.
여기서 한 가지 언급해두어야 할 것은 박정희는 일본군에 속한 것이 아니라 만주군에 속한 만주군 장교였단 사실이다.
이 점에 대해서도 우리는 고찰해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특정 계급 이상은 반민족 친일행위가 되고, 특정 계급 이하는 친일행위가 사라지는가?
계급이 그 사람의 행위(친일`반민족을)를 정확하게 반영한다고 할 수 있는가?
평자가 단호히 말하건 데 그렇지 않다.

박정희가 비록 계급이 소위였다하나 직접 조선인을 구타하고 살해한 기록은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없으며, 그런 증언도 없다.
(독립군을 때려잡았다는 낭설이 있는데, 그건 그야말로 낭설이다.) 
오히려 前 국회의원 신기남(열우당 - 現 민주당)의 부친은 비록 소위가 아니었으나, 헌병 오장 계급으로 독립군을 때려잡는데 한 몫했다.
이처럼 계급이 특정인의 친일행위를 명확히 반영하지도 못하는데, 특정계급을 정해서 그 계급 이상에 속하는 자는 모두 친일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어폐가 있는 것이다.
이 점에서 연구소의 기계적`획일적 규정은 큰 문제라 아니할 수 없다.


연구소의 친일파 규정 두 번째 문제, 즉 시대적 차이를 무시한 것도 큰 문제이다.
현대를 살고 있는 현대 한국인은 인식적으로 확고한 (그러나 왜곡되고 비뚤어졌으며, 매우 폭력적이고 이중적인) 민족주의를 담고 살아가고 있으며, 정치적으로는 민족국가를 이루어 그 체제 하에서 살아가고 있다. 
'한국인'인 우리는 이를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따라서 민족과 민족 국가인 한국 정부에 충성하는 것이 너무 자연스럽다.
그러나 일제시대, '민족국가'도 없고 '민족 의식'도 희박했던 식민지 조선인들에겐 우리의 그것은 생소한 것이다.
물론 임정을 자국 정부로 인정하고 살아간 인물들도 있었을 것이고, 반일을 겪으며 점차 뚜렷한 민족의식을 지닌 인물들도 생겨났을 터이다.
그러나 단군 이래 조선민족은 단일혈연집단으로 한반도의 주인이며, 조선인의 정부는 임정이라고 생각한 이가 몇이나 되었겠는가. 
당시 대다수의 식민지 조선인은 일본의 식민통치에 협력과 저항의 이중주를 연주하며 식민지 조선을 용납하였다. 
즉 환언하자면 당시 대다수의 식민지 조선인은 식민지 조선을 '생활공간'으로 식민통치를 '현실 그 자체'로 <인식>하고 살아갔던 것이다. 

독수리가 두 날개로 하늘을 평정한다 해도, 지상으로 내려오면 두 발로 서야 한다.
마찬가지로 식민지 조선인이 아무리 민족적 이상향을 꿈꾸어도 생활인으로서 식민지 사회에 적응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이를 증명이나 하듯 식민지 말인 1943년 경 조선인 아동의 43%, 남성 아동의 61%가 일제가 제공하는 초등 교육을 받았고, 그도 모자라서 학부모들은 초등 교육 기회를 늘려달라 아우성 쳤다.
또한 어른들은 행정 상의 편의를 위해 총독부의 창씨 및 개명 압력에(창씨는 의무고 개명은 권장사항이었다.) 응하여 전체 조선인의 약 80%에 가까운 수가 창씨를 했다 한다. 
뿐만 아니라, 대학을 나오거나 고교 및 전문을 나온 지식분자 중 적잖은 수가 식민지 중앙은행인 조선은행에 들어가려 노력했다.
(임금이나 복지 인격적 대우에 차별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처럼 식민지인들은 '긴 것에 감기라'라는 일본 속담처럼 일제가 만든 식민지 공간에 <순응>하고, 일제가 정한 행동양식에 <적응>해 갔다.

박정희의 경우,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아 교사, 만주군 장교를 거쳐 고등교육 기관인 일본육사에서 교육을 받았다.
그의 이 같은 행적은 내면의 신분상승에 대한 욕구의 발로일 것이나, 그것은 식민지 사회에서의 적응의 일례일 뿐이다. 
따라서 '청년 박정희'의 행적은 일제를 살아간 식민지 대중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할 것이다. 

이렇듯 시대가 다르면 인식이 전혀 다를 수 밖에 없고, 인식이 다른 이상 행동도 다르게 도출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가 이들을 보고 <한국인의 입장>에서 섣불리 '친일'이라 비난할 수는 없다. 
오히려 민족주의자가 되어 가족과 자신의 인생을 버리고 일제에 저항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은, 그 시대를 겪지 않은 후대의 지나친 과욕일 뿐이다. 
그러므로 시대성과 그로인한 인식적`행독적 차이를 간과한 잣대는 박정희, 나아가 일제시대를 거친 인물들을 평가하기에 부적절하다.  

이상에서 민족문제연구소의 <박정희 친일파 선정 기준>의 문제점을 살펴보았다. 
위에서 지적한 문제 외에도, <박정희 친일파>, <친일파 청산>등의 역사청산 주장은 그 자체가 과거의 기억을 특정 학문`정치의 신념으로 채색하겠다는 것과 다름 없다.
그리고 이렇게 채색된 특정 기억을 강요한다는 점에서 역사 청산(박정희 친일파 논란, 친일파 청산 논란) 논의는 부당한 권력 행사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평자는 <박정희 친일파 선정> 뿐만 아니라 <친일파 청산 문제>, 나아가 민족문제연구소의 역사 의식에 대해서도 기본적으로 반대한다. 



3. 박정희 비판자들의 비판 원인을 모든 이가 알고 있다고 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이글을 쓰는 평자도, 민족문제연구소의 박한용 실장도, 낙성대 연구소에 속한 많은 연구원들도 특정 학자들이 박정희를 비판하는 이유에 대해 알면서도 언급치 않는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국내 한국 근현대사 학계에 경우, 박정희의 친일 혐의에 열을 올리는 자들은 크게 박통`전통 시절에 반정부`친북 사상을 가지고 행동하다 호되게 당했거나, 그러한 사상을 가진 이들로부터 지도를 받은 자들이 다수이다.
평자가 보기엔 이 같은 인사들이 민주화를 전후로 하여 교수로 임용되어, 학문을 통해 박정희에 대한 반감을 누층적으로 축적하고 전파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박정희에 대한 정치적 원한을 박정희에 대한 비판의 주요 원인으로 보아도 큰 무리가 없을 성 싶다. 



4. 한국 현대사 학자들이 박정희에 대해 앙심을 갖고 있던 아니 갖고 있던 간에, 박정희가 독재를 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에, 그에 대한 비판을 막을 수 없다.
그러나 독재는 그의 장년 시절 일이고, 대한민국이 수립된 이후의 일이다.
따라서 독재에 대한 비판은 오롯이 그의 장년 시절에 국한 되어야 할 것이다. 
그와 달리 박정희가 청년이었을 땐 나라가 없었다.
즉 청년 박정희는 힘 없는 식민지 백성 중 하나였고, 일제 식민통치의 피해자 중 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물론 식민통치의 피해자가 독재정치의 가해자가 된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이긴 하나, 박정희 역시 날 때부터 가해자의 위치에 서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해 두고 싶다.     


http://romanovs.egloos.com/2741471

댓글목록

땅바위님의 댓글

땅바위 작성일

인민해방군님, 좋은 글 올려주셔서 늘 감사합니다.
글 중 '박정희가 독재한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에,라고 하셨는데 그건 아닙니다.
*그것은 단지 빨갱이들에게 용공활동을 용납하지 않았던 이유 때문에 독재자란 누명이 씌워진 것입니다*
박정희는 절대로 독재하지 않았습니다. 일반 다수 국민에겐 인자하신 선군이셨습니다.
다만 반국가사범이나 빨갱이들에게만은 엄중하게 가차없이 처벌하고 다스렸던 것입니다.
박정희를 독재로 느꼈던 종자들은 빨갱이나 범죄자들과 그들에게 속은 자들인 것입니다.
주로 김영삼과 김대중 같은 박정희의 라이벌 정치인들 때문에 세상이 모두 속은 것입니다.
자질이 부족한 김영삼이나 역적 김대중보다는 박정희가 훨씬 민주적인 통치자였습니다.
이승만과 박정희를 독재자로 몰아서 왜곡시킨 역사를 바드시 바로잡아야만 합니다.
이 땅에 민주주의를 뿌리내리고 민주주의를 지키고 그 기반을 튼튼하게 다져 놓은 두 분을 어찌 독재자로 몬단 말입니까? 친북괴 좌파 빨갱이들의 농간에 말려들어서 대한민국 자체를 부정하는 김일성/김정일집단의 흉계에 먹혀 들어가서는 절대로 안되는 것입니다.
진짜 독재자 김일성/김정일과 그 추종세력이 적반하장으로 이승만/박정희를 독재자로 몬 것을 아셔야 합니다.

멸공의횃불님의 댓글

멸공의횃불 작성일

혈서도 박정희 것이 맞나요?  그리고 한일합방도, 조선의 민중들이 조선의 탐관오리들에게 수탈, 고문, 멸시, 학대 당하고 당해, 혹시 일본이 다스리면 일본처럼 선진국이 될까 기대했던 백성들이 대다수라고 했쟎아요.
그런 가운데, 당시 강대국 일본에서 공부해 , 안창호선생의 기대대로 실력을 키우려 했던 것이 잘못된 것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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