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개혁, 1998년 러시아와 2009년 북한의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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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渤海人 작성일09-12-21 13:18 조회4,78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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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개혁, 1998년 러시아와 2009년 북한의 비교
재단법인 국제농업개발원 원장
농경영학ㆍ경제학 박사
李 秉 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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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하면 러시아는 성공했고, 북한은 실패했다. 이유는 러시아는 사람 몸에 옷을 맞추는 개혁을 했고, 북한은 옷에 사람을 맞추는 개혁을 했기 때문이다.
● 러시아의 화폐개혁
1988년 9월 서울 올림픽 당시 舊소련의 사용지폐는 루불(Ruble)이었고, 공식환율은 1달러(미화$)당 0.64루불이었다. 즉, 달러보다 루불의 가치가 높았다(올림픽 성적은 소련 1위, 동독 2위, 미국 3위, 한국 4위였다). 그런데 2년 후 1990년 고르바쵸프 대통령의 시장경제 개혁(크라스노스트와 페레스트로이카)이 의회에 통과될 때 달러당 공식 환율은 1대 1.2로 루불화의 가치가 하락되어 거꾸로 되었고, 바잘(시장)의 암시장 달러는 1대 12루불로 무려 10배의 차이가 나서 시장 내에서 물건 파는 사람보다 암달러 장사꾼이 더 많다는 소문도 있었다.
필자의 경우 1990년 9월 일본의 니카타 공항에서 시베리아로 가는 ‘러시아국영항공(에어로 포르트)’ 기내에서 기장은 나에게 1달러당 15루불로 바꾸어줄 테니 도와달라고 매달리는 바람에 자그마치 3천 달러를 바꾸었는데, 그는 감격했고 이후 만날 때마다 나를 기장석에 앉히고 달러를 바꾸었고 당신도 조종사이니 내 여객기를 조종해도 좋다고 했다(그는 내가 고르비 극동경제농업자문관이고 「코드1」의 수행임무 과정 중 하나인 H기 조종 교육을 받은 사실을 KGB파일을 보고 알았다 함).
1997년 가을 빅토르 박가이(기장)는 KGB(現연방보안군 : FSB)의 건의에 따라 엘친 대통령이 곧 화폐개혁을 단행할 것이고, 이것의 준비를 위하여 서민들의 기초생활물자인 보드카(술), 담배, 민방위복, 빵 등을 비축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듬해(1998년) 1달러당 공식환율이 1대 3만5천 루불이 되었고, 연이어 푸틴이 KGB 수장이 되자 즉각 화폐개혁은 실시되어, 1,000루불을 1루불로 리디노미네이션(Redenomination : 통화호칭변경)하여 1달러당 35루불이 되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1988~98년까지 10년동안 수치상으로 물가인플레가 무려 5만4천 배가 되었는데도 러시아 국민 누구도 깨닫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외국인이자 경제학자인 필자가 이것을 지적하면 그들도 깜짝 놀라곤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기간 동안 밥은 굶어도 술은 마셔야 한다는, 한국의 소주와 같은 서민용 보드카 값은 크게 변하지 않았고, 흐레브(식사용 베게빵)도 값싸게 공급되었고, 서민용 담배(한국의 솔 담배)와 병원(약국 포함), 전화요금, 전차와 마을버스 요금(지역에 따라 공짜도 있음) 등이 크게 인상되지 않았다. 이것 모두가 공공정책 지원금으로 보조되었기 때문이었다. 또 한국인들을 착각케 하는(얼룩무늬 군복입는 사람들을 군대로 오인하는...) 군복은 민방위 훈련 소집 때 하복과 동복을 무상공급하기 때문에 가난한 서민들의 일상 의복으로 자리잡았다.
엘친의 당초계획은 동그라미 3개가 날라간 신권과 구권의 교환기간을 6개월 정도 예상했으나 동작느린 북극 곰 같은 러시아 사람들이 이것만큼은 신속하여 3개월 만에 완전 교체되었고 시장에서 만난 김치 파는 고려인 할머니는 물건 팔 때 계산하기 좋다고 했다.
화폐개혁 10년이 지난 작년까지 달러당 루불의 변화를 살펴보면 1998년 화폐개혁 때 1대 35 루불이었으나 푸틴 대통령의 강력통치와 국제 석유값의 고공행진으로 2000년대 중반에는 1대 23.5 루불까지 안정되었다가 2007년에 1대 30 루불, 작년은 1대 33 루불, 지금은 1대 37루불을 유지하고 있다. 다시 말해 10년 전으로 돌아갔다.
최근 러시아는 최고 단위금액인 5,000루불짜리 고액권을 발행했는데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약 2십만 원이 된다. 신기한 일은 화폐개혁 이후 시장의 암달러 가격이나 은행의 공식환율이 차이가 없어 그 많던 암달러 상들이 대부분 사라졌다는 것인데, 이것은 푸틴의 강력한 지도력과 이에 따른 지하경제 비중이 해마다 줄어들어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러시아 학자들은 주장한다. 한마디로 러시아의 화폐개혁은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 북한의 화폐개혁
미국의 9.11사건 전후하여 CIA 수장을 맡았던 ‘조지 테닛(George Tenet)’은 후진국에서 공식환율이 10배 차이가 나면 마약ㆍ매음ㆍ불법무기ㆍ밀주ㆍ위조지폐 등이 난무하고 쿠데타가 계속 터지는데 희한하게도 세계에서 유일하게 끄떡없는 곳이
북한은 2002년 7.1조치로 장마당 시장을 풀어놓았고, 이것의 결과는 인민들이 시장경제가 무엇인가를 알게 되었고, 외국 돈의 가치를 알게 되었다. 또한 7.1조치 이후 북한을 탈출하는 인민들이 종전보다 훨씬 많아졌다는 것이다.
금번 북한의 화폐개혁은 이것의 단속차원이다. 다시 말해 7.1조치의 후속타를 의미하는데, 이것은 인플레이션도 디플레이션도 아닌 기형아적인
화폐개혁당일 공시착오라고 인민들을 설득했지만 교환한도 기준을 1가구당으로 했다가 1인당으로 바꾼 것부터가 첫단추를 잘못 끼운 것이고, 러시아식으로 리디노미네이션 차원의 舊화폐 100원을 1원으로 교환하기로 했다면 초지일관 밀어 부쳐야 했는데 각자 따로 은행을 소유하고 있는 군대와 당과 경제각료들의 의견은 제 각각이었다.
세부 실행내역을 살펴보면, 월급은 종전과 같은 1대 1로 지급함으로 월급을 100배로 올려준 결과가 되었고, 은행예금자에게는 10대 1로 교환해주면서 한도액을 무시해주었고(북한에서는 외국기업이 외화로 예금하면 오히려 이자대신 보관료를 받는다), 장롱 속의 돈은 100대 1로 바꾸어주었는데 첫날부터 3일째 되는 날까지는 1인당 한도액을 15만원으로 하였다. 이때 바꾸지 못한 돈들이 대동강변과 신의주 및 청진시내에 뿌려졌고, 사태가 심각해지자 일부 지역에서는 상부의 지령에 따라 50만원까지 바꿔주었고, 그래도 초과한도금액은 1,000대 1로 바꿔주기도 했다. 이때 화폐를 많이 가진 자는 별도 관리 처벌한다는 소문이 돌았고, 화폐개혁 결정공문 제423호와 이에 따른 부속문건들이 사(死)문서화 되기 시작했다.
즉, 100대 1로 동그라미 2개를 줄이는 화폐개혁이 월급은 1대 1이고, 은행예금 교환은 10대1이고, 장롱속 화폐 교환은 100대 1이고, 한도초과는 1,000대 1이라는 인류역사에도 없는 해괴한 적용법에다가 舊화폐의 최고액이 5천원이었기 때문에 신권은 50원이 최고권이어야 하는데, 종전과 같이 5천원을 발행ㆍ유포시켰다는 것이고, 이 시간 물가는 화폐이전의 가격으로 되돌아가고 있어 물가만 100배 올렸다고 국경지역주민(장마당 상인)들은 욕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개혁으로
러시아 극동군부와 중국 해방군 소식통 들은
오늘(12월 20일) 오후 5시경 중국 심양(瀋陽)소재 북한이 직영하는 칠보산호텔에 주재하는 무역일꾼이 단동에서 1달러당 신폐 30원(중국 인민폐를 다시 달러로 환산함)에 거래가 있었다면서 잘못하다간 년말안에 50원까지 내려갈 것 같다는 말을 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북한은 7.11조치이전 환율은 1달러당 2.16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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