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갑제씨가 쓴 "고문과 조작의 기술"이라는 책 제목을 학교에서 형사소송법시간에 교수님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박종철고문치사사건이 대학생들에게는 전두환정권의 부도덕성을 상징하는 사건으로 각인이 되어있습니다.
권인숙 성고문사건과 더불어 말이지요.

그런데, 오늘 지박사님의 글(조갑제 관련 글에 대한 일부 수정)을 읽다보니 머리를 망치로 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건 경찰의 문제요 검찰과 판사들의 문제인 것이다. 즉 시대의 산물인 것이다" 

좌파들이 사건이 터질 때마다 정권탓을 할 때는 혀를 차지만, 상아탑에서 좌파성향의 교수들과 운동권이 활자로 심어 놓은 현대사에서 '시대의 산물과 정권의 부도덕성'을 교묘히 혼동시키는 전략에는 홀딱 넘어 가고 말았던 것을 이제서야 알았습니다.

시대의 산물...

정교하지 못한 수사기법과  자백위주의 재판관행과 같은 과거의 유산을 정권의 부도덕성의 근거로 삼아 독재정권이라고 매도하고 그를 타도하려고 한 운동을 민주화라고 부르는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역사적으로 부인할 수 없는 과거의 사실을 현재의 관점으로 보아 부정하고, 현재의 사실은 도달할 수 없는 이상주의적 관점에서 보아  부정하는 상아탑의 교수들과, 소위 운동권 좌파들의 논리가 판을 치는 세상에서 박사님과 같은 고견이 없다면 그들에게 설득당하게 되어 있습니다. 

오늘도 지박사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