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눈물, 장군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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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몽블랑 작성일12-10-15 15:40 조회3,60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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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4성 장군의 눈물이 화제다. 이른바 ‘노크 귀순’의 진상 파악을 위해
1군사령부에서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 사령관이 눈물을 흘렸다 해서
사람들의 입초시에 오르내리고 있는 것이다.
그는 “이런 일이 있어선 안 되는 것을 알고 경계해 왔다. 그런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 3중 철책을 과신했다.” “이 시간에도 혼신을 다해 근무하는 병사들과
부하들에게 미안하다.”며 목이 메어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이에 대해 “전우애 때문에 울었다는 건데 무슨 한심한 행태냐.
마땅히 ‘내 목을 치라’고 해야 했다”고 흥분하는 사람도 있고
“울면서 전쟁할 거냐. 4성 장군 자격이 있느냐”하고 질타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장군도 그렇고 대통령도 그렇고 인간인 이상
누구라도 상황에 따라서는 눈물을 보일 수도 있고 울 수도 있다고 본다.
다만 그들이 직책과 관련된 일로 눈물을 흘릴 때는 일반인과는 명백히
다른 점이 있어야한다고 믿는다.
그들의 눈물은 아무도 거스를 수 없는 단호한 각오와 결의에서 나와야하고
눈물까지 흘린 이상 그의 각오와 결의는 뚜렷한 결과로 나타나야 한다는 것이다.
일시적인 감성이나 분위기에 휘둘려 눈물을 보인다거나 눈물을 흘린 것으로
끝나고 만다면 시정잡배나 다를 바 없고 비웃음거리가 되기 십상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2008년 광우병 파동으로 광화문 일대를 뒤덮은 촛불시위가
계속되자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서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2010년 北이 저지른
천안함 사건으로 우리 해군장병들이 떼죽음을 당하자 장례식에 참석해서
희생된 장병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그 때 대통령의 눈물은 결연한 각오도 의지도 없는 범부(凡夫)의 눈물과
다를 것이 없었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광우병 파동을 선도했던 좌파세력이
더 더욱 극성을 부려도 그만, 연평도에 대한 北의 노골적인 포사격이 장시간
계속되는 것을 보고도 그만이었다.
그래서 이명박 대통령은 국가를 위해 나름대로 적지 않은 일, 역사에 남을 만큼
중요한 일들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박수보다는 손가락질을 받는
신세가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가난하고 국가적 위상이 엉망이었을 때 서독을 방문했던
박정희 대통령도 많이 울었다. 석탄을 파기 위해 땅속을 파고드는 광부들과,
병원에서 시체를 닦는 우리 간호원들의 손을 잡고 울었다. 차 안에서도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자 뤼브케 대통령은 자기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아주며 함께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박정희의 눈물은 고속도로건설, 중화학공업건설, 눈부신 경제성장,
그리고 오늘날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라는 위대한 결과를 낳았다.
그때 박정희가 서독 땅에 뿌린 눈물은 그 때 그 자리에서 그냥 흘린 눈물이
아니었던 것이다. 목숨을 바쳐서 나라를 일으켜 세우겠다는 결의를 다지는
옹골찬 눈물이었고 조국근대화의 의지와 씨앗을 키운 눈물이었던 것이다.
국정감사장에서 흘렸다는 4성 장군의 눈물은 세상 사람들의 비웃음거리로
끝나버릴 수도 있다. 그러나 존경받고 값비싼 의미를 지닌 눈물로 만들어질
수도 있다. 그것은 그가 軍門을 나선 뒤라고 할지라도 앞으로 자기가 하기에
달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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