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일본인들은 2차대전 전 '의식구조'에 사로잡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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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피터 작성일12-08-18 08:06 조회3,69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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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일본인들은 ‘2차대전’ 전(前) ‘의식구조’에 사로잡혀 있는가?
김피터 박사
이 대통령의 ‘일왕 사과’ 발언 이후, 일본인들이 들어내는 태도는, 21세기 ‘자유민주주의’국가에 사는 현대인들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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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의 그 발언은, 무슨 공식 석상에서 성명서로 발표한 것도 아니다. 충북, 청원의 한 교사들의 워크숍에 참석했다가, 어떤 교사의 질문을 받고, 즉흥적으로, ‘일왕이 한국을 방문하려면 독립운동을 하다가 돌아가신분들을 찾아가 사과했으면 좋겠다’는 식으로 발언을 하였다. 이 문맥을 보면, 이것은 일종의 ‘의견’이지 ‘사과하라!’고 요구한 것도 아니다. 더구나 일왕을 비하하거나 모욕하는 어떤 내용도 없다.
그런데 이 소식이 전해지자 일본 열도가 벌집 쑤셔놓은 듯이 난리를 피우고 있다. 우선 가장 냉정하게 사태를 대처해야 할, 정부의 외무상이 ‘이대통령이 그런 발언을 한 것을 이해할수 없다. 유감이다’라고 강도 높게 비난하며, (물론 이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연결해서) 주한 일대사를 소환하는가 하면, ICJ 제소 등, 외교적으로 수위 높은 대응을 천명하고 있다. 각료 2명은 야쓰꾸니 신사 참배를 결행하였다.
주 일본 한국 대사관 앞에는 연일 수많은 시민들이 커다란 일장기를 높이 들고 와서, 반한(反韓)데모를 하고 있다. 시위대중 일부 과격한 우파들은,”천황폐하를 모욕하는 것은 용서할수 없다”, “국교 단절하라’, “미나미 조센징(南朝鮮人) 은 일본에서 물러가라”는 등, 과격 발언도 서슴지 않고 떠들어대고 있다고 한다. 한 대학생도 ‘이대통령의 발언에 화가 난다’고도 했다.
한 정부의 고위 인사는, 이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용납할수 없다. 일본인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고도 했고, 또 다른 우익 인사는 ‘일본의 ‘존엄’을 건드린 행위다’라며, 일인들에게, 천황은 정치에 관여 안하며, ‘국가와 국민을 위해 기도하는 왕’ 이라고도 말했다고 한다. 즉 천황을 ‘사제적 왕’(priest-king)으로, 일종의 건드려서는 안 되는 ‘성역’수준으로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도대체 일본인들은 이 21세기의 시대에, 아직도 2차 대전 이전 시대의 ‘대일본제국, 군국주의’시대의 ‘의식’구조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것인가?
아직도 ‘천황’(天皇)이라는 구시대적 칭호를 쓰며 왕궁 앞에 가면 머리를 숙이는 일본인들은 도대체 어느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인가? 그들이 그렇게 떠받드는 ‘덴노 헤이까’(天皇 陛下)는 더 이상 ‘성역’에 둘려 쌓여있는 ‘신’이 아니다. 일본 천황의 ‘신화’는 1945년 8월 15일, 원폭 세례를 받고, 성급히 항복조인문서에 서명한 후, ‘무조건 항복’을 래디오로 연설한 순간부터 깨져 나갔다. 그리고 ‘성역화’되어 있던 천황의 ‘존엄’한 위치는 맥아더 사령관 앞에서 머리를 숙일 때 여지없이 추락한 것 아닌가?
패전(종전)후, 미국측에서 아무런 연락도 못 받고 있던 일왕은, 당시 일본의 실제적 통치자였던 맥아더 사령관에게 직접 전화하여 ‘찾아가 뵙겠다’고 청하였다. 맥아더는 일왕에게 먼저 ‘나는 신이 아니라’고 발표하라는 요구를 하였다. 일왕은 래디오 방송을 통하여 맥아더의 말에 순응하였다. 맥아더는 자기가 왕궁으로 일왕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일왕에게, 나를 만나기 원하면 미국 대사관으로 오라고 했다.
1945년 9월 26일, 천황이 미국대사관에 도착했을 때, 맥아더 사령관은 현관에 나가지도 않고, 부관을 시켜 영접하도록 했다. 부관을 따라 면접 장소인 방에 들어섰을 때 거기에는 맥아더 사령관이 기다리고 있지 않았다. 오히려 일왕이 기다리는 신세가 된것이다. 맥아더가 방에 들어서자 일왕은 공손히 자리에서 일어나 맥아더의 손을 잡으며 그 손 높이보다 더 깊이 머리를 조아려 절을 하였다. 일왕은 공식 예복을 입고 왔으나 맥아더는 넥타이도 매지 않은 평상의 ‘근무복’차림이었다. 그것은 의도된 맥아더의 일왕 무시 태도였지만, 일왕은 아주 공손하게 맥아더에게 자기의 ‘책임’에 대해 말했다.
현재의 전후 세대, 일본인들은 이런 역사를 알고 있는가? 젊어서인지 혹은 ‘열등감’의 ‘피’가 있어서인지, ‘무언가 착각한’ 오바마 미 대통령이, 일본 왕궁으로 찾아가, 90도 허리 굽혀, 큰절을 하니, 일왕이 다시 엣날의 ‘신격(神格)’인 ‘천황’으로 복귀한줄 아는가?
일왕이, 정치에 관여 안하고, 상징적 수반이라고 해도, 그는 어디까지나 ‘일본국’을 대표하는 ‘국가 수반’이다. 외국 대사가 일본에 처음 오면 일왕에게 신임장을 제정한다. 따라서 36년간 강제 식민지 통치에서 한국민들에게 무한한 고통을 주었던 책임도 국가 수반인 ‘일왕’에게 있는 것이다. 하물며, 그 시대에는 천황이 직접 통치를 하지 않았나? 이런 논리로 볼 때 피해자인 한국의 대통령이 가해자인 일본 국의 수장인 왕에게 한국을 방문하려면, 그 당시 독립운동을 하다가 일본 관헌에게 붙잡혀 고문당하고 죽은 영령들에게 ‘사죄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한 것이 왜 ‘이해될 수 없는, 그리고 용납될 수 없는’ 잘못된 발언이란 말인가?
그러면 1990년 노태우 대통령 앞에서는 일왕은 왜 ‘통석의 념’이라는 애매한 말을 했는가? ‘천황’의 입장에서는 ‘통석의 념’이란 말은 해도 괜찮고, ‘사죄’의 말은 하면 안되는 것인가? 정말 일본이 한일 관계 과거사의 매듭을 풀고 해결할 의지가 있으면, 일왕이 과거 맥아더 사령관 앞에 깊이 머리를 숙인 것처럼, 전 한국민 앞에 머리를 조아려 사과해야 되는 것 아닌가?.
현 시대에도 ‘왕’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들이 있다. 영국이 대표적 나라이다. 그런데 영국은 일본보다 더 오래 ‘왕’제도의 전통과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현재 시대에서 왕을 신성시하거나 ‘존엄’으로 생각지 않는다. 왕을 얼마든지 비판할수도 있고, 또 심지여 ‘왕’제도를 폐지하라는 소리도 있다. 그것이 자유민주주의 시대의 사회 현상이다. 그런데 일본인들은 아직도 ‘왕’제도에 대해서만은 ‘성역’시 하고 있으니 일본이 과연 ‘선진국’대열에 설 자격이 있는 나라인가?
북한이 그들의 ‘통치자’에 대하여, ‘최고 존엄’이란 용어를 쓰고 있고, 통치자를 비판하면 ‘조선 인민들의 자존심’을 건드렸다고 신경질을 부리는데, 일본인들의 천황에 대한 인식이, 이번 사태를 통해서, 저 북한의 ‘통치자’에 대한 태도와 비슷한 ‘후진성’을 나타내고 있음이 여실히 들어나지 않았는가? 일본은 역시 아직 ‘자유 민주주의 선진국가 수준에서 ‘먼 거리’에 있는 나라인가?
또한, 일본인들은 과거 그들의 ‘탈아 입구(脫亞 入歐) 정책에서 보듯이 ‘아시아’를 무시하고, 서구의 선진 강대국에 대한 ‘사대주의’적 태도를 나타내며, 일종의 아시아에 대한 ‘열등의식’을 가지고 있다. 지금 주한 대사관 앞에서 연일 데모를 주도하고 있는, 일본의 대표적 우익단체 ‘간바레 닛본’(일본 힘내라) 의 명칭을 보라. 일본이 지금 ‘내려가고 있다’는 위기감과 ‘열등감’에서, ‘일본, 힘을 내라’고 스스로 독려하고 있다.
그들은 강한 쪽에게는 ‘머리 숙이고, ‘약’해 보이는 쪽을 향해서는 ‘강성’을 보여주려고 한다. 그래서 지금 한국에 대하여는 고강도 강경책을 쓰며 말도 안되는 억지를 부리고 있는 것이다. 한국 정부나 한국 국민들은 이러한 일본의 여러 ‘간계’에 넘어가거나 휩쓸리 지 말고 더욱 의연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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