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2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전북 현대와 세레소 오사카의 8강 2차전에서 일부 전북 팬들이 일본 대지진을 축하한다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내걸어 물의를 빚고 있다. 세레소 오사카측은 시합 이후 아시아축구연맹(AFC)측에 항의서한을 보내는 등 화를 삭이지 못하는 모습이다.
일본의 스포츠지 스포니치는 “경기 도중 전북 현대의 스탠드쪽에 유치한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가 적혀 있어 세레소 오사카측이 항의하는 소동이 발생했다”고 28일 보도했다.
신문이 함께 찍어 올린 사진을 보면 일부 전북의 남성 팬들이 ‘일본의 대지진을 축하한다’는 글이 적힌 플래카드를 스탠드 상단에 걸어놓은 채 경기를 관전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세레소 오사카 측 관계자는 플래카드에 분통을 터뜨렸다. 문제의 플래카드는 전반전 도중 세레소 오사카 측의 반발에 따라 철거됐지만 세레소 오사카측은 시합이 끝난 뒤 이 문제를 AFC에 정식 항의했다.
소식을 접한 일본 네티즌들은 발끈하고 있다.
일본 최대 커뮤니티 ‘2CH(2채널)’ 등에는 “스포츠맨십 실종을 넘어 한국의 국민성에 큰 문제가 있다”거나 “한국과는 더 이상 안된다. 국교를 단절하라”, “미치광이 민족” 식의 독기 어린 글이 수백건 이상 쇄도했다. 한편에서는 “얼마 전 농구경기에서 중국 기자들이 한국 감독에게 무례한 질문을 했다며 화를 내던 한국인들이 오히려 이웃 나라의 아픈 곳을 때렸다”며 “이는 최악 매너로 AFC가 엄중히 처벌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신문은 특히 플래카드 주변에서 경기를 관전하는 관중들의 모습을 감추지 않고 그대로 노출시켜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일반 관중석 사진의 경우 관중들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줄 수 있지만 이처럼 물의를 빚은 플래카드를 고발하는 사진을 보도하면서 주변 관중들의 얼굴을 그대로 노출시킨 것은 특정인의 인격을 훼손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전북은 4골을 집어 넣은 이동국의 활약에 힘입어 세레소 오사카를 6대 1로 눌렀다. 원정 1차전에서 3대 4로 패했던 전북은 1, 2차전 합계 9대 5로 앞서 준결승전에 올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