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保守)는 보수(寶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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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재학 작성일11-02-17 06:59 조회5,85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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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保守)는 보수(寶守)다
-보수(保守)는 나라의 보물을 지키는 보수(寶守)다-
때로는 어른들과의 대화가 참으로 유익할 때가 있다. 그러나 젊을 때는 고리타분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주말이면 고향에 내려가서 집안 어른들을 뵈면, 전통을 지키며 사시는 것을 보면서 의아하게 생각할 때가 많았다.
“왜 저렇게 불편하게 사실까?”
제주(祭酒)로 쓸 술도 사서 쓰지 않고 반드시 빚어서 제상(祭床)에 올리는 것이랄지, 간편한 개량한복을 입지 않고 전통한복을 입으며 대님을 매는 모습에서 필자(筆者)는 항상 범접치 못할 거리감을 느끼곤 하였다.
당연히 생각도 전통의 차원을 벗어나지 않은 채, ‘우리 것이 제일이여.’라는 신토불이(身土不二)식 낡은 시각일 뿐이었다고 생각하였다. 어느 한 곳 현대화된 글로벌식 사고는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언제나 어른들과는 생각과 생활에서 일정한 거리를 둔 소원한 관계를 유지하곤 하였다.
그러다가 어머님이 돌아가시고 나서야 어머님의 모든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깨달았다. 어머님 사후(死後) 우리집은 술 빚는 방법을 잊고 말았다. 당연히 세시(歲時)에 맞춰 지내는 행사도 모르게 되고 말았다. 집안 대대로 이어오던 전통이 사라지고, 대신 삭막한 현대의 삶이 자리하게 되었다.
그때서야 나는 어머님의 모든 것이 소중한 보물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보물을 되찾기 위해 어머님의 흔적을 따라가 술도 빚고 세시풍속도 겨우 흉내에 불과할 테지만 재현(再現)해내었다.
‘그렇구나. 어머니는 전통과 가족이라는 보물을 지키는 보수(寶守)였구나.’
언젠가부터 김대중과 노무현을 따르는 무리들이 우리를 보수골통이라고 멸시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때마다 씁쓰레한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지만, 어른들을 모두 몰아서 멸시하는 것은 참을 수가 없었다.
“그래, 빨갱이 생각을 가져야만 진보더냐?”며 맞상대도 해보았지만,
우리처럼 흘러간 기성세대는 젊은이들에게는 옛날 내가 아버지에게 그리했던 것처럼 거리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우리는 ‘국토와 국기(國旗)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수호해야한다’고 소리 높여 외쳤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보수골통들이 하는 소리로 매도될 뿐이었다. 그러다가 참으로 행복하게도 요즘 대학생들이 우리들 아버지 세대의 고민과 노고를 이해한다는 말을 들었다.
페이스북에서 이(李) 아무개라는 대학생은
“대한민국을 지키고자 하는 이 모든 노고를 아버지 대(代), 어른들께 맡길 수만은 없습니다.”고 하였다.
필자(筆者)는 그 댓글을 보고 그만 감격하고 말았다.
내가 어머니가 지키셨던 문화의 보물을 재현했듯이, 우리의 젊은이들도 보물 같은 대한민국의 문화와 전통과 정체성을 지키고 재현(再現)시키고자 나선 것이었다. 나는 그걸 알고서야 비로소 고개를 들고 하늘을 보았다.
“그래, 우리는 보물을 지키던 사람들이었어. 우리가 지금까지 대한민국을 지키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대한민국의 모든 소중한 보물들을 잃고 말았을 거야.”
어제는 전여옥 의원을 뵙고 나서, 지인(知人)과 더불어 기분 좋은 술을 한잔 마셨다. 우리는 대화 중에 이런 말을 나누었다.
“최형, 우리 보수는 대한민국의 보물을 지키는 보수(寶守)입니다.”
마산 사는 최형도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아무렴요, 우리는 자식을 길러서 대한민국의 보물로 만드는 보수(寶守) 세력이지요.”
정재학
(IPF국제언론인포럼 편집위원, 시인정신작가회 회장, 데일리안 편집위원, 인사이드 월드 논설위원, 전남자유교조 고문, 자유지성300인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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