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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분노와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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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풍자 작성일11-01-25 11:56 조회6,82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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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을 통해 대통령이 화가 났다는 말을 전해 듣는 국민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직접 옆에서 보지 않고는 그 분노의 정도를 가늠하기 어렵지만,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크게 터졌구나하는 짐작이 간다. 대통령의 憤怒는 좀처럼 목격하기 힘들지만, 대통령의 눈물은 여러 차례 보았던 국민들이다.

  어느 장관이 직원들에게 큰 소리를 쳤다든지, 어떤 국회의원이 고함을 질렀다느니 하는 일들은 종종 보고 듣는다. 인사 청문회장에서는 高官大爵들의 高聲과 삿대질이 고스란히 중계 방송된다. 때로는 참회의 눈물, 가끔은 억울함을 호소하는 눈물이 모니터를 통해 전국으로 생생하게 전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대통령의 분노는 좀처럼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대통령이 震怒했다든지, 激怒했다는 보도가 흘러나올 때는 사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反證하기도 한다. 청와대 참모들은 의도적으로, 때로는 실수로 ‘대통령의 분노’를 언론에 흘리기도 하지만, 소식를 접한 대다수 국민들은 半信半疑한다.

  그 분노의 정도가 단순한 표정 변화인지, 큰 소리인지, 높은 억양인지는 대변인의 입을 통해서만 전해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 눈으로 직접 보고들은 것이 아니니, 그저 믿을 도리밖에 없다. 전달 과정이 그렇다보니 중간에 ‘마사지’를 받을 수도 있고, 듣는 이에 따라 그 强度가 달라질 수도 있다.

  얼마 전 여당 대표의 反旗에 ‘대통령이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는 보도와 청와대 내부 사정이 유출된 것에 대해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뉴스가 이어졌다. 이를 두고 보수 진영에서는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때는 분노하지 않고 집안 일로 격노하는 대통령’이라고 공격하기도 했다. 天人共怒할 일에 분노하지 않은 것을 적절히 지적한 셈이다.

  국민들의 눈물을 닦아줘야 할 대통령이 눈물 흘리는 모습도 그리 탐탁지 않지만, 대통령이 화내는 모습은 더욱 떠올리기 싫은 광경이다. 스스로 화를 다스리는 자제력도 중요하지만, 그 화를 남에게 전하는 일도 삼가해야할 일이다. ‘불천노 불이과(不遷怒 不二過)’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때로는 ‘대통령의 눈물’도 필요하지만, ‘대통령의 분노’야말로 마음속 깊이 간직했다 국민들의 분노를 대신해줄 때 가장 빛나는 법이다. 그 옛날 ‘임금님의 震怒’는 백성들을 두려움에 떨게 했지만, 오늘날 ‘대통령의 분노’는 국민들로 하여금 쓴웃음을 짓게 만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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