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서해 천안함 침몰 사고때다.
사건이 터지마 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난무하던 숱한 말들..........
우리 주위에 언제부터 군사전문가들이 그리도 많았는지 그저 놀랍다.

흔히들 말이 말 같지 않음을 가리켜 설레발이라고 한다.
형제와 자식과 남편을 잃고 애통하는 유족들의 생가슴이야 미어지건 말건
그저 맘 내키는 대로 휘갈기고 보는 야박스런 행태가
언론과 기자와 학자들에 의해 알 권리라는 명분으로 반복되고 있음을 본다.

그 무렵 충청도 어느 지자체에서 일어난 일이다.
驛에 패키지 관광열차가 들어오면 군청 퇴직 공무원들로 결성된 악단의 환영 연주를 시작으로
군수를 비롯한 군청 공무원들이 관광객들에게 차도 대접하고
특산물 장터도 개설하고 자기 고장의 명승지 안내를 수년째 하고 있다.
가뜩이나 흥이 많은 우리 민족인지라 밴드에 맞춰 즉석 노래자랑도 볼거리인데
천안함 사고가 난 다음날에도 관광열차가 도착했다.

늘 해왔던 것처럼 관광객들과 함께 해당 지자체장이“잘 살거야”를 불렀던가 보다,
이튿날 군 홈페이지를 보니 한마디로 난리가 아니다.
- 그날 열차로 관광을 갔던 사람입니다........를 서두로
사리분별을 못하는 공무원이라느니, 당장 군수직을 그만두라느니 이해가 안 간다느니
시기가 선거철인지라 어느 정도는 짐작되는 냄새를 감지했지만서도
눈에 익숙한 인터넷상의 용어들이 식상하게 나열되어 있었다.

건수만 생겼다 싶으면 말만 앞세우는 더러운 풍토를 보다 못해 나도 한마디를 썼다.
- 그런 시국에 댁들은 관광을 다니셨습니까?
비난성 댓글이 게시되지 않는걸 보니 미처 간과했던 부분이 있었던가 보다.

남의 말을 하는 건 분명 재미난 일중의 하나다.
그것도 지극히 주관적인 견해까지를 섞어서 그럴 듯하게 말이다.
하지만 오죽이나 못나고 할 일이 없으면 천금 같은 귀한 시간을 남의말로 채울까?
어느 날
되짚어볼 때 기억하기조차 부끄러운 자화상임을 자각하기나 할런지 모르겠다.
세치 혀끝에 매달린 부끄러움을 말이다.

철학과 행동은 없고 주접만으로 연명하는 불쌍한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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