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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산 자의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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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東素河 작성일10-11-01 14:23 조회6,201회 댓글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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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산 자의 증언(황야의 은화 일불 편)


우리 부대에 월남 차출이 1명 할당되었는데 지원자가 없단다. 아무도 나서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김병장 자신이 가야한다며 휴가 중인 나를 찾아 진주까지 왔다. “이병장, 혹시 월남 갈 생각 없나?" 하면서 김병장은 자기가 갈 수 없는 모든 사정을 나에게 얘기했다.


"김병장님, 제가 가겠습니다. 오늘 같이 부대로 가시지요." 나는 어머니 앞에 섰다. "엄마, 부대에 급한 일이 생겨 지금 부대로 복귀해야 돼" 하고는 집을 나섰다. 그 후 오음리에서 정해진 훈련을 끝내고 베트남전선으로 출발하기 위해 부산항에 도착했다.


당시 서부영화 몽고메리 주연의<황야의 은화 일불>에 동전이 형제의 생명을 살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나도 100원짜리 동전을 수십 개 바꿔 모든 주머니에 몇 개씩 담아 바렛호(배 이름)에 승선하여 다시 돌아올지도 모르는 부산항을 뒤로하며 베트남으로 떠났다.


전우들은 처음 타는 배라 배 멀미에 견디다 못해 갑판 위에서 주로 생활하게 되었고, 그 와중에 토하며 아예 식사를 하지 못하는 전우도 수두룩하였다. 간혹 멀리 날치기 떼의 환상적인 은백색 집단 비상을 바라보며 서로의 마음을 달래주듯 박수를 치며 탄성을 질러댔다.


사나흘 후 배는 다낭 항에 정박했다. 해가 져 어두워지면서 여기저기 우리를 환영(?)하는 적의 총소리가 들린다. 밤새 배 주위는 소란했고, 병사들이 분주하게 왔다 갔다 한다. 전쟁이란 단어의 현실감을 느끼자, 온 몸에 공포와 긴장감이 확 밀쳐온다.


며칠 후 배는 최종 목적지 나트랑에 도착했다. 배에서 내린 우리는 트럭으로 장갑차의 호위를 받으며 투이호아로 향했다. 길가 야자나무 아래엔 아오자이를 입고 앉아 소피보는 베트남 여인들, 개울에는 아랫도리 홀랑 벗고 투망으로 고기 잡는 남정네들 그 모습은 우리의 시골 마을과 너무나 비슷했다.


그 평화롭게만 보였던 남베트남이 북베트남보다 우수한 무기, 훨씬 앞선 경제력과 세계 최강 미국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도 왜 패망했는가? 전부는 아니지만 그 이유를 들어 설명해 보고자한다.


정치 : 부패한 정치는 국가 멸망의 지름길이다. 티우(대통령)이하 모든 관리의 부정부패와 사치 그리고 향락은 하늘을 찌르고도 남았다. 지금 우리 대한민국 정치인과 관리들의 부정부패는 패망당시 베트남 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까지 와 있다. 현직에 근무하고 있는 본인들이나 가족 되는 분은 내 말을 충분히 이해할 것이다. 문제는 당사자들의 역사의식 부족과 현실감의 결여로 심각성을 모르고  있다는 것이 제일 큰 문제다.


사상 : 이데올로기는 종언되었다고들 한다. 냉전체제가 무너진 지도 벌써 20년이 지났다. 지금 우리 사회는 용어만 좌파와 우파로 변했지 오히려 냉전시대보다 더 심각한 대립을 하고 있다. 특히나 북쪽을 추종하는 자들의 끈질기고 광폭한 행위에 현정치인들이 일신의 안일을 위해 누구랄 것 없이 모두 그들 편에 서 있다. 냉전시대 때 이 나라를 전복시킬 목적으로 빨갱이 사상을 가지고 혼란과 폭동을 종용했던 반역자들을 모두 민주투사로 변모시켜 엄청난 위자료와 연금을 지급하고 있는 이 나라. 진정 국가를 위해 목숨을 내놓았고 묵묵히 오늘의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봉사한 애국자는 이단으로 괄시와 멸시를 받고 있는 기이한 현상을 보이는 대한민국이다. 크게 좌우의 대립으로 나라는 미증유의 혼란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고 소수의 과격파 좌익들이 국정을 농단하고 있으니 이 나라의 미래가 어찌 걱정되지 않으리오.


종교 : 마르크스의 자본론에 의하면 공산사회는 정신세계를 부정하니 당연히 종교를 인정하지 않는다. 물론 종교인들이 자기들이 믿는 신앙의 대상을 북한주민에게 전도하기 위해서라면 누가 뭐라 하겠는가? 신앙인이란 자들이 오히려 신앙적인 양심을 버리고 거짓과 허위의 마음과 행동으로 나라를 어지럽게 만들고 있으니 이 또한 무슨 해괴망측한 일인가.

 

나는 당시 일그러진 얼굴로 내민 베트남에 대한 허탈감에 ‘그래, 이 나라는 망할 수밖에 없는 숙명을 타고난 거야’ 순간 나도 모르게 슬그머니 주머니 속의 <황야의 은화 일불>을 말없이 도로 위에 하나, 둘 내려놓고 있었다. 나의 황야의 은화 일불은 내 생명을 구한 게 아니라, 이름 모를 베트남의 한 도로 위에 낙엽 되어 떨어지는 은화 일불이 된 것이다.


오늘의 대한민국을 바라보면서 내가 처음 파병되었을 때 베트남과 너무나 흡사한 점이 많아 그냥 넘어갈 수 없어 이글을 쓴다. 국민들이여 이념을 떠나 순수한 인간으로 돌아가 우리의 현실을 냉철하게 한번 분석해 봅시다. 나는 그때 백원짜리 동전을 버리면서 ‘나에게도 진정 황야의 은화 일불을 필요로 할 때가 있을까?’ 하는 의문을 자신에게 남겼었는데....


지금이 바로 그때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40여년전 베트남 사람들이 자신의 모습을 바로 바라보지 못했듯이, 지금 우리도 우리의 자화상이 일그러져 있음을 깨닫지 못하고 있으니 어찌 서글프지 않겠는가? 그때와 지금은 모든 여건이 다른데 어찌 같을 수 있겠는가?하고 반문하지 마시라. 수천년의 역사를 훑어보면 모든 국가(민족)의 흥망성쇠는 똑 같은 길(과정)을 되풀이하고 있었으니까. 

  
글쓴이 : 東素河

댓글목록

주먹한방님의 댓글

주먹한방 작성일

정신 차려야 합니다!!
지금의 우리 모습, 6,70년대 월남 사람들 모습과 흡사합니다!!
안 봐도 뻔하죠. 동소하님도 느끼셨겠지만...
월남의 국민학생들까지 담배를 피고 다닐 정도로 정신 상태가 썩은 사회였습니다!!!

동탄님의 댓글

동탄 작성일

지금의 우리가 그때의 월남과 엄청 다른점이 있읍니다.
그때의 호지명등 월맹의 지도자들과 김정일 부자의 북한과는 엄청 다르다는 점입니다.
만약, 김일성 박헌영이 호지명만큼 국민의 지지를 받을 만큼 청렴하고, 훌륭한 지도자 였다면 우리는 벌써 공산치하로 바뀌어 살고 있을 것입니다.
만약, 김정일 및 그 부자가 가령 월맹의 호지명이후의 지도자들처럼 나름대로 존경을 받을 만한 사람들이었다면 역시 우리는 견디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월맹은 프랑스의 오랜 식민지 지배를 받아 왔읍니다.
이승만, 박정희이후의 한국의 역사는 월남의 역사와는 많이 다릅니다.

東素河님의 댓글

東素河 댓글의 댓글 작성일

동탄님 말씀이 맞습니다.
지금 본인이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은 월남 뿐만 아니라 모든 국가의 패망원인은 거의 유사하다는 것인데 현재 우리의 국내 사정은(여건) 월남패망 직전과 유사하다는 겁니다. 한 국가가 멸망할 수 있는 모든 여건을 대한민국 내부에 꽉 차 있다는 겁니다. 특히나 월남의 패망 원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남베트남내 공산주의자의 적극적인 활동이였지요.

이승만정권 때는 공산화 될 수 있는 사건이 있었으나 연합군의 도움으로 일단 정지 되었고, 그 다음 박정희정권의 청렴, 산업화 그리고 강력한 중앙집권정치로 전자(청렴과 산업화)는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 냈으며 후자(정치)는 국내 공산주의자의 준동을 차단시켰기 때문에 한 국가로서의 위상을 유지하며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 입니다. 그런데 지금이 박정희 시대와 같나요? 아니라는 것을 동탄님은 모르시나요?

panama님의 댓글

panama 작성일

좋은 글입니다. 패망의 정글 속에 쳐박혀 봐야 압니다. 고대-중세-현대-미래 -모두가 정신 나간 놈 몇놈  때문에 정글속에 기들어가게 되어 있습니다. 숨통이 끊어지면 그걸 모릅니다. 정신이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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