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든 대통령이든 쪽팔리는게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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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몽블랑 작성일16-01-27 10:15 조회2,01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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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선진화법? 급한 불부터 끄고 봐야 한다-
노동법 개정안과 경제관련 법안 등 경제활성화를 위한 법안들이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정의화
국회의장은 국회선진화법을 이유로 쟁점 법안을 본회의에 직권 상정
할 수없다고 버티고 있어서 시급한 국정과제들이 국회에 묶여있다.
이런 심각한 상황 속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국회선진화법 입법
과정과 관련해 당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던 박근혜 대통령을
물고 들어가는 듯한 발언을 해서 그의 태도가 옳으니 그르니 하는
논란이 되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26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중장기 경제 어젠다
추진전략회의'에 참석해 "왜 그런 망국법인 국회선진화법이 국회에서
통과됐느냐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다"."그 당시 당내의 많은 의원
들이 반대를 했는데 권력자가 찬성으로 돌자 반대하던 의원들이 전부
찬성으로 돌아버렸다"
"이러한 (권력자의 뜻에 휘둘리는) 잘못을 종료시키려고 공천권에
발목이 잡혀있는 국회의원들에게 정치적 철학과 소신을 굽히지 말라는
뜻에서 100% 상향식 공천을 제가 지금 온갖 모욕과 수모를 견뎌가면서
완성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김무성의 발언은 사실 관계만 놓고 볼 때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여당인 새누리당의 당대표의 입장에서, 하루가 급하고 중요한
법안을 처리해야 할 짐을 지고 있는 위치에서 한 이야기로서는 매우
적절치 못했다.
더구나 지금과 같은 정국 상황에서 대통령을 슬며시 물고 들어가면서
상향식 공천제에 대해 생색을 내려는 듯한 태도는 옳지 못한 처신
이었다고 본다. 이런 태도는 집에 불이 났는데 달려들어 불을 끌
생각은 않고 한가하게 불이 난 원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처럼
상황인식을 못하는 사람 같아 보인다.
"당내 많은 의원들이 반대를 했는데 권력자가 찬성으로 돌자 반대하던
의원들이 전부 찬성으로 돌아버렸다"고? 힘 있는 사람의 눈치보고
비위 맞추는 장기(長技)가 뛰어난 사람들이 국회의원을 하고 그게
한국 정치인들의 수준이고 속성이라는 사실을 몰랐단 말인가? 그렇게
한심한 사람들이 유독 많이 모여 있는 곳이 오늘날의 국회라며
제 얼굴에 침뱉는 얘기일 뿐이다.
뭐? 권력자의 뜻에 휘둘리는 "그와 같은 잘못을 종료시키려고 공천권에
발목이 잡혀있는 국회의원들에게 정치적 철학과 소신을 굽히지 말라는
뜻에서 온갖 모욕과 수모를 견뎌가면서 100% 상향식 공천을 완성했다"
고? 불난 집에서 불 끌 생각은 않고 결국 자기 자랑, 자기 PR을 위해
쓸 데 없는 얘기를 했다는 것밖에 더 되는가?
또 상향식 공천을 한다고 해서 정치적인 소신과 철학이 있는 사람이
선택되리라는 보장도 없으려니와 그런 사람들은 실력자의 눈치 안보고
비위 안맞춘다는 근거가 있는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김 대표는 아직도
한국인과 한국사회 풍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너무 순진한
사람이다.
각 지역의 당원과 주민이 후보자를 선출하는 상향식 공천을 한다고
해서 아무 탈 없이 뜻대로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도 큰 오산이다.
휴대전화 위장 등록을 통한 여론조작과 결탁, 매수, 중상모략, 고소고발
등 현장에서 빚어질 부작용과 난맥상으로 후유증이 얼마나 많을까
생각해 봤는가?
소위 국회선진화법이라는 것이 어떤 상황에서 왜 만들어진 것이었던가?
18대 국회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국회 폭력사태는 조폭들의 무자비한
영역다툼과 이권다툼, 흉기를 휘두르는 패싸움을 능가할 정도였다.
일반인이 보기에도 부끄러웠고 대외적으로 국격을 추락시켰다.
국회의원이라는 사람들 가운데 해머로 회의장 문짝을 때려부수는 자,
남의 탁자 위에서 공중부양을 해 유리판을 박살내는 자, 국회본회의장
단상에 체루탄 가스를 뿌리는 자, 쌍 욕지거리에 멱살잡이, 따귀때리기,
엎어놓고 타고 앉기, 등 국회의사당이 툭하면 격투기장처럼 변했던
일들이 눈에 선하다.
이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과 지탄의 소리가 들끓자 오죽했으면 국회에서
폭력을 추방하자며 여야 합의로 만든 것이 국회 선진화법이 아니었던가?
말이 좋아 국회 선진화법이었지 그 당시 매스컴에서는 '몸싸움 방지법'
이라고 썼을 정도였다.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쟁점법안은 국회의장의 본회의 직권상정
요건을 강화해 재적의원 3/5 이상이 동의해야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이는 1명이라도 더 많은 쪽의 의견에 따르도록 하는 민주주의의 다수결
원칙에 위배되는 독소조항이었지만 다수당의 일방적인 국회운영과
어떻게 해서든지 국회 폭력을 막자는 순진한 발상에서 여야합의로
도입한 것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많은 사람들이 우려했던 대로 그것이 문제였다. 제도를
만든 사람들의 순수하고 순진한 생각으로는 여야가 합의를 최대한
이끌어내서 국정을 원활하게 운영 하자는데 목적을 두고 만들었지만
결과적으로 국정의 마비를 초래하는 위대한 어리석음을 저지른
것이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바로 그 점을 적극적으로 악용해서 사사건건
물고 늘어지고 있기 때문에 국회를 거치도록 돼 있는 정부의 주요
법안과 외국과의 외교통상 교섭안에 대한 비준동의안 처리 등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나라가 나라가 아닐 정도로 국정이 마비돼
버린 것이다.
보다 나은 국회를 위해 만든 국회선진화법은 이처럼 야당이 반대하면
아무 것도 할 수없는 법, 정부여당의 발목을 잡고 국정을 훼방하는
악법중에 악법인 국가후진화법이 돼 버린 것이다.
19대 국회가 국민들에게 식물국회, 불임국회, 무능국회, 국민의 혈세만
빨아먹는 집단으로 낙인 찍힌 것도 이 법과 법의 악용이 빚은 결과이다.
한국의 국회의원 수준이 일반인의 상식 수준과는 거리가 멀었고 그런
사람들을 뽑아주는 국민의 수준도 아직 멀었던 것이다. 국회법 개정은
결과적으로 자기가 쏜 화살에 자기가 맞는 꼴이 됐던 것이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국정의 정상화를 위해, 국회의원 자신들을 위해서,
국가후진촉진법이 돼 버린 국회선진화법은 폐지시키거나 발전적으로
고치지 않으면 안 된다.
지금에 와서 과거의 잘잘못을 따질 겨를도 없다. 그렇게 한가하지 않다.
이 순간에 해야할 일은 여야를 가릴 것 없이 모두가 힘을 모아 한 시
바삐 잘못을 고치려고 나서는 일이지 누구 탓과 원망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가 아니다.
집안에 불이 나면 모두 나서서 불부터 꺼야하듯이 누구의 잘못이냐,
성냥불 때문이냐 난로 과열 때문이냐를 따지고 있을 때가 아니다.
여야를 가릴 것없이 국회의원들이 앞장서야한다. 대통령도 나서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 당시의 부득이했던 상황과 법안에 찬성했던 입장을
국민에게 솔직하게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그래야
잘못된 법을 개정하는 계기를 만들고 문제의 실마리를 푸는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상황의 중대성으로 봐서도 그렇고,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측면에서
볼 때 국회든 대통령이든 지금 당장 쪽팔리는게 문제가 아니다.
급한 불부터 끄고 봐야한다. 따지고 캐는 것은 그 다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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