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택배회사 물류창고인지, 쓰레기 하치장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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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몽블랑 작성일15-09-25 02:27 조회2,41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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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를 그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도 부끄럽지 않은가?-
어제 저녁 마을 사람들이 모여 함께 저녁 식사를 마치고 어느 종편방송
뉴스를 보다가 있었던 일이다. 국회에 관한 소식을 전하는 데 사람들의
눈과 귀를 의심케 할 정도로 어처구니없고 상식밖에 일이 보도되는
것이었다.
하나는 추석을 앞두고 국회에 밀려드는 추석 선물이 처치하기 곤란할
정도로 많다는 뉴스였고, 또 하나는 국정감사 때 국회의원들이 피감사
기관에 요구해서 만든 산더미 같은 자료들이 읽어보지도 않고
쓰레기장으로 직행하고 있다는 뉴스였다. 그 뉴스를 보며 사람들이
모두 개탄을 금치 못했고 몇몇은 한 동안 분노와 흥분을 토로했다.
이 나라 의회제도가 잘못됐는지, 제도 운영을 잘 못해서 그런지,
국회의원들 대부분이 썩고 국민들이 어리석어서 이 지경이 됐는지
모르지만, 도대체 이럴 수가 있는가, 이러니 나라꼴이 잡히겠는가...
하는 개탄의 소리들이었다.
지난 3월 부정부패를 막고 공직사회의 기강을 확립시키기 위해
'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 금지에 관한 법안', 일명 「김영란법」을
제정해 100만원 이상의 금품을 받을 경우 직무 관련성과 관계없이
처벌토록 한 곳이 국회였다.
국회로 넘겨진 김영란 법은 이 핑계 저 핑계로 2년 6개월 동안이나
시간을 끌기는 했지만 어찌됐든 그 법안을 통과시킨 것은 지금의
국회의원들이었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현장이 보도 되는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뉴스 화면을 보면 국회의원 회관은 홍삼, 와인, 고기, 버섯, 굴비 등
각종 추석 선물들이 쌓여있었고, 국회 1층 로비는 300여개의 선물상자가
발 딛을 곳이 없을 정도로 쌓여있었다. 의원실 관계자들은 손수레까지
동원해서 분주히 선물을 실어 나르는 모습이 저게 국회의사당인지
부패의사당인지 가늠이 가지 않았다.
마치 대목을 맞아 부산하게 움직이는 택배회사 물류창고 처럼 돼 버린
국회의사당을 보며 한 낱 시민으로서도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김영란 법까지 제정하신 의원님들이 뉴스를
봤다면 어떤 생각했을까 궁금하다.
밀어닥치는 선물을 바라보며 흐믓 했을까?, 역시 국회의원은 해 먹을
만 하다는 것을 재삼 확인했을까?, 잠시라도 부끄러움을 느끼신 분이
계실까?, 선물은 김영란 법통과를 반대했던 의원 4명과 기권했던 17명만
받고, 법통과에 찬성했던 226명은 안 받았을까?, 아니면 이 법이 시행될
내년 10월 이전까지는 그냥 받기로 한 것인가?
날이 갈수록 팍팍해 지는 세상에 풍성하게 쏟아져 들어가는 선물을 보며
아직도 남아있는 미풍양속에 찬사를 보내야 할지, 모두들 불황이라고
우울해하는 사람이 많은데 국회의원 나리들이라도 불황을 모르시는 것
같아서 다행으로 여겨야 할지...
선물더미가 문제가 아니다. 그 보다 더 기막힌 일이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해마다 국정감사 때만 되면 각 상임위원회에 소속된 국회의원
들은 제 각각 피감사 기관에 별의별 자료들을 산더미같이 요구한다.
가령 상임위원이 25명인 위원회의 경우 25명이 각기 요구하는 자료들을
합치면 엄청난 분량이다.
그러면 피감사 기관에서는 직원들이 며칠씩 밤을 새며 국회보고 자료를
만들어 자료를 요구한 의원에게 보내지만 의원들의 대부분은 보고자료를
읽어보지도 않고 버리기 때문에 애써 만든 자료들은 바로 국회 옆
쓰레기 하치장으로 직행한다는 것이다.
먹을 것을 사다가 잔뜩 냉장고에 채워 넣고도 썩혀버리는 게으른 주부를
보고 이거 냉장고에 넣었다가 버릴거냐, 그냥 버릴거냐고 묻는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듯이 읽어보지도 않고 쓰레기장으로 보낼 것이라면
왜 아까운 자원인 종이와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게 하며 피감사 기관
직원들을 괴롭히는지 그 심보를 알 수 없다.
국정감사 때 책상 위에 산더미같이 서류를 쌓아놓고 앉아있는 국회의원
들을 보며 저 분들은 무슨 재주로 저 많은 자료들을 읽고 핵심을
파악해 감사를 하는지 오랫동안 궁금하던 차에 대부분의 자료는
읽어보지도 않고 쓰레기 처리장으로 보낸다는 뉴스를 보며 그러면
그렇겠지 하고 알게 된 것이 수확이라고 할까?
하기야 그들도 사람인 이상 그 많은 자료들을 읽을 수도 없으려니와
처음부터 자세히 읽고 문제점을 파악할 의도도 없었으리라.
어마어마한 자료를 요구해 피감사 기관에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고
국감장 책상위에 산더미처럼 자료를 쌓아놓은 것으로 시각효과와
사진효과만 얻었으면 그걸로 됐다고 생각하는 정치건달들이
태반(太半)일 테니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국회가 택배회사 물류창고도 아니고 쓰레기
처리장도 아닌데 국회의원 나리들이 앞장서서 국회의사당을
부패의사당처럼 만들거나 택배회사 물류창고처럼 만들어서야 되겠오?
신성한 국회를 쓰레기 하치장이나 쓰레기 소각장처럼 만들어 놓고도
부끄럽지 않소? 저런 양반들을 선량이라고 뽑고 선물 갖다 바치고
설설 기는 민도(民度)도 부끄럽기 짝이 없는 노릇이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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