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이 그놈 모두들 함량미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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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몽블랑 작성일15-09-15 16:42 조회2,11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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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애들은 병정놀이도 그렇게는 안 한다-
우리나라에서 국회의원이라면 대단하다. 이 지구상 어느 나라에도
그 만큼 대단한 특권을 누리며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나 함부로 굴어도
그만이고 아무 일 안 해도 말하는 사람 하나 없는 직업은 없으리라.
심심풀이 하듯이 슬슬 왔다 갔다 하거나 싫으면 국회에 안 나가도 그만,
되는 소리, 안 되는 소리 아무렇게나 지껄여도 그만, 그래도 1년에
6억원 이상 씩 국민 혈세로 봉급주지, 각종 수당주지, 비서 보좌관
사무실주지, 가는데 마다 특별대우 해주지...
그렇기 때문에 국회의원을 하기 위해서라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별짓 다 하며 날뛰는 사람들이 수두룩한 모양이다. 나라를 위해
국민을 위해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어쩌구 저쩌구 하는 것은
대부분 속이 들여다 보이는 거짓말이고 뒤집어 보면 이권(利權)
아니면 표를 의식해서 하는 경우들이 대부분이다.
눈꼴시고 사람 같지 않게 구는 국회의원 나리들의 무용담(?)은 널려
있지만 특히 국회의 국정감사 때가 되면 그들의 기발하고 자랑스러운
언동과 행태가 매일 방송 신문을 장식한다. 어떤 때는 걸리버 여행기에
나오는 소인국 릴리파트 이야기를 읽고 있는 것 이상으로 재미있다.
어찌 모두 그렇게들 소인배(小人輩)들이고 좀팽이들인지 한심하다.
14일 국정감사에서 있었던 얘기다. 안전행정위원회 소속인 새정치민주
연합 유대운 의원은 구파발 검문소에서 있었던 총기사고에 대해 따지는
가운데 의도적으로 13만 경찰관의 총수인 경찰청장을 모욕하려 한
것이 아니냐하는 비난을 받을 정도의 무리한 요구를 해서 한 때
소란을 빚었다.
그는 강신명 경찰청장에게 "모형 권총을 사용 매뉴얼에 따라 조준부터
격발까지 해보라" "주머니에 총을 넣었다가 꺼내서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고 결박하는 것을 순서대로 해보라"고 요구했다. 그것도 경찰청
간부들과 취재기자들까지 지켜보고 있는 공개적인 자리에서 유치원
아이들조차 안 가지려는 조잡한 플라스틱 모형 총으로.
그러자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은 "경찰청장에게 그렇게 하는 경우가 어디
있나" "그렇게 하는 거 아니야, 청장이" "국정감사가 이런 식이면
안된다"고 소리지르며 퇴장했고 새누리당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같은 당인 새민련의 문희상 의원도 "그런 식의 시연을 하게 한다는 것은
너무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할 정도였다.
한심한 것은 '경찰청장이라는 사람은 머뭇거리며 일어서더니 장난감
권총을 들고 시키는 대로 하는 꼴이란...? '저런 사람들이 무슨
국회의원이며 국민의 안녕질서를 책임지고 있는 경찰 총수라는
것인지...그놈이 그놈, 모두 소인국 릴리파트의 난쟁이들이
노는 것같아 보인다.
경찰 총수쯤 됐으면 의연하고 믿음직스러운 면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의원님께서 걱정하시는 뜻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제가 이 자리에서
장난감 총으로 그렇게까지 하는 것은 경찰 조직을 위해서도 하지
않는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양해해주십시오"했더라면 어땠을까?
옷을 벗는 한이 있더라도 경찰 전체와 국민의 신뢰를 생각해서라도
'안 되는 것은 안 된다. 옳지 않은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꿋꿋함과 듬직함도 없단 말인가?
국회의원 유대운과 경찰청장 강신명, 이들은 공교롭게 몇 달 전에도
간접적으로 얽혀서 시중에 화제를 뿌렸던 사람들이다. 유대운 의원은
지난 5월 어느날 밤 12시가 넘은 시간에 술에 취해 자신의 지역구 관내
경찰지구대에 들어가 바바리맨을 찾으라고 직접 수사를 지휘한
일이 있어서 물의를 빚은 일이 있다.
지역구민의 딸이 귀가하는 길에 바바리맨을 만났으니 빨리 찾으라는
것이었다. 그 일로 성북 경찰서장에게도 전화를 거는가하면 바바리맨이
나타났던 지역주변에 있는 CCTV와 근처에 주차돼 있던 자동차의
블랙박스까지 모두 수사해서 그 결과를 보고하라고 난리를 치는 바람에
강신명 경찰청장에게까지 보고가 됐던 일이다.
술에 취한 국회의원이 경찰 지구대에서 수사지휘를 했다는 논란이 일자
경찰청장은 "상대가 지역구 의원이기에 감내하고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다. 상임위와 상관없이 의원이 적극 수사를 촉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사람이다.
국가조직은 법이 정한 업무와 일을 처리하는 지휘보고체계가 명시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술 취한 국회의원이 경찰 관서에 들어가
이래라 저래라 지시하며 조직의 룰과 질서를 농락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상대가 국회의원이라고 해서 수사지휘를 감내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경찰 총수라면 잘못된 것 아닌가? 신분이야
어떻든 옳고 그른 것, 법에 어긋나는 것을 바로 잡아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 경찰이 할 일 아닌가?
강신명 청장은 사람이 좋은가, 권력에 비굴한 사람인가,
멍청해서 아무 것도 몰라서 그런가, 원래 너그러워서 그런가?
요새 애들은 병정놀이도 그렇게 안 한다.
그놈이 그놈, 모두들 함량 미달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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