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죽을 때 잘 죽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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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몽블랑 작성일14-07-25 11:57 조회2,17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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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의 처절한 주검을 보며-
잠시 인터넷에 떠돌다가 곧 지워져버린 유병언의 시신 사진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했다. 시신은 머리뼈가 그대로 드러나
보일 정도로 살이 벗겨지고 머리카락이 모두 빠져 거의 해골만 남았다.
그나마 형체가 남아있는 팔 다리도 부패해 변색돼 있고 여기저기
구더기가 들끓고 내장까지 대부분 훼손됐다는 보도다.
머리뼈는 자신의 가슴을 내려다보는 각도로 놓여져 있고
벙거지 모자에 겨울 점퍼를 입고 있는 것을 보면 최초에
시신을 발견한 노인이 노숙자로 봤다는 것이 무리가 아니다.
수만 명의 순진한 신도들을 거느리고 그들을 사기치고
노예처럼 부려가며 긁어모은 수천억의 재산을 깔고 앉아서
호의호식하는가 하면, 사회적 비리와 부패에 편승했던 유병언,
유력 정치인들과 금융권, 공직자, 일부 언론인들에게 자갈을 물려놓고
세상을 주름잡던 그 위대한(?)교주 유병언이 그 꼴로 죽어 자빠져
희대의 악마(惡魔)가 되어 나타나다니...
그의 처참한 주검을 보며 극도의 사치스런 생활을 하면서
폭압 정치를 일삼다가 1989년 성난 군중에게 붙잡혀 돌과 몽둥이에
무자비하게 맞아죽은 루마니아의 차우세스쿠,
1958년 폭정에 분노한 군중들에 의해 창에 찔려 죽은 뒤 머리통은
축구공처럼 이 사람 저 사람 발끝에 채여 굴러다니던 이라크의
파이잘 王과 그 삼촌의 최후를 떠올리게 된다.
어느 누구의 동정과 애도도 받지 못하고 萬人의 끓어오르는 분노와
멸시, 저주 속에서 역사에 惡人으로 기록돼 가는 저들의 죽음을 보며
"잘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죽을 때 잘 죽는 것이 더 중요하고 성공한 삶"
이라는 말이 더욱 실감있게 느껴진다.
3.1운동 때 기독교계 대표로 만세운동에 참여한 남강(南岡 李昇薰)
선생은 거사에 참여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병석을 박차고 일어나며
“안방에서 그냥 죽을 줄 알았더니 이제야 죽을 자리를 얻었구나”하고
기꺼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일화가 있다.
도산(島山 安昌浩) 선생은 독립운동을 하다가 붙잡힌 뒤 일본 검사의
심문에 "나는 밥을 먹는 것도 대한독립을 위한 것이고, 잠을 자는 것도
대한독립을 위한 것이다. 이것은 나의 몸이 없어질 때까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해서 일본 검사에게까지 깊은 감동을 주었다고 한다.
그분들이 세상을 떠난지 7, 80년이 지났어도 역사 속에 민족의 지도자로
남아있고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교훈을 주고 존경과 추앙을 받는 것은
"나 개인을 버리고 나라와 민족을 위해 목숨을 바치신 大人"이었기
때문이다.
유병언이 극도의 불안과 초조 걷잡을 수 없는 심리상태로 도망 다니다가
처참한 주검이 돼 버리고 사이비 종교라고는 하지만 교주(敎主)이기는
커녕 쓰레기도 못 되는 악마(惡魔)로 끝나 버렸다는 사실이 매우
안타깝다.
죽음을 앞두고 비열하게 도망만 다닐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자기만을
생각하고 살아온 잘못된 인생을 처절히 반성하고 마지막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밑거름이 되겠다는 각오로 죄값을 치루는 모습을
보였더라면 하는 소설 같은 공상을 해 본다.
가령 이 사회에 깊숙이 뿌리내린 부정부패 비리구조를 어떻게
악용했으며 자기가 접촉한 정치인 금융인 공직자와 언론인들은
누구였고, 그들을 어떻게 포섭해서 부려 먹었던가 하는 것들을
낱낱이 폭로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 땅에 쌓여있는 적폐(積弊)와 부정부패 비리구조를
도려낼 수 있는 밑거름이 됐더라면 하는 헛된 꿈, 그 것만이 그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요, 죄는 씻을 수 없지만 다른 측면에서
역사에 남을 일이 아니었을까하는 아쉬움이다.
이제 유병언 그는 가버렸으니 어쩔 수 없지만 아직도 숨어서
가슴 졸이고 있는 그의 아들 딸들 그리고 유병언 일가 비밀의 열쇠를
쥐고 있는 조력자들에게 그런 것을 기대해 본다면 세상이 비웃는
망상이 되겠지만 어리석은 미련을 지울 수 없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기왕에 죽을 바에야 사람은 죽을 때 잘 죽어야한다.
사람답게, 나보다 큰 무엇을 위해, 그리고 의미있게...
비범한 지혜와 용기를 가진 사람만이 그런 길을 택할 수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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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사람은 죽을 때 잘 죽어야|작성자 wiselyd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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