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의 요지경 도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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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비바람 작성일14-04-22 23:53 조회2,365회 댓글2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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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하면서 전라남도 진도군의 팽목항은 한국에서 가장 번잡한 거리의 하나가 되었다, 따뜻한 봄햇살에 이름모를 봄꽃이 해풍에 흔들거리는 것이 전부였을 고요한 포구에, 구조대와 경찰이 들어오고, 재난대책본부가 세워지고, 생존자들이 들어오고, 실종자 가족들이 합류하면서 이 조그만 포구는 오일장 저자거리처럼 붐비기 시작했다,
포구에는 한탄과 슬픔이 파도로 찰싹이고, 갈매기들은 막연한 기대와 알 수 없는 분노를 연신 포구로 물어왔다, 이런 것들이 뒤덤벅이 된 포구의 밤은 어두었고, 그 어둠 속으로 자원봉사자와 정체불명의 인간들도 발을 들여놓았다, 살아난 자와 죽은 자, 용감한 자와 비겁한 자, 정치꾼, 사기꾼, 협잡꾼, 선동꾼 등, 인간세상의 군상들이 팽목항으로 모여들면서 조그만 포구는 부글부글 용광로처럼 끓기 시작했다,
바다에 잠겨버린 세월호에는 수백 명의 아이들이 있었고, 구조 상황이 진도를 보이지 않는 것이 비례하여 실종자 가족들의 슬픔이 깊어갈 때, 생존자 중에 선장이 발견되었다, 선장은 생존자 명단에는 없는 유령 생존자가 되어 방바닥에 젖은 지폐를 펼쳐놓고 말리고 있었다, 피해자로 둔갑하여 병원에 드러누워 있는 사람은 수백명의 인명을 몰살시킨 책임을 져야 할 자였다,
대통령이 현장을 방문했을 때 옆에서 안내를 하던 사람은 실종자 가족 대표였다, 그러나 실종자 가족 대표의 가족 중에는 실종자가 없었다, 그가 가족 대표를 맡을 당시 그는 안산 지역구의 새정치민주연합 경기도의원 예비후보였다, 도의원보다 실종자 가족 대표라는 자리가 더 탐이 났던 것일까, 그는 의회정치를 벗어나 실종자 가족들과 국민들을 기만하는 진정한 새정치의 면모를 보여줬다,
단원고 수학여행단의 인솔 책임을 맡았던 교감 선생이 진도체육관 뒤편 야산에서 목을 매달았다, 이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을, 제자들을 데리고 오지 못한 죄책감에 교감 선생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그러나 그게 어찌 교감 선생의 책임이랴, 교감 선생이 남긴 유서의 마지막 문구가 가슴을 후빈다, "죽으면 이 한 몸뚱이 화장해 여객선이 침몰한 바다에 뿌려 달라, 시신을 찾지 못하는 녀석들과 함께 저승에서도 선생을 할까”
밖으로 풀어놓는 슬픔보다 때보다 안으로 자제하는 슬픔이 사람들을 더욱 아프게 하는 법이다, 가족들은 적절치 못한 분노를 풀어놓았다, 정부관리를 폭행하고 국무총리에게 물병을 던지고 심지어 대통령에게까지 상욕을 서슴치 않았다, 빠른 물살 때문에 구조대가 투입될 수 없는 상황에서도 빨리 물에 들어갈 것을 재촉했다, 이성보다는 감정이, 절제보다는 방종이 지배하는 현장 상황에 일부 국민들은 고개를 돌렸을 것이다,
전남 지역에 산다는 강모 목사가 현장에 나타났다, 지지부진한 구조 대신에 가족들에게 하느님의 기적을 내리고 싶었던 것일까, 강모 목사는 특정 구조장비에 대한 설명과 업체 소개가 담긴 찌라시를 가족들에게 내놓았다, "이것만 설치하면 야간작업도 가능하고 학생들을 구조할 수 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가족들에게 가장 달콤한 말이었다, 그리고는 강모 목사는 시신 한 구 건지는 데 1억 원을 요구했다, 돈버는 방법도 가지가지라지만 하느님은 무엇하고 계신 것일까,
세월호 침몰로 온 국민이 비탄에 빠져 있을 때 즐거운 사람들도 있었다, 팽목항에 설치된 자원봉사 천막에서 음식물을 단골로 얻어먹는 사람들이 있었다, 무료로 제공되는 음식을 안주 삼아 술을 마시고 소란도 피우곤 했다, 구호물품이 쌓여있는 진도체육관에 40대 남성 3명이 나타났다, 팽목항에 물품이 부족하니 가져 가겠다면서 구호물품들을 탑차에 실었다, 그러나 그들은 구호물품을 노린 절도범들이었다, 자신을 청와대 직원이라고 소개하며‘박근혜 대통령을 만날 수 있게 해줄테니 돈을 달라'고 요구하는 사람도 있었다, 팽목항은 별의별 인간들이 출현하는 한 편의 인간 드라마의 무대였다,
자칭 민간잠수부라는 처녀가 등장하여 배안에 있는 생존자들과 통화하는 것을 들었다며 MBN방송과 인터뷰를 가졌다, 그러나 그 여자는 상습적인 거짓말쟁이였고 사기꾼이었다, MBN은 무슨 수로 이런 출연자를 섭외했으며, 그 발언들을 방송할 배짱이 있었을까, 차라리 스파이더맨이 나타나 세월호를 건져 올렸다는 것이 나았을 것을, MBN은 기사를 내리고 사과방송을 해야했다,
안행부 송모 국장은 팽목항 상황본부를 방문하여 회의를 마친 뒤 동행한 공무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하필 사망자 명단 앞이었다, 유족들의 강력하게 항의했고,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이 소식이 전해진지 3시간 만에 송모 국장은 해임되었다, 세월호의 실종자들에게 삶과 죽음이 종이 한 장 차이였듯이 송모 국장에게도 천당과 지옥이 종이 한 장 차이였다,
산업잠수협회 회장이 세월호는 마징가제트가 와도 구조 못할 상황이라는 진단을 내리고 있을 때, 유속에 상관없이 물속에서 20시간 정도 연속작업할 수 있는 기계가 있다며 큰소리치는 사람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현장에 도착해서는 40분 정도 잠수 작업을 할 수 있다며 꼬리를 내렸고, 그는 물속에 들어가보지도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태산명동에 서일필, 불행하게도 그는 천암한 당시에도 천암함 좌초를 주장하던 돌팔이였다,
실종자 가족들 틈에는 수상한 자들도 있었다, 그들은 가족들에게 구조 지체로 인한 반정부 선동을 지속적으로 하면서 청와대로 진격하자고 주장했다, 경찰의 저지선 앞에서 그들은 울면서 항의하고 하소연했다, 그러나 여기는 왜곡과 날조로 역사가 뒤집어진 대한민국의 영토, 청와대 진격 투쟁이 끝나고 귀환하면서, 언제 울었냐라는 듯 싱글벙글 거리는 표정으로 돌아오는 저들도 왜곡과 날조의 가족들인가,
안산시 안산병원에는 세월호 침몰사고의 피해자들이 입원해 있다, 그리고 이 병원에는 세월호 침몰사고 사망자의 장례식장이 있다, 병원에는 생환한 학생이 링거를 꼽고 지나가다가 사망자의 유족에게 욕설을 들었다, 생환 학생의 보호자와 사망자 학생의 보호자 간에 큰싸움이 벌어질 뻔 했다, 이틀 전에도 실종자 가족이 입원해 있는 교사를 찾아와 항의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었다,
세월호가 침몰해 있는 진도는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는 인간세계의 축소판이다, 그 조그만 섬안에는 우리가 살아가며 평생 만날 수 있는 모든 인간들이 들어있다, 그리고 세월호 사태는 우리가 우리를 볼 수 있는, 우리의 국민성을 보여주는 거울이기도 하다, 그 세월호의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바로 우리의 모습이다,
무절제와 이기주의, 배타심과 불신, 모략과 선동, 아직도 우리를 지배하는 것은 이런 것들이다, 이것들은 유언비어와 선동으로 승리했던 정치인들이 남겨놓은 유산이다, 진짜 정치인은 이런 것을 바로 잡으려 하고, 가짜 정치인은 이런 것을 이용하려고 한다, 거울에 비친 우리의 모습이 아릅답지 못한 것은 죽음과 슬픔을 정치에 이용하려는 자들이 끼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런 정치를 척결하지 못하는 한 우리의 모습은 미개한 것이며, 오늘도 시끄러울 남도의 모습은 바로 우리의 모습이다,
비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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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대통령님의 댓글
차기대통령 작성일
비바람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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湖島님의 댓글
湖島 작성일
공감!
처녀(處女)라꼬! 아니겠죠!
처녀라는 신성한 어휘를 개차반으로 만든 거 홍가年! 악마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