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부터의 도피(에리히 프롬, 원창화 옮김)
페이지 정보
작성자 조고아제 작성일14-04-06 23:48 조회1,862회 댓글0건관련링크
본문
지식인이라면 한번쯤 읽어봐야 할 책 중에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에리히 프롬의 ‘자유로부터의 도피’이다.
사람들은 근대 민주주의의 업적으로 모든 사악한 힘들이 일소되었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전쟁은 지나간 시대의 마지막 유물로, 이를 끝내기 위해서는 이제 단 한번의 전쟁이 더 필요할 뿐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경제적 위기라 할지라도, 물론 주기적으로 되풀이되기는 했지만, 이 역시 우발적인 사고로 간주되었다.
근대사회에 대비한 중세사회의 특징은 개인적 자유의 결여이다. 근대적 의미에서의 자유는 없었지만 중세 인간은 고독하거나 고립된 상태에 있었든 것은 아니다.
사회적 질서 속에서 그 역할이 충실히 이행하면 그에게는 안정감과 소속감이 주어졌다.
각 개인은 그에게 허용된 사회적 지위 안에서는 사실상 자유롭게 독창적인 사업에 종사 할 수 있었고, 정서적으로 자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었다.
당시에도 근심과 번민은 있었지만, 교회라는 것이 있어 그러한 고뇌는 ‘아담’이 지은 죄의 결과이며, 또한 각자의 저지른 죄의 결과라는 가르침으로써 고뇌의 도를 완화시켜 주었다.
중세사회는 개인으로부터 자유를 빼앗지 않았다. 그때는 아직 ‘개인’이란 관념조차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의 안정된 지위는 중세 말기에 이르러 전복되기 시작하여 16세기에는 마침내 완전히 붕괴되고 말았다. 중세시대에서의 국민은 자유를 박탈당하기는 했어도 최소한의 의식주는 영주가 해결해 주었다.
그러든 것이 자본주의화 되면서 경쟁사회로 접어들어 자유로운 상업 활동으로 구속되지 않는 자유로움을 만끽하게 된다. 자본주의는 개인을 해방 시켰다. 자본주의는 인간을 협동적인 조직체로부터 해방시켜 자기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 나갈 수 있게 했든 것이다. 새로운 자유를 얻게 된 결과로 동요.무력.회의.고독.불안을 안게 되었다. 근대인의 고립감과 무력감은 개인과 개인의 구체적인 관계는 직접적인 인간적 성격을 잃고 속임수와 수단의 정신으로 채워졌다.
근대인은 전통적인 권위에서 해방되어 ‘개인’이 되었지만, 동시에 고립되고 무력해졌으며, 자기 자신이나 타인으로부터 분리되어 외재적인 목적의 도구가 되었다. 자유는 능동적이고 자발적으로 생존하는 능력을 포함하여 개인에게 내재되어 있는 잠재력의 완전한 실현과도 일치한다. 자유는 그 자체의 역동성의 논리에 따라 자유와 상반되는 것으로 전환될 우려가 있는 위험한 지점에 이르렀다.
오늘날 인간이 고민하는 것은 빈곤보다 오히려 자신이 큰 기계의 톱니바퀴, 곧 자동인형이 되고 말았다는 사실, 자신의 삶이 공허하게 되어 의미를 상실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민주주의는 인간 정신이 가질 수 있는 가장 강한 신념, 삶과 진리에 대한 신념 및 개인적 자아의 적극적이며 자발적인 실현으로서의 자유에 대한 신념을 사람들에게 불어 넣을 수 있을 때에만 니힐리즘의 힘을 이겨낼 수 있다. 근대인을 속박으로부터 구했든 '자유‘가 독립성과 합리성을 가져다주는 한편 고립과 무기력도 동시에 초래했음을 간파하였다.
결국 자유가 주는 부정적인 측면이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경우, 비록 민주주의 사회라 할지라도 전체주의의 심리적 온상이 될 수 있는 소지가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더욱이 근대인은 매스컴에 의해 최면상태로 몰아넣어졌으므로, 자유의 유무는 물론, 자유가 낳은 독소를 제거할 방법론적 고찰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했다. 프롬은 그 돌파구로서 ’주체적인 사랑과 분업’을 지적하는 한편, 이 마지막 희망과 더불어 사회.경제적 변혁이 불가피함을 인정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