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5.18 기록물 '전두환의 광주살육작전'
전두환의 광주살육작전
아! 민족사의 대비극이다.
하늘은 어찌 이리도 무심하단 말인가! 신성한 국토 방위의 의무를 국민
들로부터 위임받은 군인이 제2의 거창 양민 학살 사건을 자행하고 있
다. 이것은 온 국민이 가슴을 두드리며 통곡할 비극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17일 밤을 기해 전두환과 그 일파는 기존의 비상 계엄을 더욱
강화하고 자기의 뜻에 거슬리는 모든 정치인, 민주 시민들을 체포 구금
함으로써 이 나라의 백성들이 기대했던 민주주의에 대한 한가닥의 희
망까지도 말살하고 말았다. 이에 분노한 전남 광주의 전남대학교, 조선
대학교를 비롯하여 각 전문대학과 일부 고등학생, 민주 시민들의 평화
적인 시위에 대해 3만 여명의 전투 경찰을 동원하여 시민들의 앞과 뒤
를 막아 페퍼포그를 쏘아 대면서 포위망을 좁혀 도망가지 못하게 하고,
서울에서 급파된 3천여명의 공수특전단들은 대검을 빼어들고 미친 망
나니처럼 무우를 짜르듯이 닥치는대로 찔러 피가 강물처럼 흐르는 시
체들을 군 트럭에다 내어 던지고 그것도 부족하여 달아나는 시민들과
어린 여학생들을 대문까지 부수고 끌어내어 시민들이 보는 앞에서 대
검으로 난자하였다. 이러한 만행에 온 시민들은 치를 떨며 저항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맨손인 시민들은 도리어 칼질을 당하였고, 손녀같은
여학생이 피흘리며 죽어가는 것을 보고 공수부대의 멱살을 잡은 70노
파는 도리어 칼로 찔리어 죽음을 당했다.
남학생에게 돌을 날라다 주었다는 여학생을 대낮 시민들이 보는 앞에
서 대검으로 난자하였고, 피를 보고 울부짖는 시민들을 향하여, 공수부
대는 피묻은 칼을 흔들어대며 죽이겠다고 소리쳤다. 여학생들의 옷가
지는 다 찢어지거나 발가벗긴 채로 피를 흘리며 트럭에 실려 가기도 하
였다. 이제 시민들의 항거에 당황한 공수특전단들은 지나가는 시내버
스와 승용차까지 세워 젊은이들을 닥치는대로 군화발로 짓이겨 병신을
만들거나 연행해 갔고 시외버스 터미날에서는 이러한 만행에 항거하는
시민들과의 싸움 중에 공수부대의 칼에 맞아 죽은 젊은이들의 시체가
대합실에 즐비하였고 미처 치우지 못한 시체는 밤´ 게까지 길가에 그대
로 놓여 있었다. 그나마 맞아 죽기를 면한 젊은이들은 조기떼를 엮어
매듯 길바닥에 죽은 시체처럼 늘어 놓았으며, 이 때 공수특전단의 구호
는 「젊은 놈들은 모조리 죽여 버려라」였으니 전두환의 친위대 공수
특전단의 의해 무참히 살륙당한 광주 시민의 참상은 필설로써 설명할
수 없고 눈뜨고는 볼 수 없었으니 나이먹은 어른들은 하나같이 6.25때
인민군들도 이렇게 잔인하지는 읺았다고 통탄하였다. 지금 광주 천지
에는 젊다는 이유 한가지만으로 죄가 되어 생명을 잃어야 하거나 병신
이 되어야하는 처절한 운명에 놓여 있다. 「광주 시민 70%는 죽여도 좋
다」, 「개 몇마리 잡았나?」 이 이야기는 공수특전단들의 입에서 구
호처럼 나온 이야기이다. 더욱 분노를 금치 못하게 하는 것은 이러한
살륙작전에 앞서 경찰 간부들의 가족은 모두 안전지대로 피난했었다는
사실이다. 뿐만이 아니라 피를 흘리는 여학생의 시체를 시민들이 병원
으로 옮겨 응급처치를 받게 하자, 공수부대는 병원까지 뛰어들어 간호
원을 구타하고 기물을 파괴함으로써 치료까지 불가능하게 하였으니,
베트남 전쟁에서 양민을 학살했던 만행의 실· 를 이렇게도 같은 형제들
에게 보여줄 수 있단 말인가! 세계 역사상 찾아 볼 수 없는 만행에 분노
한 광주의 애국 시민들은 중무장한 공수부대에 대해 맨손으로 항거하
다 끝내는 이런 사태를 보고도 계속 허위 보도하고 있는 언론에 대한
응징의 조치로 문화방송을 불태웠고, 몇군데의 파출소와 군용 트럭, 페
퍼포그 차를 불태우기에 이르렀다. 공용터미날에서는 시민이 화염병으
로 맞서 불바다가 되기도 하였다. 공수부대가 저지른 만행에 비한다면
아무것도 아닌 이런 소극적인 항거에 전두환은 오히려 시민들의 파괴
행위 끝에 이러한 사태가 벌어진양 허위보도를 하고 있다. 20일 밤을
계기로 전라남도권내의 모든 통신을 차단시키고 최후 살륙 작전에 들
어 갔으며 이제는 고등학생들에게까지도 기어다니도록 두들겨 패어 시
내는 온통 통곡 소리뿐이었다. 이러한 전두환의 특별살륙 명령으로 희
생된 사망자는 200여 명, 부상자 수천명을 헤아리고 있다. 그러나 이러
한 참상을 보도해야 할 책임이 있는 언론은 21일까지 악몽의 5일간 사
실보도는 일언반구도 없이 전두환이가 작성해 준 원고를 앵무새처럼
되뇌이면서 광주사태는 일부 외부의 불순세력 책동이라고만 보도하고
있으니, 아! 앞이 캄캄하고 가슴이 아파 붓을 움직일 수 없구나!
아! 그러나 이제는 독재의 쇠사슬을 끊고 항거의 피빛으로 물든 광주의 하늘에 온 국민이 눈물과 분노로 동참하고 일어서고 있다. 전두환이 21
일 발표한 광주사태에 대한 몇 가지 증언을 적어 보면, 유언비어라고
뒤엎은 사실들은 첫째 40명 사망 운운한 부분은 의심할 나위없는 사실
그대로, 공수부대의 칼에 백주에 피를 뿌리고 죽어 갔다. 둘째 여학생
운운한 부분은 광주역 앞 분수대에 여학생을 발가벗겨 세워놓고 칼로
유방을 도려내어 죽였다.
현재 광주상황은 전 광주 시민의 봉기로 공수대원은 쫓겨가고 광주시
내의 전 관공서가 불타고 있다. 모든 교통통신은 두절되고 군대의 진주
를 막기 위해 시민들이 송정리 철길을 파헤쳐 버렸으며, 온 시민이 외
치는 구호는 「죽자」, 「죽여달라」이다. 부마사태 때는 전라도 군인, 금번 광주 살륙에는 경상도 군인을 투입하여 지역 감정을 유발시키고
잔인하게 행동하게 함으로써 그의 속셈을 채우려는 전두환 무리의 반
민족적 만행을 온 국민은 그대로 묵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미친 개 전두환 무리를 몰아내지 못한다면 이 땅의 우리가 후손에 물려
줄 유산은 끊임없는 억압과 착취뿐이라는 것을 마음 속 깊이 새기고 우
리 모두 투쟁의 일선에 일어서서 애국가를 목이 터지도록 부르며 나아
가자!
대한민국 만세! 민주주의 만세!
― 이상의 믿어지지 읺는 참상은 80만 광주 시민이 모두 그 증인이다!
광주시민은 최후 한 사람까지 투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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