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인 자료(중국과 러시아의 한반도 통일 지지)와 함께 통일 대박 론을 이야기함으로 해서 박근혜 정부 들어 그동안 왜 보수의 입지가 계속해서 축소되어 왔었는지 그 이유를 분명히 알게 되었다.

보수에로의 권토중래를 꿈꾸는 와신상담이나 깊은 전략 때문이 아니었고 무능 때문도 아니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에 대한 절실한 꿈 때문이었다. (나는 대선 전부터 이미 그런 우려를 가지고 있었고 그런 우려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 불가를 강하게 주장했었다.)

꿈을 이루기 위해선 그동안 아버지 대부터 김대중 노무현에 걸쳐 남북 간 체결해 온 각종 합의서를 이행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으며 그에 따른 장애를 사전에 하나하나 제거할 필요성도 생겼던 것이다. 그 장애란 좌익 보다는 주로 남북 간의 각종 합의서 이행을 반대하고 있는 보수 우익단체들인 것이다.

좌익의 경우란 채동욱 검찰총장의 예처럼 대통령 자리를 지극히 위협하는 수준의 행위만 아니면, 그러니까 국민들이 선출한 대통령을 부정하는 이른바 비상식적인 행위만 보이지 않는다면 비상식을 상식으로 바로 잡는 차원에서 좌익적 이념은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

이처럼 박근혜가 정치일선에 등장한 이후 보수는 계속해서 보수 性徵을 거세당해오고 있는 것이다. 방법은 매번 박근혜 정부가 우익의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는 보수의 성징을 자랑스럽게 꺼내 까뒤집어 놓으면 좌익들이 칼을 가지고 달려들어 순식간에 거세해 버리고 달아나는 방식이다. 슬프도록 잔인하다. 하지만 보수 성징을 자랑(?)하려다 발생한 우발적(?) 사고인데 어찌 박근혜 정부를 탓할 수 있으랴....

현재 보수로선 속수무책. 당분간 그저 서로 눈치만 볼 수밖에 없는 실정인 것 같다. 통일에 관한 보수내의 의견들이 분분하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장차 대통령의 통일 담론과 관련하여 범 보수적 대 토론이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다. 보수 대 결집을 위해서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