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찬미예수님
일교차가 심한 날씨에 영육간 건강하시길 비오며, 문안인사를 올립니다.
아울러 저희 양들을 돌보시느라고 불철주야 노고가 많으신 주교님께 나라와 교회를 걱정하는 저희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주시길 삼가 간청드리오니 너그럽게 살펴주시길 비옵니다.
주교님, 월남이 어떻게 멸망했는지 역사적 교훈을 아십니까?
최근 정의구현사제단을 비롯한 정치사제들이 국가정보원의 해체를 요구하는 시국선언에 나서고 있습니다. 또한 이들은 전부터 국가보안법 철폐와 자유대한의 보호막이며 동맹군인 미군의 철수를 외치고 있습니다. 지금의 상황이 마치 1975년 월남이 패망하여 공산화되었던 시점을 떠올리게 하면서 많은 분들이 가톨릭에 대하여 갖고 있던 동경과 경외심이 환멸과 비웃음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이들 정의구현사제단 신부들은 또한 평택 미군기지 이전과 제주도 해군기지 건설에 극력 반대하면서 북한의 대남적화야욕에 기름을 붓는 망국적 행동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1975년 월남이 북의 월맹에 패망하였을 때 월남판 정의구현사제단인 “구국평화 회복 및 반부패운동세력”(이하 ‘구국평화세력’이라고 칭함)이라는 조직을 이끌었던 짠후탄 신부는 철저히 종북으로 일관하면서 월남을 멸망으로 이끈 정보기관의 무력화와 동맹군의 철수를 주도하였습니다.
1975년 연초 월맹이 중부 월남을 공격하였을 때 당시 월남의 티우 대통령은 국민에게 피끓는 심정으로 단결을 호소하며 월맹에 대한 항전을 외쳤지만 구국평화 세력이라는 단체를 이끌었던 짠후탄 신부는 ‘지금 중부 월남에 월맹군은 그림자도 없다. 다만 티우 독재정권에 항거하는 민중의 봉기가 있을 뿐이다’고 하면서 월남국민을 속였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는 미국이 때가 되면 북폭을 재개하여 월남을 구할 것이며 계속해서 자신의 영향력을 키우고 세속의 권세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그의 생각은 전적으로 착각이었습니다.
여론을 중시하는 미 의회가 다시 북폭을 재개하기 위하여는 월맹이 평화협상을 어기고 월남을 공격한다는 사실이 증명되어야 하는데 당시 국민의 신망을 무기로 짠후탄 신부가 이를 부인하면서 미국이 개입할 명분을 찾기 어렵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비극을 초래한 원인은 정보기관의 해체와 미군의 철수였습니다. 이러한 종북 신부의 엄청난 정치적 망동으로 세계 4위의 군사력을 자랑했던 월남은 1975년 4월 30일에 허망하게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거의 900만의 선량한 백성들이 공산치하의 수용소에서 또는 공해상의 보트 피플로 생을 마감하는 비극을 겪었습니다. 짠후탄 신부는 월남 적화에 혁혁한 공을 세웠지만 자신이 ‘사냥이 끝난 후에 끓는 물에 던져지는 사냥개 신세’가 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하였습니다. 그는 적화된 월맹 치하에서 개조캠프에 보내졌다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습니다.
월남의 주교였던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구엔 반 투안 추기경은 1975년 8월 15일 성모승천 대축일에 체포되어 13년을 감옥에서 보낸 후 1988년 석방되어 로마로 갈 수 있었습니다. 그는 13년의 영어기간 중 9년을 독방에서 지내야 했고 주님에 대한 믿음과 용서의 마음이 없었다면 단 한순간도 그 고통의 순간을 견디어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후일 고백했습니다. (구엔 반 투안 지음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며’) 주교님께서는 지금 굶주림 속에서 죽어가고 있는 북한주민들을 볼 때 적화된 조국이 겪게 될 엄청난 재난이 정녕 상상되지 않으십니까?
주교님, 나라의 존립이 위태롭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오늘날 정보기관을 무력화시키고자 획책하며 국정원 해체를 주장하는 시국선언에 몰려들어 천지를 모르고 깨춤 추는 사제들의 망동을 보고 있으면 이 나라가 점차 월남을 닮아가고 있다는 의구심이 듭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주교님만 이를 모르시고 현재가 태평성대인줄 착각하고 계십니까?
지금 그들이 주장하는 정보기관의 해체와 동맹군의 철수 등이 바로 월남을 패망으로 이끌었던 핵심적인 원인이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사제들은 그들이 지금 죽음의 길을 걷고 있는 줄도 모르고 천둥벌거숭이처럼 날뛰고 있습니다. 얼마전 신문 지상에 발표된 기사에 따르면 김정은이 3년 이내에 남한을 무력통일 하겠다고 수시로 호언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기운을 미리 알아차리고 이석기 같은 종북첩자들이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남한의 주요시설을 파괴하는 행동계획을 세워야한다고 지하 종북세력들을 모아 회의를 열었습니다. 사회, 문화, 정치부문에 이어서 최종적인 적화 목표로 잡는 것이 종교계이고 종교계가 적화되었다고 북한의 김정은이 확신하면 최종 단계에서는 무력으로 남침할 것입니다. 이미 구리, 수원 등지에 북한의 땅굴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며 북한의 화학무기가 각 사단별로 배치되어 있다고 합니다.
지금 종북 세력들은 태생부터 반역의 DNA를 갖고 태어난 인간들입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방북하면 백화원 초대소에서 인민의 고혈을 빤 돈으로 호의 호식하며 융숭한 대우를 받으므로 적화통일이 되더라도 자신들이 영화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착각하지만 공산주의자들은 제국주의, 자본주의의 물을 먹은 사람들은 일단 교화소부터 보낸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교화소에 보내져서 그들이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다는 것을 깨달을 때에는 이미 늦다는 것을 지금 알아야 합니다.
북한과 중국의 접경에서 수없이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 천신만고 끝에 자유 대한으로 넘어왔던 새터민들이 겪은 생지옥의 체험은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습니다. 자신의 품에서 굶어죽은 동생을 끌어안고 통곡하였던 탈북여성, 국경지역의 거리에서 살을 에는 추위 속에서 굶주리며 죽어간 꽃제비들의 시신을 보았을 때 그 애통하고 절절함을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이들의 극한적인 참상을 보면서도 북한의 위정자들에게 말 한마디 없는 사제들이 과연 하느님의 자비와 평화를 구하며 정의를 추구하는 사제들이라 할 수 있을까요?
강론대를 어지럽혀온 정의구현사제단에게 왜 침묵하고 계십니까?
정의구현사제단의 하극상과 정치적 망동은 그 예를 헤아릴 수 없습니다. 어린 양들은 폭력시위를 선동하며 미군철수, 국가보안법 폐지, 국정원 해체, 대선 무효를 주장하면서 거리에 나서고 있는 종북사제들의 망국적 행동을 참담한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거룩한 미사전례의 중요한 구성부분인 강론대에서 사제들이 비윤리적이고 반도덕적이며, 선동적이고 무절제한 거짓을 이야기한다면 이를 듣는 평신도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요?
사제의 강론은 신앙의 신비와 그리스도 교인의 생활규범을 해설하여야 하고, (교회법전 767조1항) 교구장이 정한 규범을 지켜야 합니다. (교회법전 772조 1항) 전임 베네딕토 16세 교황성하께서는 2007년 2월 22일 ‘사랑의 성사’ 46항에서 “강론의 목적을 신자들로 하여금 하느님 말씀을 더 깊이 이해하고 삶에서 열매를 맺도록 하는데 두어야 한다. 사제는 성서를 바르게 알고 주의깊게 강론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정구사 사제들은 걸핏하면 기득권 층의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을 2분법으로 가르면서 소외된 자들을 선동하면서도 자신들은 터럭만큼도 희생하지 않는 위선적인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로써 많은 신자들이 정구사 사제들을 피하여 교회를 멀리하고 일부 청소년들은 정구사 사제로 인하여 가치관이 왜곡되고 현 시국에 대하여 잘못된 인식을 갖게 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다시한번 주교님의 결단과 용기를 청합니다.
저희들이 주교님께 간곡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한때 한국농구계를 풍미하였던 전설적인 가드 이상민 선수는 다음과 같은 말을 하였다고 합니다. ‘자신이 최고의 선수가 되고자 하여서는 아니 된다. 자신이 최고가 되기보다는 다른 선수가 최고가 되게끔 할 수 있어야 진정한 최고라고 할 수 있다.’
주교님, 저희들이 답답한 마음에서 비슷한 논리로 다음과 같은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주교님은 자신이 성인(聖人)이 되고자 하셔서는 안 됩니다. 자신이 성인이 되려고 하시기보다는 신부들이 성인이 될 수 있게끔 그들을 이끄셔야 합니다.’ 어찌해서 주교님은 일개 농구선수보다도 못한 철학을 가지셨습니까? 어찌하여 그토록 비겁하고 그토록 무책임하십니까? 저희 어린 양들은 참으로 이해할 수 없으며 가슴이 아픕니다. 교회가 이처럼 북한의 공산주의를 추종하는 암적 존재인 정의구현사제단 신부들에 의하여 휘둘리는 상황이 주교님한테는 아무런 아픔의 대상이 되지 않는단 말씀입니까? 어찌하여 신부들이 이토록 나라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고 이 나라가 백척간두의 위기에 처해있는데도 오로지 팔짱을 끼시고 직무유기를 하고 계시는 겁니까? 주교님께서는 우리나라가 적화통일 되는 순간 자신이 어떻게 되리라고 생각하십니까? 노동당 수령이라는 유일신 사상이 지배하는 북한 체제에서 온전히 믿음을 간직한 채 삶을 유지하실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반도덕, 일상화된 거짓, 비윤리적인 행동을 일삼는 일부 사제들의 일탈된 행위에서 눈을 씻고 보아도 성직자의 거룩함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우리는 모두가 이제 제자리를 찾아야 합니다. 하느님의 음성을 전해야 할 성직자가 어찌하여 시기와 질투심의 노예가 되어 이 사회를 분열시키고 갈등을 조장하는데 매달리고 있단 말입니까? 우리 평신도들은 이러한 사제와 일부 주교들의 편향된 태도에 대하여 경고함과 동시에 이를 좌시하지 않고 교황청에 고발할 것입니다. 그리고 반드시 이에 따르는 불이익이 정치사제들에게 귀속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신학생이 사제가 되는 순간, 그의 생각과 말과 행동은 개인의 생각과 말과 행동이 아니라, 교회의 생각과 말과 행동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천금의 무게를 지녀야 할 사제의 말과 행동이 경박하고 세속의 시정잡배와 같은 행태를 보이는 것에 대하여 많은 신자들이 환멸과 실망감을 느끼고 교회를 떠나고 있습니다. 이에는 주교님들의 한심할 정도의 무철학, 눈치보기, 비겁함이 일조하고 있음을 아셔야 합니다. 다시 한번 주교님의 결단과 용기를 청합니다. 서슬파란 칼날에 스러지는 순간까지도 진리를 증언하셨던 신앙의 선조들의 기개를 본받으셔서 정구사 신부들에게 추상같은 질책과 처벌을 내리셔야 합니다. 그리하여 백척간두의 위기에 빠진 이 나라를 구하시고 우리 뒤에 오는 세대에게 행복하고 자랑스러운 조국을 넘겨주는 정지작업을 하셔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정녕 이 나라가 주님의 나라, 복된 지상의 낙원으로 가는 데 초석이 되어주실 것을 간구합니다.
2013. 11.
대 한 민 국 수 호 천 주 교 인 모 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