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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부 이 씨에게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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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성령 작성일13-10-13 22:58 조회3,860회 댓글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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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부 이 씨에게 죄송합니다!
                                            최 성 령

채동욱과 임여인의 사건은 유전자검사로 單一化 되었다.
요즘 대한민국 야당도 "단일화"가 大勢로 되었다.

하지도 않을 검사에 국민은 관심을 가질 理由와 餘裕가 없다.
婚外情事는 당사자들간의 문제로
어느 한 쪽의 告訴가 없으면 사건이 되지 못한다.
나라를 들었다 놓은 사건이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식으로 묻히고 있다.

채동욱과 임여인은 망신 당한 것으로 罪業을 치렀다.
채동욱은 산으로 임여인은 친척집으로
동시에 자신의 집을 떠나 은신(隱身)을 하고 있다.
그들은 그곳에서 修養을 하던
새로운 作戰을 짜던 우리는 관심이 없다.
유전자검사도 마찬가지다.
왜냐하면 그것을 强制할 법적 권한이 아무에게도 없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속이 문드러지는 두 여인이 있다.
채동욱의 아내와 임여인의 가정부 李 씨이다.
채동욱의 아내는 남편과 같은 운명이기 때문에
우리가 관심도 도움도 줄 수 있는 立場이 아니다.

그러나 가정부 이 씨는 다르다.
우리는 흔히 弱者를 돕는 것이 正義라고 믿고 있다.
정의가 보편타당성을 가진 나라는 건강한 나라이다.
대한민국은 얼마나 건강한 나라인가?
나는 스스로 되돌아보게 된다.
强者에겐 건강한 나라이고
弱者에겐 허약한 나라가 아닌가 하고.

우리가 아는 가정부 이 씨는
사회적 약자임을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그는 궂은 일을 안 해본 것이 없다고 한다.
차마 창녀의 밥을 짓는 食母노릇도 했다고 한다.
그녀는 임여인의 가정에서 헌신(獻身)을 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부잣집 집안살림과 임여인의 아들양육은
그가 해 본 어떤 일보다 質이 높고 보수(報酬)도 좋았을 것이다.
그래서 그렇게 길지는 않지만 그곳에서
4년 7개월의 세월을 보낼 수 있었다.

우리가 아는 유흥업소 女社長의 생활은 이렇다.
밤 늦게 퇴근해서 늦잠을 자고 오후에 출근한다.
집안 살림과 아이 養育은 거의 가정부에게 一任한다.
그러므로 집안 내력은 그녀가 모르는 것이 없으며
아이는 그녀가 엄마로 알며 成長했을 것이다.
나도 幼年期에 할머니에게 양육을 받으면서
할머니를 엄마라고 부르며 성장했다.

그렇게 4년 7개월.
수시로 드나들며 자고 가는 내연男.
알고 보니 그는 전도유망(前途有望)한 檢事였다.
아들이 태어나자 그들은 부부행세를 했다.
단 집 안에서만.
가정부의 誠實함은 검사나리에게도 통했다.
그래서 高位직 검사인 그가
보잘 것 없는 그녀에게 年賀狀을 쓸 정도로 인정을 받았다.
그 연하장은 그가 親筆로 썼다고 하며
공인기관에서 필적검사도 마쳤다.

그런데 그 가정부 이 씨의 입에서
폭탄급 말이 나와 세상이 놀랐다.
그녀는 서울의 유흥업소 여사장이고
다가 올 검찰총장의 내연녀인 임여인에게
巨額을 빌려주고 그 돈을 떼었으며
공갈협박까지 받았다고 한다.

검은 양복의 健壯한 어깨 여러 명이
가정부를 협박하여 빌린 돈의 一部만 갚고
나머지 돈은 없었던 것으로 한다는 覺書까지 썼다고 한다.
그리고 그들은 검사님과 그의 아들이 관계되는
어떤 말도 하면 안 된다는 함구령까지 다짐받았다고 한다.
오죽했으면 同席했던 그녀의 아들이 나서서
기가 막힌 어머니에게 그만하자고 말렸을까?

여기까지가 사건의 槪要이다.

나는 이 사건을 접하고 피가 머리 끝까지 치솟았다.
세상에 이런 개 같은 인간말종이 있나?
빼 먹을 것이 그렇게 없나?
그녀에겐 그 돈이 심장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한편 나는 흥분하는 나에게서 僞善의 모습을 보았다.
네가 그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니?
네가 흥분하면 세상이 바뀌기라도 하냐?
손은 놀면서 입만 바쁜 僞善者가 바로 너 아니겠니?
이런 소리가 幻聽으로 내 귀를 울렸다.

그렇다!
나는 위선자다.
그 가정부의 피맺힌 恨을 풀어주지 못하면 나는 위선자가 맞다.
그녀는 주인여자로부터 짐승과 같은 대접을 받고
얼마나 悔恨의 삶을 살았을까?
某 언론사에 그 사실을 告白하고
지금도 얼마나 불안한 삶을 살고 있을까?
밤마다 검은 양복의 건장한 남자들이 꿈에 보이지는 않을까?

그러나 그러나 말인데
약자 중에 약자인 그녀를 보호하려는 어떤 세력도 없다.
그녀의 통곡할 억울한 사연(事緣)을 풀어 줄 구원자도 없다.
그녀는 다만 남의 혼외정사 사건에 증거만 제공하고
또 다시 불우한 日常으로 돌아왔다.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다.
아니 있다.
예전보다 더 불안한 나날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

搜査기관은 무엇인가?
社會正義를 바로 잡는 기관이다.
나쁜 자를 벌 주고 억울한 사람을 보호하며
그들의 한을 풀어주는 그런 기관이다.
국민은 그 기관에게 세금을 내고 그 댓가로 보호를 받는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强者들의 혼외정사는 남의 일로 모른 척하고
弱者의 억울함에도 나 몰라라 하고 外面을 한다.

혹자는 말한다.
金錢관계는 民事사건이라고.
민사사건은 당사자의 告訴가 있어야 사건이 성립한다.
그러나 刑事사건은 사회정의를 위하여
피해자 및 관련자의 고소고발이 없더라도
사회안녕을 위하여 수사에 着手한다.

가정부 이 씨의 사건이 금전관계의 단순 민사사건인가?
아니다!
그 사건에는 그것 말고도 공갈협박이 존재한다.
나머지 돈을 떼어 먹은 것은 强盜와 다름 없다.
그러므로 이 사건의 이름은 법을 모르는 순진한 우리가 말하는
"공갈협박 강도죄"이다.
법에 이런 공식적인 罪名이 있는지 나는 모른다.

그런데 대한민국 수사당국은 이것을 모른다.
그 가정부의 存在도 모른다.
아는 것은 그녀가 언론에 소개되었다는 그 사실만이다.
우리는 그 수사당국과 한 편이 아닌지
스스로를 살펴 보아야 한다.

나는 나를 살펴 보았다.
그래서 나는 채동욱 사건에 집착하고 여러 편의 글을 썼다.
그의 아내를 사칭하는 怪문서를 썼다는 오해도 받고 있다.
그 쪽에서는 법정대응을 하겠다고 公言을 했다.
그런데 가정부 이 씨가 이제서야 내 관심사에 들어왔다.
그동안 그를 까맣게 잊고 살았던 것이다.
그래서 임여인과 그녀를 내 마음의 저울로 달아봤다.
나는 경악(驚愕)했다.
그녀의 존재가 너무 약했던 것이다.
그래서 부랴부랴 허둥대며 이 글을 쓴다.

그러나 애석(哀惜)하게도 정말 애석하게도
나는 그녀에게 해 줄 말은 이것 밖에 없다.
그것말고 해 줄 수 있는 다른 것은 나에게 아무 것도 없었다.

미안합니다. 너무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너무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 너무 잘못했습니다. 끝





댓글목록

똘똘이님의 댓글

똘똘이 작성일

저 쪽 동네 논객넷에서 방금 이 글을 읽고 다시 이 마을로 순시를 또 왔던 참이었습니다. 아 정말 이번에 이 사건에 관하여 저역시 참 관심이 많았습니다. TV 조선을 통하여 여러가지 정확한 사실들을 접할 수 가
있었습니다. 세상의 어떤 일에 대하여 우리들은 어찌보면 참 구경꾼에 불과할때가 참 많은것 같습니다.
나는 이번 이 사건을 접하면서 검찰총장이라는 직분을 가진 사람이 이처럼 거짓과 철저한 위선으로 점철되어 있었는데 그것 하나 모르고 청문회며 뭐며 이런 자를 일국 검찰의 총수로 임명을 했다는 것 자체가 참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라 여겨졌으며 이제라도 그 비굴했던 과거의 더럽고 추잡한 비밀과 진실이 드러났으니 다행이라 생각됩니다만 그 가족의 비애를 생각하니 남의 일이지만 한 숨이 나오기도 합니다. 부인의 입장에서 숨이 콱 막힐 일이고 또 앞으로 세상 사람들은 다 잊어버릴 수가 있겠지만 혼외자식과 그 첩이 존재하는 한 본 부인 입장에서는 크나큰 불화의 짐과 가스통을 차고 살아가야 하는 비극이 아니겠습니까 그런 점에서 저역시 이 사건을 내내 접하면 남의 일이지만 마음이 쓰라렸습니다. 최 선생님의 글은 우리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으며 또 이 사건의 기사를 접한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해주고 있어서 그 공감하는 바가 실로 참 큽니다. 대 국민 서명운동이라도 하여 가정부 이씨 아주머니의 피와 살같은 돈을 받아낼길이 있다면 동참하고 싶은 간절한 생각도 저 혼자 해봤습니다. 최 선생님의 섬세하고 예리하며 정확한 문장의 글 참으로 잘 읽어보고 갑니다. 멋져요 최선생님!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

rndpffldi님의 댓글

rndpffldi 작성일

법적대응을 한다면 물질은 어려워도 시간과 마음으로 함께 하겠습니다

웅비4해님의 댓글

웅비4해 작성일

최성령님의 문장과 생각은 "멋쟁이"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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