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정치팀] 취임 6개월을 맞이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박 대통령의 취임 6개월 차 지지율은 민주화 이후 역대 대통령 중 2번째로 높다. 야권이 국정원 사태의 해결을 요구하며 한 달 가까이 장외투쟁을 이어가고 있지만 박 대통령의 지지율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이다. 이를 두고 야권 일각에서는 여론조사의 신뢰성까지 의심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취임 6개월을 맞이했다. 5년의 임기 중 10분의 1이 지난 것이다. 취임 6개월을 맞이한 박 대통령은 지지율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19~22일 전국 성인 남녀 12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2.8%p) 박 대통령은 59%의 지지율을 기록해 전주 대비 지지율이 5%p나 상승했다. 이는 민주화 이후 취임 6개월차 역대 대통령 지지율 중 2위에 해당한다.
역대 2위 지지율
야권은 어리둥절
박 대통령은 임기 초반만 하더라도 국정지지도가 40%대를 맴돌며 취임 1년차 1분기 역대 대통령 최저 지지율 기록을 잇달아 갱신하는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이를 감안하면 놀라운 변화다.
취임 6개월 차에 역대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였던 대통령은 14대 김영삼 대통령(83%)이었고, 15대 김대중 대통령은 56%, 13대 노태우 대통령은 53%였다. 16대 노무현 대통령은 29%, 17대 이명박 대통령은 23%로 역대 대통령 중 취임 6개월차 지지율 꼴찌를 차지했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후 청와대 개방과 하나회 척결, 금융실명제를 단행해 큰 인기를 얻었던 김영삼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이고, IMF 구제금융 위기 때 강한 리더십으로 국민통합을 이끌었던 김대중 전 대통령보다도 앞서는 기록이다.
이 같이 높은 지지율은 야권이 국정원 사태 해결을 요구하며 장외투쟁을 벌이고 있는 최악의 정치상황 속에서 얻은 성과라 더욱 의미가 크다. 하지만 야권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야권의 장외투쟁 속에서도 높은 지지율을 얻자 여론조사의 신뢰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원칙 있는 대북정책, 보수결집 효과
비정상의 정상화, 진보진영도 지지
이들은 여론조사 기관에 따라 심할 경우 지지율의 격차가 25% 가까이 벌어지기도 한 점과 같은 내용이라도 질의 방식에 따라 여론조사 결과는 얼마든지 상이할 수 있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때문에 박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에 대한 여야의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지난 6개월은 원칙과 신뢰를 쌓는 토대를 만드는 기간이었다"며 "역대 대통령들의 취임 초기 지지율이 하락했던 반면 박 대통령은 지난 6개월간 꾸준히 상승했다. 국민들이 원칙과 신뢰의 정치를 지지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지지도가 높다고 해서 착각해선 안 된다. 지지 이유가 분명치 않고 견고하지도 않다. 한마디로 신기루 같은 환상거탑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양승조 최고위원도 "지난 지지율은 정치적 허니문 기간에 나온 국민의 기대심리"라며 "초기 인사 문제나 기초연금 4대중증질환 등 공약 말 바꾸기, 전력대란 세금대란 등 각종 대란이 발생해도 국민 지지가 높으니 괜찮다고 생각한다면 박 대통령은 스스로 수렁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일단 박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장외투쟁을 계속 이어나간다는 입장이지만 새누리당은 결산국회와 정기국회를 앞두고 박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과 장외투쟁을 반대하는 여론조사를 언급하며 민주당을 압박하고 있다.
지지율 질주
장외투쟁도 못 막아
박 대통령의 취임 후 6개월간의 지지율 변화 추이는 그야말로 롤러코스터와 같았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54.8%의 지지율로 임기를 시작했다. 대선 당시 얻은 득표율 51.6%보다 높은 지지율이었다. 그러나 취임 후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가 늦어지고,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와 김학의 법무부 차관 등 장차관후보들이 줄줄이 낙마하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지지율은 급락했다.
3월 마지막주 지지율은 45%대까지 떨어졌다. 4월에는 지지율이 다시 조금씩 올랐다. 특히 개성공단 사태와 관련 박 대통령이 원칙 있는 대북정책을 통해 북한의 도발 위협에 적절히 대처했다는 평가가 이어지면서 보수층의 높은 지지를 얻었다. 5월은 다시 시련의 시간이었다.
원칙 있는 대북정책과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이 교차하면서 5월 첫째 주 지지율은 50%를 넘어섰고 둘째 주 지지율은 취임 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방미 중 성추행사건이 발생하면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5%p 가량이나 급락했다. 이외에도 중국 방문, 증세논란, 국정원 국정조사, NLL 대화록 논란 등 주요 이슈가 떠오를 때마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요동쳤다.
그렇다면 취임 6개월차를 맞이해 국정원 사태와 증세논란 등을 겪으면서도 공고한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박 대통령의 비결은 무엇일까? 우선 많은 정치전문가들은 박 대통령의 지지율 고공행진의 이유로 '원칙 있는 대북정책'을 꼽는다. 실제로 한국갤럽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들 중 28%는 박 대통령의 대북 정책이 가장 큰 이유라고 밝혔다.
사실 박 대통령의 대북정책이 처음부터 큰 지지를 받았던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이명박정부의 대북정책과 다를 게 없다는 평가와 함께 남북대결 구도가 고착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졌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북한의 개성공단 중단 위협 이후 시종일관 단호한 대처로 결국 개성공단 협상 타결을 이끌어 냈다.
그동안 우리나라가 대북관계에 있어 '저자세 외교' 논란을 겪어왔던 것을 감안하면 개성공단 협상타결 과정에서의 북한의 태도변화는 괄목할 만한 성과였다.
박 대통령은 헌정사상 최초의 여성 군통수권자다. 대선기간부터 과연 여성 군통수권자가 제대로 역할을 수행해 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우려의 시각들이 많았다. 그런데 박 대통령은 취임 후 북한의 정전협정 백지화 선언, 개성공단 가동 잠정 중단, 미사일 발사 위협 등으로 이어지는 강도 높은 도발 위협을 겪으면서도 이를 비교적 차분하고 단호하게 대응해 나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점이 높은 지지율의 가장 큰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비정상의 정상화
단호한 대북정책
특히 안보는 보수세력을 집결시키는데 가장 효과적인 이슈이기도 하다. 평소 진보진영의 대북정책을 '북한에게 끌려다니기만 한다'며 비판해왔던 보수진영에서는 박 대통령의 단호한 대북기조를 환영했고, 이를 계기로 보수가 결집하면서 박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을 뒷받침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외에도 박 대통령은 내치에서는 인사잡음과 대선공약 후퇴 논란, 국정원 사태 등으로 마이너스 점수를 받았지만 성공적인 방미, 방중 등 주로 외교적인 부분에서 이를 만회했다는 평가다.
두 번째 이유는 박 대통령의 ‘선긋기 전략’이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 NLL과 국정원 등 각종 정치적 이슈가 부각됐음에도 정치현안과 최대한 거리를 두고 민생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정치전문가들은 "야권이 박 대통령을 집요하게 공격해도 대응하지 않고 민생에만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온 박 대통령의 대응은 일각에선 불통이라며 비판을 했지만 대다수 국민들에게는 정쟁에 휘말리지 않고 안정적 국정운영을 하는 것으로 보인 것"이라며 "박근혜정부 출범 후 연일 이어진 정쟁에 국민들이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