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위협이 날로 극심해지는 가운데 땅굴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 있다.
더불어 땅굴에 대한 위협이 과장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군 당국의 공식 입장은 “남침 땅굴은 휴전선 인근에서나 가능하지 후방까지는 들어와 있지 않다”이다. 하지만 땅굴을 찾는 민간인들은 1998~2000년 민간인들이 시추해 땅굴이 있음을 확인했다는 것을 근거로, “후방까지 이미 깊숙이 들어와 있다”고 확신한다.
땅굴 존재의 시각차이만큼, 땅굴의 위협에 대한 시각차이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땅굴은 출구가 발각되면 아무런 쓸모가 없으므로 북한이 땅굴에 매달릴 이유가 없다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이는 땅굴의 전략적 목표를 몰라서 하는 어리석은 소리라는 반박도 있다.
10여년간 민간인 땅굴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진철 목사(남침땅굴을찾는 사람들 대표)로부터 북한의 남침 땅굴에 대해서 들어봤다. 김진철 목사는 17일 땅굴전문가 이종창 신부와 함께 TV 조선에서 북한의 남침땅굴의 실태에 대해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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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철 목사. |
-땅굴은 어디까지 들어와 있다고 보는가?
“2003년도에 경기도 화성에서 직접 땅굴 의심지역을 절개했다. 당시 폭음이 신고 된 지점을 지하 수십미터까지 파내려가서 노끈, 베트남산 호미, 북한 건전지 등 증거물도 입수했다. 하지만 당국에서 덮어버렸다. 땅굴은 아마 100km이상 남쪽으로 이미 들어와 있다고 본다. 북한 특수부대 출신 탈북자의 증언에 의하면 250km까지 들어와 있다고도 한다”
-땅굴이 무서운 이유는?
“땅굴은 계속 사용하는 전술 도구가 아니다. 북한의 4대 전술은 기습과 속도전 게릴라전 인질전략이다. 정규전으로는 전력차가 너무 나서 남북대결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기습에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땅굴이다. 공기부양정 AN2 글라이더로 기습한다고 하지만, 우리군에는 섬멸 수단이 있다. 한 번에 침투시키는 인원도 고작 수십 명 정도다. 땅굴은 한시간에 1000명은 물론 1만 명도 나올 수 있다. 전국적으로 동시에 나오면 10만 명도 나온다. 더욱이 어느 구멍으로 나올지 모른다. 기습으로 땅굴만큼 좋은 게 없다”
-땅굴입구를 메우면 된다는 주장이 있는데?
“가장 코메디 같은 주장이다. 땅굴의 수단은 기습이다. 한번 기습으로 전술적 목표를 파괴하거나, 요인암살, 후방교란 등을 통해 전략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어디인지도 모르고 이미 북한군이 나와 우리 후방을 유린한 뒤에 막은들 무슨 소용인가?”
-그럼 땅굴로 기습을 한다면 북한군은 어떤 전술을 쓸 것으로 보나?
“난 군사전문가는 아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자. 우리가 북한이라면 전쟁을 오래 끌면 안 된다. 남한에 외국인이 130만 명쯤 된다. 중요한 산업시설도 있지만, 일반 외국인들, 외국의 요인들, 외국인 관련 시설을 인질로 삼으면 그게 바로 돈 안들고 효율적으로 하는 전쟁이 된다. 보스턴 테러와 비교할 수 없는 공포, 몇 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은가? 동시 다발로 외국인을 인질로 삼고, 전술적으로 북한의 주장을 대내외에 펴는 선전술을 가동하면 세계 여론이 악화될 것이다. 처음엔 북한을 비난하지만 시간이 계속되면 협상론이 우세하게 되고 결국엔 우리가 지는 것이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가?
“땅굴전문가 이종창 신부나 민간인들이 수십년간 남침땅굴을 찾고 있고, 발견한 것도 있다. 이종창 신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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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년 경기도 연천군 백학면 구미리, 아미리 일대서 민간인들이 발견해 촬영한 땅굴 내부 사진. |
제2땅굴을 발견하기도 했다. 우리가 아무리 경고해도 당국은 ‘신부가 미신적인 방법으로 땅굴이 있다’고 허황된 주장을 한다며 묵살한다. 그럼 땅굴이 있는 것으로 밝혀진 곳을 실제 절개해서 우리 주장이 맞는지 안 맞는지 확인하면 간단하다. 2000년도 연천군 백학면 구미리, 아미리 지역에서 땅굴이 발견됐다. 김대중 대통령 방북을 앞두고 당국이 묵살해버렸다. 지금 그 현장을 다시 절개해 우리 주장이 틀린 게 밝혀지면 ‘남침땅굴을 찾는 사람들’ 사이트도 폐쇄하고 더 이상 땅굴 주장을 안 하겠다. 확인되면 당국은 빨리 후방 깊숙이 와 있는 땅굴들을 찾아내는데 국력을 쏟아야 한다”
-북한이 땅굴을 이용할 것이라는 증거는 무엇인가?
“월맹이 판 250km의 땅굴로 월남이 패망했다. 김일성도 1968년 땅굴 하나가 핵폭탄 열개보다 낫다고 말했다. 미리 파 놓으면 전시에 수십 배 활용가치가 높다고 했다. 정규전이 어려우면 기습과, 게릴라전밖에 없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런데도 정치인 국방부 국민들은 아직도 땅굴에 대해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제 땅굴이 이제 공론화된 것만으로도 큰 진전이다. 이제 국방부도 민간인 주장을 묵살하지 말고 민간인이 지목한 곳을 시추해서 발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