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미국에 있는 세계 최고의 격투기 단체 UFC에서 수년간 챔피언으로 있는 조르쥬 생피에르라는 선수가 챔피언 타이틀 방어전을 치루었는데, 그 때 입고 나온 도복이 한국에서 큰 이슈가 되었다. 도복의 디자인 도안이 욱일승천기의 문양이었던 때문이다. 그걸 두고 네티즌들이 광분해서 각종 격투기 전문 커뮤니티와 해당 뉴스 댓글은 물론, 일베 등의 일반 커뮤니티에서 난리가 났던 모양이다. UFC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정찬성이라는 한국인 선수는 트위터를 통해 챔피온 생피에르를 향해 '정신차려'라고 쓴 소리를 날렸다고 한다. 이에 대해서 반응이 없자, 영어를 잘 하는 지인의 도움을 받아서 장문의 편지를 보냈고, 결국은 사과를 받아냈다고 한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정찬성 선수가 잘 했다고 생각할 테지만, 나는 한국 선수가 너무 과민반응을 했다고 생각하며, 오히려 생피에르에게 무례한 짓을 저질렀다고 생각한다. 북미나 중남미, 유럽등에서는 태양이 뻗어 나오는 문양은 오래 전부터 디자인으로 사용되던 일반적인 문양이다. 그걸 생피에르가 일본의 제국주의와 연관되어 생각했을리 만무하다. '정신차려'라는 무례한 언사를 들을 하등의 이유가 없다.
 

나치의 문양과 욱일승천기의 문양을 동일시하는 것에도 나는 동의하지 못하겠다. 나치는 아우슈비츠에서만 400만을 학살한 정권이었다. 어찌 제국주의 식민지배의 역사와 동일시한다는 말인가? 식민지배 자체를 문제시하여 욱일승천기의 사용을 금지해야 된다는 논리라면, 전세계의 대부분을 지배했던 영국의 국기는 왜 금지를 하지 않는 것이며, 식민지배에 동참했던 스페인과 포르투갈, 독일, 프랑스, 미국의 국기는 왜 금지를 시키지 않는 것인가?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일본의 국기는 1845년 막부시대에 만들어졌으며, 얼마 후 일본에서 메이지유신이 일어난 이후 일본의 해군기로 욱일승천기가 사용되었다고 한다. 즉, 욱일승천기는 일본의 국기와 동일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일본의 국기를 거부한다면, 그건 일본이라는 나라를 거부하는 것이다. 일본을 거부하면서 어찌 일본과 교역을 한단 말인가? 정찬성 선수의 발언 이후, 일본의 어떤 격투기 선수가 반발하였다고 한다. 욱일승천기는 그런 의미가 아니라는 뜻으로 발언했다고 하는데, 아마도 대부분의 일본인들도 그렇게 생각하지 싶다. 나치문양은 독일인들도 싫어한다. 하지만, 욱일승천기를 싫어하는 일본인들은 거의 없다. 그리고, 태양이 뻗어나오는 디자인은 일반적인 디자인 문양이다. 이를 욱일승천기와 연관시켜서 매국노로 몰아가는 것이 과연 정당한 것일까?
 

이런 분위기에 편승한 기자들이 거리에 있는 각종 상점들의 간판까지 문제를 삼고 있다고 한다. 태양이 뻗어나오는 문양의 디자인이 들어있는 간판들이 보이면 모조리 마녀사냥의 타겟이 되고 있는 모양이다. 여기에 부화뇌동하는 네티즌들은 그 상점이 어디에 있는 어떤 상점인지 인터넷에 공개하자고 난리를 피우고 있다. 과대망상 피해의식 환자들이 아니고선 어찌 이런 짓을 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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