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해군의 고속단정, 여기도 돈 빼 처먹나?

우리나라 옛 속담에 “귀신이 씨나락 까먹는 소리를 한다.”라는 말이 있다. 즉 말도 아닌 소리를 한다는 것을 낮추어 말하는 것이리라. 이 속담 속에는 아무리 영악한 귀신이라도 다음 해에 중요한 농사 밑천인 남의 집 씨나락을 까먹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한다. 그런데 하물며 사람이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존립이 걸린 무기관련 제품을 가지고 귀신이 씨나락 까먹는 짓을 한다면 절대로 용서를 해서는 안 된다.

1척에 10억이나 하는 최신 고속단정이 잦은 고장이 나 불량엔진을 사용한 의혹이 제기되었다. 천안함 피격사건 이후 우리 해군이 한 척당 10억 원이나 하는 특수 고속단정을 도입한 모양인데 이 고속단정에 중고 불량 엔진을 썼다는 의혹이 발생하고 실제로 고장이 많은 사실이 확인되었다. 2011년 해군이 도입한 대잠용 특수 고속단정이 잦은 고장이 발생하는 것은 몹시 불안한 일이다. 국방에 사용하는 무기류를 가짜나 불량품을 구매한다면 그런 범죄를 저지른 자들은 법정 최고형에 처해져야 한다.

그런데 보도 내용을 아무리 보아도 해외에 있는 회사의 제품인지 그리고 한국에 있는 어느 방위산업체가 생산한 것인지 밝히지 않아 많은 것을 숨기고 있는 것 같다. 수중음파탐지기에 소형폭뢰까지 장착해, 한 척에 10억 원에 달하는 최신 장비가 실전에 사용하기도 전에 잦은 고장이 난다는 것은 보통 문제가 아니고 따라서 유사시에 많은 군인들의 생명을 잃을 수 있다. 3년간 고속단정 16척에서 모두 62번 고장이 났다고 하는데 한 해 평균 20차례나 고장이 난 것이고 한 번이라도 고장이 안 난 고속단정은 한 척도 없다고 한다.

그런데 제조업체의 해명은 수상하다. 즉 정비 수요가 많으니까 그럴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지만 해군이 사용하는 고속단정이 자주 고장이 난다는 것은 말도 아니고 부정한 뇌물수수를 의심케 한다. 특히 배의 심장부라고 할 수 있는 엔진 계통에서 고장이 잦았다는 것은 문제가 심각하다. 주 엔진은 물론, 엔진과 연결된 추진기와 스큐류에서 발생한 고장이 37건으로, 전체 고장의 절반을 넘었다.

이에 대해 해군과 제조업체는 "고속단정을 많이 쓰다 보니 고장이 잦은 것뿐이며, 엔진에는 문제가 없다"고 똑같은 해명을 했다. 해명이 똑같은 것도 수상하고 군수품을 가지고 뇌물을 수수하거나 장난을 치는 일은 국가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고 군인의 생명을 대가로 일어나는 큰 사건이다. 경찰은 고장이 잦은 것은 제조업체에서 신형 엔진 대신, 상태가 불량한 중고 엔진을 장착했기 때문인 것으로 의심하고 있으며, 엔진 가격을 원가보다 2배 이상 부풀려 납품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앞으로 해군과 방위사업청 그리고 국방기술품질원은 무기관련 장비를 구입할 때에는 내일 전쟁이 일어난다는 전제하에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 전쟁이 나지 않는다는 전제를 한다면 군인도 무기도 필요 없다. 아무리 황금만능 사회라 해도 전시에 사용하는 군사장비를 구매할 때 추호도 부정한 짓을 하지 않아야 하고, 관리를 책임진 자들 역시 임무를 철저히 수행해야 한다. 국방관련 부정부패는 더욱 엄정하게 수사하여 다른 범죄보다 몇 배의 가중처벌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