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여러분께 인사드립니다.

 

저는 저의 아빠 김영오의 덕분으로 유명해진

세월호 사망자 중 하나인 단원고 학생 김유민입니다.

그런데 죽은 자가 산 국민에게

안녕을 묻는 인사가 어째 어색하기만 합니다.

 

저는 사실 아빠를 잘 모릅니다.

그는 그냥 호적상 아빠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너무 어릴 적에 엄마와 함께 헤어지고

클 동안 아빠라는 존재를 거의 본 기억이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동생 유나와 엄마 그리고 외할머니와 살았습니다.

家長이 없는 가정에서 엄마는 식당 일을 다니고

외할머니는 페인트를 칠하는 고된 일을 하셨습니다.

生計는 어려웠으나 저의 네 식구는 화목했습니다.

 

그러나 그날 4월 16일입니다.

제주도 수학여행 길에서

저와 친구들은 그만 이 세상을 떠나야 했습니다.

그냥 시키는대로만 했는데 그렇게 되었습니다.

배 안에서는 船長이 대통령 아닙니까?

누가 대통령의 명령을 거역하겠습니까?

그때 선장이 "탈출하라!" 이 한마디만 했으면

우리는 거의가 다 살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세상은 그 해운사와 선장의 책임은 뒷전에 두고

애꿎은 대통령과 정부를 나무라며 난리를 치는지

저는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알 수 없는 건 또 있습니다.

저의 아빠라는 김영오입니다.

그는 무슨 자격으로 斷食을 하며

저의 이름을 팔아 먹습니까?

저는 아닙니다.

김영오는 저와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그는 저를 고아원에 보낸다고 했던 인간입니다.

저는 그의 이 말에 憤怒합니다.

"사랑하는 딸에게 해 준 것이 없어 한이 맺히고

억장이 무너지기 때문에 목숨을 바쳐 싸운다."

저는 그에게 이렇게 말해 주고 싶습니다.

"그럴 힘이 있으면 그 십분의 일만으로

평소 자식에게 해 주었다면 願이 없겠다."

그의 말은 완전히 립써비스입니다.

 

그는 이런 말도 눈 하나 깜짝 않고 했습니다.

"나는 딸에게 해 준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생각만하면 罪人이 된다."

김영오 씨!

입이 있다면 말은 바르게 합시다.

당신은 내가 태어나면서 벌써 죄인입니다.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합니까?

 

그는 더 점입가경(漸入佳境)입니다.

"저는 보상금 10원도 필요 없고

딸이 왜 죽었는지를 밝혀내는 게 우선이다."

제가 죽은 이유는 천하가 다 압니다.

해운사가 원인을 만들었고

선장의 판단 착오로 저희들이 탈출할 기회를 잃은 것입니다.

그의 말은 사실관계가 틀렸고

그의 意中은 다른데 있는 것입니다.

혹시나 모를 유가족 자격의 缺格사유를 돌파하고

보상금도 남보다 더 받으려는

음흉한 속내가 훤히 보이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쉽게 이야기하자면

"딸 죽음 팔아먹기"인 것입니다.

 

우리는 죽었으나 하늘나라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너무나 억울하고

저희들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아직도 구천(九泉)을 떠돌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영혼이기 때문에

산 자의 心中을 드려다 보는 능력이 있습니다.

김영오는 철저한 僞善者입니다.

생활이 어려워 양육비 20만원이 없었다?

그렇다면 노조 조합원 가입비는 어떻게 냈는지 묻고 싶습니다.

그때는 몰랐는데 딸이 죽고나니 사랑이 북받쳐 올랐다?

만일 내 동생 유나까지 죽으면

그 놈의 사랑에 까무러쳐 졸도(卒倒)하겠습니다 그려!

 

지금 당신이 하고 있는 단식은 가짜가 맞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앞에서 말했듯이 영혼이기 때문에 압니다.

그만 하시기 바랍니다.

그것은 당신 그리고 저의 가족과 국민

즉 나라 망신이기 때문입니다.

 

끝으로 한 마디만 더 합니다.

당신도 죽으면 저와 만나겠지요.

그때 제가 당신이 아닌 아빠라고

부를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렇게 되기를 바라며

저는 혼자 속으로 조용히 "아빠"를 부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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