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유성 해외 출장 논란을 빚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 의 일부 의원들이 비판 여론을 의식해 당초 일정보다 앞당겨 귀국했다.
예결위의 민주통합당 간사인 최재성 의원과 예결위원인 민주통합당의 홍영표 의원은 지난 6일 서둘러 귀국하며 “박물관 관람 일정 하나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전부 공무 관련 일정이다. 다만 예산 관련 업무가 아닌 저개발국가 원조 프로그램과 세계유소년축구연맹 설립 관련 공무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최재성 의원은 공무를 위한 해외 출장에 부인을 동반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 의원 측은 “‘보기에 좋지 않다‘는 지적에는 할 말이 없지만 개인 비용을 들여 간 것”이라고 밝혔다.
두 의원은 이번 사건뿐 아니라 친북성 발언으로 이전에도 물의를 빚은 전력이 있어 누리꾼들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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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민주통합당 간사인 최재성 의원이 28일 오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새해예산안과 관련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금은 잠정 타결이라는 말을 쓸 수 있는 단계는 아닌 것 같고, 큰 흐름이 잡혔다"고 밝히고 있다. 2012.12.28 ⓒ 연합뉴스 |
민주당 최재성 “일부 귀족 탈북자들이 쓰레기 정보를 양산하고 있다”
최재성 의원은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출신이다. 전대협은 주체사상파 학생운동의 주축이었으며 1989년에는 당시 대학생이던 민주통합당 임수경 의원을 평양에 불법 방북시키기도 했다. 이후 규모가 커진 전대협은 1993년 5월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으로 이름을 바꿨으며 연세대 농성사태를 계기로 대법원으로부터 이적단체 판결을 받게 된다.
최 의원은 작년 6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귀족 탈북자들이 쓰레기 정보를 양산하고 있다”며 탈북자들의 증언을 모두 믿을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탈북자를 ‘탈북귀족’과 ‘일반 탈북자’로 나누어 갈등을 유발하기도 했다.
이에 탈북단체들이 줄지어 반박하자 최 의원은 다음날 다시 기자회견을 열어 “일부 탈북 귀족들이 현 정권의 냉전정책을 확대 재생산시키는 앞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통합당 임수경 의원이 탈북자 백요셉 씨에게 “변절자”라며 폭언을 내뱉은 사건에 대해서 “임수경 의원과 백요셉 씨의 다툼은 조작적 냄새가 짙다”며 “녹음을 왜 했는지 분명한 이유를 밝혀야 하며 백씨가 해당 술집을 평소에 출입했었는지도 밝혀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탈북자에 대해 다소 냉대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다. 2008년 민주당 대변인을 지내던 당시 대북전단을 살포한 탈북단체를 비하하는 논평을 내놓기도 했다. 최 의원은 북한 인권단체를 향해 “보수단체라고 하기도 어려운 매국 단체”,“남쪽에서 이런 황당한 일을 하며 사고 치라고 따뜻하게 맞아준 것이 아니다”고 비난했다.
북한인권법안을 ‘삐라지원법’으로 격하하기도 했다. 최 의원은 “북한인권 증진법이 남북관계를 도탄에 빠뜨린다”고 주장하며 이명박 정부를 향해 “정말로 이 정부는 미친 정부”라는 말까지 서슴치 않았다.
북한 동포를 바라보는 시각이 김씨 일가의 것과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탈북단체를 “매국 단체”라고 주장한 최재성 의원은 공식석상에서 북한을 비판한 적이 없다. 오히려 북한인권법 제정 항의 서한을 미국에 전달하고 천안함 폭침에 대한 대북규탄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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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환노위 민주통합당 간사인 홍영표 의원이 24일 오후 국회 환노위 회의실 앞에서 김재철 MBC사장 청문회 요구 등으로 인한 국감 파행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2.10. 24 ⓒ 연합뉴스 |
민주당 홍영표 “지금이 무슨 반공시대냐.” 김신조 루트 안보 체험장 철거 촉구
함께 출장을 간 민주통합당의 홍영표 의원 역시 같은 비판을 받고 있다. 홍 의원은 지난 2011년 ‘김신조 루트’에 설치된 무장공비 밀랍인형을 겨냥해 “지금이 무슨 반공시대냐. 국립공원은 도대체 제정신이냐. 즉각 철거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서울 은평경찰서가 ‘안보 체험장’을 만들자고 건의해 설치했다”고 해명했다.
역사는 되새겨 기억하지 않으면 잊혀지게 마련이다. 북한의 무장공비가 서울 한복판에 들어와 청와대에 침입하려 한 것은 대한민국 건국 이래 손에 꼽을만한 대사건이었으며 북한의 주요 도발사 가운데 하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영표 의원은 “반공시대가 아니다”고 주장하며 밀랍인형 설치를 반대했다.
우리나라는 80년대 후반부터 공산국가와 수교를 맺으며 반공시대를 벗어났으나 시대에 관계없이 북한의 도발은 계속되고 있다. 홍영표 의원의 이러한 ‘안보 불감증’ 발언이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불과 1년도 지나지 않아 나온 것이기에 그 파장은 더욱 컸다.
최재성 의원은 “지금 대한민국의 종북 논쟁은 실체가 없다. 정치권에 종북이 누가 있느냐” 며 “이명박 정부가 비리나 민간인 불법사찰의 이슈를 종북 국면으로 전환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영표 의원 못지 않은 안보 불감증이다. 최재성 의원은 주체사상파의 주축이던 전대협 출신이다. 그런 최 의원이야말로 종북주의자를 가장 잘 아는 사람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 의원은 “종북이 누가 있느냐”고 되물어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논란의 중심이 된 최재성, 홍영표 의원은 지난 6일 귀국했으며 새누리당의 김학용, 김성태 의원은 9일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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