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로 돌아 온 교황.

한 짐이나 되는 용왕 님 사제복을 벗고

싫었던 것들을 만진 손을 소독 하고

내일은 또 무엇을 만져야 하나?

작은 차에 몸을 넣느라 죽을뻔 했네.

의미도 모르는 한국어를 외어야 하고

아이를 입맞춤하고 생각난 건

공항에 내리고 땅키스를 잊었네!

갈 때 하면 되나?

시복식은 실내에서 하면 되는데

웬 땡볕 광장으로 끌어내 난리법석.

세월호는 교통사고로 아는데

대한민국은 그것을 국가비상사태로 인식하네.

왜 그걸 나한테 치유를 부탁해?

내가 뭘 안다고.

내일은 또 무엇을 만져야 하나?

내일은 또 무슨 메세지를 날려야 하나?

내일은 또 손을 얼마나 흔들어야 하나?

내일은 또 얼마나 걸어야 하나?

싫다 싫어 빨리 떠나고 싶다.

교황청에 돌아가 용왕 님 사제복을 벗고

다리 쭉 뻗고 싫컷 자고 싶다.

밀린 양주 먹고 담배도 피고.

대한민국은 웬 주문이 그렇게 많나?

다시 오고 싶지 않은 대한민국.

내가 다시오면 교황도 아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