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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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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湖島 작성일12-09-13 07:23 조회3,844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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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타(Pieta)!
치과로 가는 길에 일 년에 두서너 번 만나는 인간으로부터 심심하니 영화를 보러 가자는 전화를 받았다. 전화기를 끄고 치과 치료 의자에 뒤로 젖혀 누웠다. 턱을 들고 입을 딱 벌린다. 요란한 참매미 소리처럼 이빨을 갈아붙이는 동안 나는 ‘석굴암 본존불’의 영상을 내 머리 속에 붙들어 메기위해 주먹을 쥐고 있었다. 연이어 잇몸치료를 한다며 두어군데 마취 주사를 놓았다. 치료를 마치고 일어 설 때쯤 오른쪽 입술 주위와 턱주가리가 휑하니 어디론가 사라진 것 같았다. 나는 내려오면서 또 내 소년기의 추억 속에 찍혀있는 석굴암 본존불을 눈을 깜박이며 떠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도로상에는 한시도 변함없이 생존의 아귀다툼이 벌어지고 있었고, 우리는 도킹을 했다. 지하철을 타고 도심의 H시네마로 향했다.도대체가 한 영화를 보기위해 극장을 찾은 것이 얼마나 수많은 시공이 스러져 가버렸든가.

피에타!
나는 전혀 스포 없이 들어갔다.
대형 화면에 서라운드 음향이 마치 도둑놈 굴 안 같은 내부의 어둠과 화면의 칙칙함을 압도한다. 두꺼운 얼음장이 왕창 내려앉는 듯 대뜸 기겁하고 나자빠질 욕설과 고함소리로 관객에게 인사를 건넨다. 음, 그렇군! 그간 얼마나 허접 쓰레기로 필연적인 시대문화의 전환의식으로부터 배제되고 먼 문화의 천애고아로 왔던 것일까?
음, 참 난해하게 시작하네. 옆자리에 앉은 중년 여인이 느닷없는 상황 설정의 반전을 수용하지 못하겠다는 무의식적인 기형성에 부딪힌 한숨으로 의미파악이 안됐지만 짧은 경멸 소리임은 분명했다. 그리고는 단박에 그 내용의 전개에 학습효과로 조용해 져 버렸다.

피에타!
스토리텔링-버려진 젊은 늠(이정진 분)이 사채시장의 잔혹한 수금(채권회수)을 위한 악령으로 출몰하여 바닥을 치며 살아가는 밑바닥 인생들의 이바구다. 그리고 어머니(조민수 분)로 대입 되는 망토를 걸친 여자와의 별반 연결점이 모호한 사건전개. 엄마가 불러주는 자장노래... 의 구도는 유아적 감성을 끄집어 내려는 유치함에 영상분위기를 비웃게끔 추락시키고 못내 부끄럽다. 극악무도 하고 욕설의 고질화로. 뭘- 거기에 썩어 먼지 풀풀 나는 휴머니티의 천박한 낭만주의의 전환 따위는 더럽게 악취를 풍겨 내고 있다. 파멸과 좌절의 진열장 안 풍경 같은 거다. 뭐 가슴에 와 닿는 진솔한 리얼리즘이라도 있는 기가?

엄따! 벨로 없다. 더러운 먼지 같은 추악한 현실의 인위적인 의미 왜곡을 영상이란 분위기의 불럭으로 조립연결 한 것이란 것에 접근한다. 반전에 반전을 휘둘러대며 냉혹 잔혹 의 표현 기법, 그 내용적 성격도 진부하다. 특질적인 욕설과 잔혹함으로, 대한민국 서울 청개천에 설정된 어느 골목 풍광을 봤다! 제작의 동기부여 연결은 에피타의 조상(彫像) 신화를 의제하여 세팅 해 따라 간거로군.

아, 그기 무슨 짐승 같은 본능이라고 보기도 그렇고-생각하는 동물? 영화예술 참 좋은 거다. 독특한 형식미와 연출력, 예술성, 완성도가 황금사자상을 수상하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요란하니, 아 영화예술에의 감각과 이해 궁핍의 비천함이여! 사물과 상황에 자기 도취적 불경의 죄를 뒤죽박죽으로 구겨 넣어 의미를 부여 해놓고 자본주의에 맹공을 밑에 깔았다.
영화가 엔딩을 선언하고 불이 들어왔다. 관객이 18명인가 19 정도다.

그 무더운 여름날에도 내복을 입고, 헤헤 그리며 웃던 친구 녀석과 모처럼 도심 식당에서 술잔 없이 곰탕 한 그릇씩을 퍼먹었다. 환승 지하철역에서 출입구 찾는 두늠의 자화상이 애처롭다.

피에타!
“열려라!”라는 복음서의 의미라고. 예수께서 귀먹고 벙어리인 사람에게 귀에 손을 넣고, 또 손에 침을 발라 혀에 대고 말씀함으로서 귀를 열게 하고 혀를 풀리게 하였다고 한다.
나는 귀가하여, 피에타를 다시 머릿속의 기억 필름을 돌려가며 해석의 불안정성을 음미해 봤다. 황금사자상에 내가 말려 들어갔나?
시빨! 좃도!(영화 속에서 뻑하면 튀어 나오는 소리다) 모르는 새끼가 영화평을 해?

시상식에서- 의도된 ‘아리랑’은 뭐꼬? 글고 맨발에 구두 뒤축을 구겨 신고 들어가는 것도 셀프연출이가?
김기덕 감독, 좀 좋은 영화 만들기 바란다. 끈기와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영화에 대한 순수한 열정의 에너지를 불태우기 바라며 시끄러운 위선자들에게 아부하지 말기를 바란다. 그럴려면 돈 쫌 챙겨갖고 차라리 조용한 산골짜기에 들어가 삶의 원초적 양상에 성실하기를 바란다.

한때 영화에 미치지 않은 사람은 드물 것이다. 지금도 괜찮은 영화에 감동한다. 나는 지워지지 않은 먼 추억의 영상을 내 머리 속에 감춰 두고 있다. 내가 본 귀 감독의 영화는 감동이 없다. 그래도 예술라고 한다하면 할 말 없어야지! 감동에 무슨 객관적이 기준이 있겠나? 같은 현상을 경험하고도 자신의 감각과 감성, 혹은 지성이 필요로 하는 부분만 선별하게 될 뿐이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암흑의 존재라고 했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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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영화제라는 것에는 로비스트가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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