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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빛 사과 - 탈북 여인의 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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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2-06-01 11:10 조회7,166회 댓글1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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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빛 사과 - 수기

백성들이 굶어 죽고, 병들어 죽고, 강 건너다 죽고, 붙잡혀 죽고 있다.

탈북자 김영옥

6월 초, 공장의 모내기 동원에 딸을 보냈다. ‘동원에 나가면 쌀죽이라도 먹겠지’ 하는 생각에 보낸 것이었다. 그런데 일주일도 안 되어 작업반장이 딸을 데리고 집에 나타났다. “현희가 열이 심해서 3일째 아무것도 못 먹는데 집에서 잘 간호해 주세요.”

이불을 펴고 딸을 자리에 눕혔는데 온 몸이 불덩이 같았다. 체온계로 열을 재니 눈금이 42도까지 있는데 눈금의 숫자가 더 없어 못 올라갔다. ‘파라티푸스’였다. 이북에서 숱한 생명을 앗아가고 또 그 후유증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장애자가 되었다. 돈 만원은 있어야 치료할 수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하랴.

내가 병원에 찾아가 딸을 입원시키겠다고 하니 의사선생님 하시는 말씀이 병원에 ‘파라티푸스’ ‘장티푸스’ 등 옛날에는 알지도 못하던 병들이 많이 발생하여 침대가 없어서 입원을 못시킨다고 했다. 또 치료약도 본인이 구해 와야 하며, 식사도 집에서 날라 와야 한다는 것이다. 아니 그럴 바엔 집에서 치료하지 이게 무슨 병원이란 말인가?

나는 절망을 안고 힘없는 발길을 집으로 돌렸다. 설상가상으로 산에 가서 나무를 해다 팔아 약 값을 구해 보겠다던 남편이 집 나간 지 3일 만에 알지도 못하는 분의 부축으로 집 문턱을 들어서는데 나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사람이 아니라 백골이 들어오고 있었다. 눈이 확 꺼져 들어간 것이 산 사람이 아니라 산 해골이었다.

나무하러 간 사람이 오지 않기에 근심만 했었다. 산에서 굴러서 의식을 잃은 채 3일 동안 아무것도 못 먹고 있다가 천행으로 나무하러 왔던 분이 발견하고 집까지 데려 온 것이었다. 그날부터 나는 남편의 대소변까지 받아내며 환자 둘을 눕혀놓고 힘든 나날을 보냈다.

딸은 고열로 입술이 다 마르고 목이 타 들어가 물 넘기기도 힘들어 했다. 그렇다고 내가 옆에 붙어서 환자만 간호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나는 장마당에 나가 뭐라도 팔아서 약과 먹을 것을 사와야 했다. 쌀은 비싸서 살 엄두도 못 내고 한 그릇에 10원씩 파는 밥 한공기를 사다가 물을 넣고 끓여서 멀건 죽을 쑤었다. 미음도 넘기기 힘든 딸에게는 한두 숟가락 넣어 주고는 밖에 나갈 때는 수건을 찬 물에 적셔 입에 물려주었다.

나는 옷가지들을 팔기 위해 장마당으로 나갔다. 언젠가는 시집 갈 딸의 혼숫감으로 마련했던 물건이다. 지금 팔려고 해보니 절반 값이 아니라 십분의 일에도 잘 팔리지 않았다. 혼수상태에 있는 딸에게 열이 잘 내린다는 ‘신토미찡’과 중국 약을 사먹였건만 아무런 효험이 없었다.

사과만 찾으나 가을이라 10원하던 사과를 30원에 부른다. 할 수없이 집에 가서는 딸에게 장마당에 사과를 팔지 않는다고 거짓말하고는 아이스크림 한 개를 사다가(10원) 물려주었다. 지금도 그 때 일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열은 벌써 일주일이 되어가는데도 내리지 않았다. 나는 당황스럽고 어찌할 바를 몰라 자꾸 눈물만 쏟아졌다.

장마당에서 딸이 ‘파라티푸스’로 사경을 헤맨다고 하니 한 아주머니가 자기도 그 병에 걸렸었는데 민간요법으로 고쳤다며 방법을 알려주었다. 나는 아주머니가 알려준 대로 녹두 한홉과 오징어 세 마리를 사가지고 와서 푹 끓여 그 물을 딸에게 먹였다.

이튿날 저녁까지 네 번 먹였는데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더니 코피를 쏟기 시작하였다. 이불을 미처 치우지 못해 이불에도 숱한 코피를 쏟았다. 나는 속으로 코피가 나왔으니 이제는 열이 내리겠구나 생각하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런데 선지 피 덩어리가 물컹물컹 나오는 것이 아닌가.

나는 더럭 겁이 났다. 다행히 열은 내리기 시작했다. 이제 입맛을 돋구워야 살겠구나 하는 생각에 장마당으로 나가면서 남편보고 무엇을 먹고 싶은가 물어보았다. 된장국이란다. 딸은 대답을 하지 않는다. 나는 그동안 사과 사달라던 것을 안 사주어 삐졌는가 생각하고 딸을 흔들면서 뭘 먹고 싶은가 물으니 “엄마, 하나도 들리지 않아” 라고 했다. 이 무슨 날벼락이란 말인가.

나는 딸을 와락 끌어안고 통곡하였다. “어떻게 귀머거리로 살아가겠니? 시집은 어떻게 가며 어미 죽은 후에는 누가 너를 돌봐 주겠느냐?” 둘이 껴안고 대성통곡하였다. 누구에게 이 고통을 전하고 위로받아야 하는가. 이렇게 다 죽어야 하는가. 나는 이 글에서 아들의 죽음은 쓰지도 않았다.

20대 처녀 시절에 벌써 생리가 없어지고 가슴이 작아져 붙는 것이 오늘의 북한여성들의 모습이다. 딸도 중국에 들어가 한 달 동안 밥을 제대로 먹으니 약 하나 쓰지 않고도 귀가 열렸다. 북한은 백성들에게 밥 한 공기도 먹이지 못한다. 백성들이 굶어 죽고, 병들어 죽고, 강 건너다 죽고, 붙잡혀 죽고 있다.

탈북자 김영옥(가명)

댓글목록

김종오님의 댓글

김종오 작성일

글 내용이 진실일 것으로 믿고 있다. 아마 그럴 것이리라.
그러나, 집으로 데려온 불덩어리 같은 딸을 "체온계로 열을 재니 눈금이 42도...."라는데서 윗 글의 믿음이 반감(半減)돼 버렸다. 아니 불신(不信)하기에 이르고 말았다. 적어도 내 시각으로는 그렇다는 것이다.
모내기에 동원된 북녘의 밑바닥 인민들도 누구나 쳬온계를 가지고 있다면, 무엇을 의미 하는가?

경기병님의 댓글

경기병 댓글의 댓글 작성일

저 역시 비슷한 독후감입니다.
본문중 체온계 얘기가 상황에 맞지 않게 생뚱 맞은 데가 있습니다....
하지만 수기를 쓴 사람의 진정성을 믿는다면 체온계 얘기도 믿어야 겠죠.

푸른산님의 댓글

푸른산 작성일

김종오님 뭔소리요? 막대 온도계 우리나라에서 천원이면 사는데...세상물정모르시네...

심심도사님의 댓글

심심도사 댓글의 댓글 작성일

푸른산님!!!
그럼
북한에서는 북한돈 1원이면 체온계를 살 수 있겠네요????
왜냐구요???
한화(우리나라. 남한돈)와 북한돈의 차이가 천배 가까이 난다는 사실은 아시고 계신거유????
모르신다면, 책 좀 더 탐닉하셔야 겠습니다 그려.....
그리고 지박사님께서 집필하셨다고 해서 모든게 진실이다?????
저도 거기에는 동의하지 못합니다

김종오님의 댓글

김종오 작성일

푸른산님, 뭔 소리요?
풀죽도 못 먹어 굶어 죽는 인민이 300만명이라는 북한땅에, 뭐 천원 짜리 막대 온도계가 어떻다구요?
그래, 세상물정 아는이가 겨우 남북의 1천원짜리 온도계 대비(對比) 얘깁니까?
탈북자 40만명- 행불자 20만명- 정치범수용소 27 만명이라는, 그래서 쌀 한 줌, 보리죽 한 그릇도 없다는 북한땅에 집집마다 1천원짜리 온도계가 있다고요?
북한이 세계 유일의 막대 온도계 생산국가라 해도 이건 어불성설입니다.
이 얘기엔 지나가던 개도 웃지 않을 겁니다.

최고봉님의 댓글

최고봉 댓글의 댓글 작성일

체온계하나로 북한전체를 평하기엔 좀그렇다고 봅니다 가낞다고 체온계하나 없으란법은 없지 않습니까? 김종오님의 수기에대한 반론제기에 탈북자들에 물어밨더니 아래와같은 답변을 해주시더이다//
-------------------------------------------------------------------------------------------------------------------------------------

제가 2002년 7월, 경제조치이전에는 회사에서 일한 한 달 월급이 40원이었습니다. 그때 재래시장(북한표기: 농민시장)에서 쌀 1킬로그램에 40원을 했죠. 결국 저의 한 달 월급이 쌀 1킬로그램밖에 사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님이 궁금해하신 사과 한 알에 무산재래시장에서는 15원을 했습니다. 따라서 제대로 자라지도 못한, 또 그 맛이 이 곳의 사과와는 천차만별인 그 사과를 사 먹는다는 것은 서민의 입장에선 전혀 생각지도 하지 못할 것입니다.

위에서 쓴 수기 내용은 아픈 딸넴이 찾는 사과 한 알이 문제가 아니라 아무리 비싸기로 유명한 오징어와 녹두는 돈의 가치를 떠나 어머니가 선택해야 할 환자의 운명 문제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예를 들어 님의 가산에 단 돈 40원이 있습니다. 사과 한 알을 사고도 25원이 남습니다. 헌데 그 25원으로는 병을 고칠 수 있는 약재와 같은 녹두와 오징어를 살 수가 없습니다. 그 약재의 값이 40원을 넘어 50원으로 육박합니다. 그러면 님은 딸이 먹고 싶어 하는 사과를 사주겠습니까? 아니면 목숨을 건질 수 있는 약재를 사겠습니까?

일단 빈사의 지경에서 헤매는 사람을 살리는 것이 급선무가 아니겠습니까? 산 사람의 입에는 거미줄을 치지 못한다는 격언이 있습니다. 따라서 병을 고쳐 털고 나면 먹고 싶던 사과를 그때가서 먹을 수 있다는 소리지요. 결국 사과 대신 딸의 혼수감까지 팔아 마련한 돈으로 약재를 산 어머니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수기의 내용대로 보면 딸에게 사과를 사주었으면 아마 딸의 운명은 달리 되었는지도 모를 것입니다. 어머니의 속깊은 사랑이 있었기에 오늘 날, 그 딸이 중국을 거쳐 이 땅에까지 오지 않았는지요? 아마 보지 않아도 그 다음 이야기는 비디오일 것입니다.

푸른산님의 댓글

푸른산 작성일

북한돈과의 환율을 생각하시고 저가 온도계는 다 중국산입니다. 온도계 제조원가는 우리나라 돈으로 일이백원도 아니될것으로 봅니다.  못사는 북한이지만 가정에 온도계 하나 갖고 있다고 해서 이상한것 아니라 생각합니다. 오히려 온도계를 트집잡아 탈북자의 처참한 수기를 못믿겠다는 김종오님이 이상하게 생각되는군요.

통찰력님의 댓글

통찰력 댓글의 댓글 작성일

그렇습니다. 박사님이 애써 소개한 수기인데

바주카님의 댓글

바주카 작성일

참 안타까운 북한의 현실입니다.
김종오님의 갑작스런 '불신'소동으로 좀 당황했습니다.
파라티푸스가 장티푸스의 사촌으로 좀 증세가 약하다지만
"녹두 한 홉과 오징어세마리로 열을 내렸다"는 것도 그렇게
따진다면 불신할 수 있겠습니다. 환자는 영양실조 상태였는데도.

그리고,
온도계는 옆집에서도 빌려올 수도 있으니까요.
수기의 온도계는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적어도 제게는.

또한 딸의 열이 심하니 어떤 비싼 온도계도 구해서 확인하고 싶은
것이 엄마의 생각이겠지요. 괜한 오해가 없었으면 합니다.

PATRIOTISM님의 댓글

PATRIOTISM 작성일

미친개 정일이는 패 죽였어야 하는건데 ...그 자식이 자연사했으니 부끄러울뿐

강유님의 댓글

강유 작성일

김일성의 사기질(평등세상 이루자면서... 정권 빼앗더니... 평등세상과는 반대로 ... 자기네...봉건 왕국을 세운)에 속은 죄가... 자손대대로 고생에 이르게 하는구나

김종오님의 댓글

김종오 작성일

푸른산 님을 비롯한 어거지 반론을 도출(導出)해 내고 있는 문객(文客)들이여!
김종오가 언제 '북한엔 체온계가 없다'고 했나요?
그 따위 억지 반론들일랑 접어 두시길 바랍니다.
북녘의 여하한 것도 믿는이 있듯, 김종오 처럼 안 믿는이도 있으니까요.

enhm9163님의 댓글

enhm9163 작성일

참으로 한심하네 . 별것을 다 믿네 안 믿네 하네. 아무리 못 살아도 이북국민중 온도계가 어떻게 하다보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는 것이지. 이북국민들 모두 온도계가 있다고 했나. 위글중에 온도계를 사왔다는 말도 없고 재어 보았다는 말 밖에 없는데  말좀 다른사람들에게 기분 나쁘게 쓰지 않았으면 좋겠네.  또 무슨 트집을 잡을지 모르겠네.
없는 사람이 온도계 어디서 났느냐 하겠지. 또 훔쳐왔느니 가짜니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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