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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훈장, 반납해 버리자[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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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케 작성일12-05-15 04:35 조회5,88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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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훈장, 반납해 버리자

1972년 4월 25일, 피로 물들여 탈환한 앙케 패스 638고지 9부 능선 참호 속에서 아침을 맞이하였다.

중대장 앞으로 각 분대에서 분대장과 고참병 한 명만 집합하라는 전달이 왔다,

첨병분대인 제3분대에서는 첨병과 같이 집합하라는 명령에 따라 분대장 김 종일 하사와 김 영진 병장, 첨병인 권 준 병장이 중대장 앞에 도열하였다.

그런데,

지금까지 보이지 않던 제2소대 선임하사 정 규 삼 중사도 와 있었다.

중대장은 긴 한숨을 토해 내었다.

집합해 있는 중대원들을 둘러보며 무겁게 입을 열었다.

“이번 앙케 전투에서 태극무공훈장 두 개를 비롯해서 을 지, 충무, 화랑, 인헌, 포장무공훈장 등 242개가 나왔다.

그런데,

우리 수색중대에 화랑무공훈장 1개, 인헌 무공훈장 2개, 포장무공훈장 2개 모두 5개가 배당되었다.”

“너희들에게 무어라고 할 말이 없구나.”

정말,

앙케 전투의 주역이 뒤바뀐 것이 실감나는 순간이었다.

“씨 팔!

아무리 명령에 죽고 사는 전쟁터 군인의 신분이라 하지만,

적과 교전한 번 없이 무혈입성한 제4중대를 앙케 전투 주역으로 바꾸어 놓은 것도 모자라, 수색중대가 세운 수훈까지 박탈시켜 훈장까지 빼앗고, 앙케 전투의 진실을 왜곡하는 것은 역사의 큰 죄악이다.

모두들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흥분하였다!”

분위기가 갑자기 험악해지고 원성이 하늘을 찌를 듯하였다.

처음부터 훈장을 바라고 전투를 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수색중대에 5개 나온 이까짓 무공훈장 수여받지 말고 모두 다 반납해 버리자고 하였다.

첨병분대장 김 종일 하사가 울분을 토하였다.

“이 5개의 훈장을 어디에다 갖다 붙여!”

“쾌히, 훈장 때문에 전우들 사이에 갈등만 생길 것 같다”

“차라리 이럴 바에야, 이 훈장은 상부에 반납하는 것이 좋겠다.”

첨병인 권 병장도 분대장 김 종일 하사 의견에 맞장구를 치면서 거들자, 중대원 모두가 덩달아 여기저기서 웅성거렸다.

“그건 안 돼!”

638고지에 올라와 있는 장병들 중에서, 수색중대에서 중대장 다음으로 계급이 높고 지휘책임이 있는 제2소대 선임하사 정 규 삼 중사가 무공훈장을 상부에 반납하는 것은 상부에 대한 항명으로 비쳐질 수 있으므로 우리 중대장님의 입장이 난처하게 될 거야.”

그리고 무공훈장을 반납하게 되면 수색중대에 엄청난 불이익이 돌아올 것이라고 선임하사 정 규 삼 중사가 반대하고 나섰다.

그럼!

“이번 앙케 전투에 내려온 242개의 무공훈장은 어느 부대 누구에게 다 돌아갔단 말인가?”

“피의 능선, 죽음의 고지로 명명된 이 638고지를 두 번씩이나 공격하여 91명의 적을 사살하고 638고지를 탈환한 수색중대보다 더 큰 수훈을 세운 중대가 있으면 나와 보라 해!”

제1분대장 송 세 열 하사가 극도로 흥분하며 분위기를 압도하였다.

“강 병장과 내가 적들의 벙커를 향해 공격해 들어갈 때, 중대장님만 원위치하라는 명령만 내리지 않았어도 오늘 같은 이런 억울한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야”

또다시 중대장을 원망하며 소리를 질러 대었다.

참다못한 제2소대선임하사 정 규 삼 중사가 나서며 이렇게 격앙된 분위기를 수습하려고 말했다.

“내가 알기로는, 이번 앙케 전투에서는 수훈자들보다 전상자들에게 먼저 무공훈장을 수여하다 보니 이렇게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번 앙케 작전에서 전상을 당한 전우들만 하더라도 약 2백 수십 명 된다고 하던데, 그 전상자들에게 우선 훈장을 수여하다 보니, 정작 큰 수훈을 세운 전우들은 훈장상신에서 빠진 것 같다!”

그러나,

훈장상신에서 비록 제외되었다.

하지만,

총알이 빗발치고 포탄이 우박처럼 쏟아지는 이 치열하고 처절한 앙케 전투에서 천우신조로 전상당하지 않고 이렇게 살아남은 것만 해도 천만다행이라고 우리 스스로 위안을 삼는 것이 도리일 것이야.

저렇게, 전상을 당해 평생을 불구의 몸으로 살아 갈 전우들에게 무공훈장이라도 받게 해주어 작으나마 원호혜택이라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해 주어야 되지 않겠느냐면서 점잖게 타이르자 지금까지의 살벌했던 분위기가 어느 정도 수그러들게 되었다.

“중대원 모두가 제2소대 선임하사 정 규 삼 중사 말에 수긍을 하였다!”

더 이상 수훈자들보다 전상자들에게 먼저 무공훈장을 수여하는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러나,

아직도 훈장에 미련을 못 버린 송 하사가 불같이 성질을 내며 역습을 하였다.

“화랑무공훈장은 당연히 중대장님이 받으셔야 되지 않겠습니까?”

“인헌 무공훈장은 첨병분대장 김 종일 하사와 제1분대장인 제가 받아야 하며, 나머지 포장무공훈장 두 개는 병사들에게 주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때,

제2분장 최 천식 하사는 월남신참이라 아무 말이 없었다.

월남고참병인 장 성 춘 상병이 제2분대장을 대신해서 나섰다.

“수훈에 관계없이 계급 순으로 훈장을 나눠 먹기식으로 갖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계급은 비록 병장이다.

하지만,

첨병으로 638고지 9부 능선에 제일 먼저 올라가서 참호를 구축하여 638고지 탈환작전에 단초를 마련한 권 준 병장에게 화랑무공훈장을 수여해야 된 다 고,” 전북 부안출신인 장 성춘 상병은 그럴싸하게 논리적으로 열변을 토하였다.

이때,

중대장 한 종석 대위가 자신의 심정을 솔직히 밝혔다.

“본관은 이번 1차에 상신된 화랑무공훈장은 받을 생각 없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그는,

다음 2차 훈장상신 때, 태극무공훈장은 아니더라도 충무무공훈장이나 을 지 무공훈장을 상신해 볼 생각이니 본관을 빼고 논의해 보라”고 했다.

중대장의 말이 끝나자마자 권 준 병장이 이렇게 말했다.

“첨병보다 첨병분대장 김 종일 하사가 공이 크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첨병분대장 김 종 일 하사가 화랑무공훈장을 수여받아야 된다고 하였다.”

권 병장 말을 잠자코 듣고 있던 제3분대장 김 종일 하사는 무공훈장을 수여받으면 장기하사로 군에 말뚝 박아, 이 월남 전쟁터에 일 년 더 연장해야 된다는 정보가 있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죽어도 군대에 장기하사로 말뚝 박기 싫다”

“훈장 따위엔 관심 없고, 하루 빨리 이 지긋지긋한 전쟁터에서 내 조국 대한민국으로 영원히 귀국하여 제대하는 것을 바랄 뿐이라고 하였다.”

그는 극구 사양하였다.

그리고는 제2소대선임하사 정 규 삼 중사를 대신 천거하였다.

“여기에 있는 중대원 중에서 중대장 다음으로 지휘책임이 있는 제2소대선임하사 정 규 삼 중사는 평생 동안 군 생활을 할 몸이니 우리 선임하사에게 화랑무공훈장을 밀어 주자고 하였다.”

“정 규 삼 선임하사는 조금 멋쩍은 표정으로 나야, 아무 전공도 없는데 하였다!”

제2소대선임하사 정 규 삼 중사는 이번 638고지 2차 공격작전에서 첨병인 권 병장의 전공이 제일 크다며 정중히 사양했다.

“우리 병사들이야 여기서 귀국하여 제대하면 무공훈장은 별로 쓸모가 없다!”

하지만,

선임하사님은 청춘을 바쳐 군대생활을 할 몸으로 무공훈장을 수여받으면 진급에도 많은 도움이 될 터이니 선임하사님이 수여받는 것이 좋겠다.”

다시 선임하사를 천거하였다.

이렇게 권 병장은 아름다운 전우애를 발휘하였다.

이 같은 모습에 중대장도 감격을 한 모양이었다.

“참으로 권 병장은 욕심이 없고 사려가 깊은 병사구나!”

중대장은 입에 침이 마르도록 권 병장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럼, 앞으로 군 생활이 많이 남아 있는 제2소대선임하사 정 규 삼 중사에게 화랑무공훈장을 수여하는 것이 좋겠구나.” 중대장 한 종석 대위의 최종 단안에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는 중대원들이 없었다.

대신, 끝가지 훈장에 연연하여 미련을 못 버린 송 하사가 머쓱하여 벌레 씹은 표정으로 얼굴이 일그러지는 것을 유심히 지켜 본 사람은 권 병장 밖에 없었다.

이렇게 하여,

수색중대에 단 한개 내려온 화랑무공훈장은 제2소대선임하사 정 규 삼 중사를 상신하여 약 한 달간 고국으로 휴가특명을 받게 되었다.

그는 치열하고 처절한 앙케 패스 638고지를 뒤로 하고 빈 케 연대전술기지에 집결해서 퀴논에 있는 사단사령부에 도착하여 앙케 전투에서의 훈장수여식에 참석하게 되었다.

“그는 뜻밖의 결과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번 앙케 전투에서 수훈자들보다 전상자들에게 무공훈장을 우선적으로 상신하였다는 정 규 삼 중사가 얻은 정보와는 달리, 전상을 입은 전우들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그는 극도로 흥분하였다. 배신감에 몸을 떨었다.

“나는 수훈자들보다 전상자들에게 먼저 무공훈장이 상신된 줄로 알았다!”

그는 이렇게 소리쳤다.

“이건 말도 안 돼!”

진정!

인해전술작전으로 638고지를 탈환하여 수훈을 세운 수색중대 전우들에게는 왜 무공훈장을 상신하지 않았는지 따지고 들며, 기라성같이 좌정한 장성들과 각급지휘관들이 지켜보는 엄숙한 자리에서 길길이 뛰며 소란을 피웠다고 했다.

기갑연대 수색중대 제2소대 선임하사 정 규 삼 중사는 그렇게 난동을 부리며 소란을 피웠지만,

그러나 그는, 어떠한 제재나 불이익도 받지 않았다.

고국에 약 한 달간 휴가 갔다가 다시 수색중대에 복귀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주 월 사령부로 특명이 났다.

때문에,

기갑연대 수색중대로는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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