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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병장이 무서웠다[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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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케 작성일12-04-28 00:07 조회6,53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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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병장이 무서웠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

목격자는 권 병장 혼자뿐인 것 같았다.

“어떻게 해야 될지!”

“고민과 갈등!”

수수께끼 같은 풀 수없는 인간적 고뇌와 갈등 속에 실수한 박 병장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만일!

권 병장 자신이 실수한 박 병장 입장이었으면 어떻게 하였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박 병장이 갑자기 무서워지고 온 몸에 소름이 끼쳤다.

‘분대장한테 보고를 해야 할지?’

‘보고를 하지 말아야 할지?’

‘보고를 하지 않고 사고를 덮어둔다면 유일한 목격자인 나로서는 범인 은닉죄를 저지르는 셈인데------.’

그는 박 병장한테 비밀을 지켜 줄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의 말이라도 해 주고 싶었다.

하지만,

죽은 천 병장한테 미안하였다.

양심의 가책이 느껴졌다.

정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이었다.

그는 인간적 고뇌와 갈등에 시달렸다.

복잡한 심정으로 시간만 흘려보냈다.

가만히 모른 척하고 있자니,

박 병장이 권 병장의 입막음을 하기 위해, 혹시나 해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는 이런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되니 무서운 공포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지금!

이곳은 치열하고 처절한 아비규환과 같은 전쟁터이다.

1972년 4월 22일 캄캄한 초저녁이다.

"텅! 텅! 드르륵"~"텅! 텅! 드르륵"! 텅! 텅! "따 콩!"따 콩“

M-16소총과 A K-47총알이 한꺼번에 빗발치고 있다.

"쩌렁!~꽝! 꽝"~펑! 펑“

수류탄과 M-79유탄발사기와 적의 방망이수류탄이 여기저기서 불을 뿜으면서 폭발하고 있다.

생지옥을 방불케 하는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다.

“아이고! 사람 살려~”

“엄마~나 좀 살려 줘!"

전우들의 피맺힌 절규와 비명소리가 권 병장의 가슴속을 후벼 파는 듯이 사방에서 아프게 들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무슨 말인지 잘 알아듣지도 못하는 월남 말도 들여오고 있다.

적들의 고통스러워하는 신음소리와 비명소리도 뒤섞여서 함께 들려오고 있다.

우리는 신음소리와 비명소리만 듣고도 적군인지, 아군인지 알 수가 있었다.

“전쟁터에서 죽으면 무조건 전사로 처리된다!”

안전사고든, 옆 전우의 실수에 의한 것이든 전사로 처리한다.

그것이 고의로 저질러졌든, 실수로 저질러졌든 간에 다 함께 전사로 처리되는 것이다.

심지어,

어떻게 전사했는지?

적군 총에 맞아 전사했는지?

아군 총에 의해 전사했는지?

경위를 따질 겨를도 없는 상황이다.

“그리고 조사나 수사하는 일은 절대로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전쟁터에서 인간이 죽고 사는 일은 일상처럼 되어버렸다.

또, 생명에 대한 경외심도 이때는 사라지고 마는 것이 아닐까?

권 병장은 그 사건 이후부터는 공격작전을 할 때, 박 병장 옆에 가까이 가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또, 피하고 싶었다.

그리고 항상 멀리 떨어져 신경을 곤두세워 예의 주시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너무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것은 아닌지?

괜히 혼자서만 쓸데없는 과대망상에 사로잡혀 있지는 않는 것인지?

박 병장 속을 들여다 볼 수도 없는 노릇이라, 이 난처하고 으스스한 곳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고 싶은 심정뿐이었다.

일 초가 하루맞잡이로, 시간 가는 것이 이렇게도 더디다는 것을 지금에야 새삼스럽게 느껴보기는 난생 처음이었다.

앙케 패스 638고지 1차 공격할 때, 바위 밑에서 머리를 땅에 처박고 엉덩이를 하늘로 치켜들고 식은땀을 줄줄 흘리며 공포에 떨고 있을 때,

“원 위치!”

“원 위치!”

“바로 앉지 못해!”

“개새끼!, 소 새끼!, 고문관 새끼!”

마구 욕하면서 엉덩이를 손으로 밀어 버렸던 것을 지금까지 잊지 않고 앙심을 품고 있지는 않는지?

정말!

노이로제에 걸릴 것만 같은 참담한 심정이었다.

‘아!~아! 이제 박 병장이 무섭고 두렵다.’

온갖 상념으로 머리가 빠개져나갈 것만 같은 고통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때였다.

문득!

고 강재구 소령 생각이 떠올라다.

권 병장은 당시 강재구 대위가 직접 지휘하는 제10중대 훈련장에서 수류탄을 투척하다가 실수한 그 전우는 어떻게 처리되었는지?

‘그 것이 궁금하였다!’

그리고 박 병장도 그와 같이 처리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천 순진 병장은 한양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젊고 유능하고 장래가 촉망되는 명석한 두뇌를 가진 아까운 청년이었다.

그는 이역만리 월남전선 앙케 패스 638고지 피의 능선에서 장렬히 전사하였다.

“그는, 같은 전우의 예기치 않은 실수에 의해 희생되었다!”

이 같은 희생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었다.

하지만,

고의가 아닌 이상 그 책임을 박 병장 혼자에게 묻기는 너무 잔인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다.

전우들의 흘린 피로 물든 앙케 패스 638고지 9부 능선,

어둠이 내리깔린 초저녁에 생지옥 같은 치열하고 처절한 전쟁터이다.

떠버리 점박이 상병만이 지켜보는 구덩이 속에서 어머니를 세 번을 애타도록 불렀다.

그러면서 그는, 혼자만이 쓸쓸히 꽃다운 젊은 나이에 저승길의 이슬로 사라지고 말았다.

그에게 너무나 인간적으로 가혹한 일이라 생각되었다.

다만, 수도 서울 동작동 현 충 원 국립묘지에 월남전 앙케 전투에서 전사했노라고 묘비하나만 달랑 남아있다.

지금은 그 누구도 기억해주지 않는 인간 비극의 한 흔적에 불과한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40년이란 긴 세월이 지난 지금도 동작동 현 충 원 국립묘지에 고이 잠들어 있는 아들의 묘비 앞, 돌판에 애끊는 그 어머니의 글이 아로 새겨져 있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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