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포판을 등에 메고서[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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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케 작성일12-04-22 00:08 조회7,476회 댓글2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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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포판을 등에 메고서
어처구니없게도 앞에 있는 적들보다 공중에서 선회하고 있는 미군 무장헬기가 더 무서웠다.
무장헬기 한 대의 화력이 보병 1개 중대 화력과 막 먹는다는 것을 수십 번 교육을 통해 잘 알고 있었다.
때문에,
더욱 더 무서운 공포의 대상이었다.
무장헬기를 조종하는 조종사 놈과 사격을 하는 M-60기관총 사수 놈들이 자칫 판단을 잘못하거나 실수를 하게 되면 두 사람의 몸 뚱 아리는 단 번에 벌집이 될 판이었다.
정말 아찔하고 소름이 쫙 끼치는 순간이었다.
바로!
그 순간, 밑에서 분대장 김 종일 하사가 어제 항공폭격 때 수색중대가 땅굴처럼 구축한 참호의 양 쪽 끝에 펼쳐놓고 사용했던 그 대공포판 두 개를 던져주었다.
대공포판을 받아서 얼른 등에 펼쳐 멘 두 사람은 그때야 불안한 마음이 좀 가시고 안심이 되는 것 같았다.
대공포판은 몇 가지 종류가 있었다.
그 당시 앙케 패스 638고지를 2차로 공격할 때 권 병장과 이 상병이 메었던 대공포판은 천막으로 사용하는 두꺼운 천에다 짙은 코팅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색깔은 주황색으로 크기는 가로 세로 약 50cm 정도이며 4곳에 끈이 달려 있었다.
난생 처음으로 대공포판을 등에 메고 공포와 불안에 떨며 무장헬기 폭격과 사격에 잔뜩 마음을 졸이고 있을 때였다.
이때, 공중에서 폭격을 하고 있던 무장헬기 조종사들도 한 바퀴 선회비행을 하여 권 병장과 이 상병의 머리 위 상공에 와서는 지상에서 대공포판을 메고 작전을 하고 있는 두 사람을 발견하였다.
그리고 그들은, 한국군이란 것을 알았다는 듯, 안심하라는 손짓으로 신호를 하였다.
그러면서 그 들은.
무엇인가 모를 물건을 지상으로 떨어뜨리고 있었다.
떨어뜨린 삐라 같은 그 물건은 바람을 타고 아군이 있는 곳에 떨어지지 않고 적들이 있는 638고지 쪽으로 날아가서 떨어지고 말았다.
지금까지 앙케 전투 638고지 공격작전에서 대공포판을 메고 공중과 지상에서 미군 무장헬기와 함께 합동작전으로 고지를 공격한 것은 월남 전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한국 전사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처음 있는 일이기도 했다!”
마침 그때,
두 사람이 있는 참호 앞 약 10m 전방 참호 속에 청음초 나와 수류탄을 투척하던 붉은 베레모를 쓴 월맹군 특공대 5명이 갑자기 뛰어 나왔다.
적들은 자기들 벙커 쪽으로 급하게 도망치는 모습을 목격하게 되었다.
그 때를 놓칠 새라 M-79 유탄발사기 사수 이 상병과 첨병인 권 병장은 얼떨결에
“적이다!”
소리쳤다.
M-79유탄발사기와 M-16자동소총으로 도망치는 적을 향해 집중사격을 했다
하지만,
붉은 베레모를 쓴 월맹군 특공대 2명은 권 병장이 쏜 M-16소총을 맞고 그 자리에서 푹 쓰러졌다.
“그리고 나머지 3명은 자욱한 먼지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이번 작전 출동 이래 세 번째로 가까이서 적과 교전을 하였다.
적을 두 명 더 사살한 셈이다.
적은 짐작컨대, 특수부대인 것 같았다.
군복의 색깔은 군청색이었고, 머리에는 붉은 베레모를 쓰고 있었다.
오늘도 M-79유탄발사기 사수 이 영석 상병과 수색중대 첨병인 권 준 병장 외에 적의 모습을 지척 간에서 확실히 본 전우들은 없다.
이앙케 패스 전투에 수천 명의 전우들이 참전했다.
하지만,
살아서 움직이는 적을 가까이서 목격한 전우는 몇 명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주로, 적은 숨어서 아군을 기습공격을 해 왔다.
때문에,
아군으로서는 목격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적들은 아군의 움직임을 손바닥 들여다보듯 환히 들여다보았을 것이 틀림없었다.
이처럼 지상에 있는 한국군은 적들의 참호 앞으로 10m 앞까지 바짝 다가가 참호 앞에 마대를 쌓아 참호를 구축하였다.
M-79유단발기 사수 이 상병은 적들의 참호 속으로 유탄을 발사하였다.
또, 첨병인 권 병장은 M-16자동소총으로 적들이 참호 밖으로 고개를 내밀지 못하도록 무자비하게 사격을 가하였다.
때문에,
적들은 방망이 수류탄을 마음 놓고 투척하지 못하였다.
그리고 미군 무장헬기가 집중적인 포격으로 가세하자, 적들도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판단했는지 아군 코앞에 버티고 있다가 도망친 모양이었다.
지상의 참호 속에 있는 이 상병과 권 병장은 10m 앞에 나와 있는 적들을 볼 수가 없었다.
하지만,
공중에 있는 무장헬기 조종사와 M-60사수들에게는 참호 속에 은폐엄폐하고 있는 적들이 잘 관측되었던 모양이었다.
때문에,
아군 코앞에 청음초로 나와 있는 붉은 베레모를 쓴 월맹군 특공대들을 사살하기 위해 미군 무장헬기 조종사들이 그 곳에다 로켓포와 M-60기관총으로 집중사격과 폭격을 가하느라고 권 병장과 이 상병 머리 위 상공에서 헬기머리를 곤두박질 쳤던 것이다.
또, 로켓포와 M-60기관총을 그들 바로 5m 앞에다 무차별 사격을 퍼 부었던 모양이었다.
적들이 638고지 뒤쪽 9부 능선에 구축해 놓은 벙커 속으로 후퇴하고부터는 미군 무장헬기 두 대도 권 병장과 이 상병의 머리 위 상공에서 더 이상 헬기머리를 숙이며 폭격과 사격을 하지 않고 중단하였다.
적들이 후퇴해 간 벙커 앞에다 로켓포와 M-60기관총으로 집중 사격을 하고 돌아갔다.
아군 코앞에서 방망이 수류탄을 투척하며 위협하던 붉은 베레모를 쓴 월맹 특공대들도 물러가고 말았다.
그동안 불안하고 초조했던 권 병장과 이 상병의 마음도 좀 진정이 되어 한 숨 돌리게 되었다.
수색중대는 지금까지의 앙케 작전에서 수많은 희생과 피해를 보면서도 연속적으로 작전에 실패만 거듭하였다.
그러다가,
이번 작전에 출동해서는 638고지를 1차 공격하다가 실패하여 후퇴할 때 추격해 오던 적 7명을 사살하였다.
그리고 조금 전 치른 전투에서 청음초 나와 있다가 도망치는 적 2명도 사살하는 전과를 올리게 되었다.
앙케 작전에 투입된 후 처음으로 638고지 7부 능선에서 9부 능선에 있는 구덩이 속으로 몸을 던져 마대에 흙을 담아 참호 앞에 방어용 참호를 구축하여 전진기지를 만들었다.
“그리고 두더지 전술작전으로 전환한 것이 효과를 극대화 한 것 같았다!”
그러함으로써 지상과 공중에서 한국군과 미군 무장헬기의 입체작전으로 완강히 저항하는 적을 물리치고 638고지 9부 능선까지 점령하게 되었다.
이번 두더지 작전 성공으로 앙케 전투의 승리의 단초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이번 작전이야말로 피해나 희생 하나 없이 출동 11일 만에 처음으로 맛 본 아주 값진 승리이기도 하였다.
- 계속 -
댓글목록
commonsense1님의 댓글
commonsense1 작성일
감격스러운 순간이었겠습니다
추천!
웅비4해님의 댓글
웅비4해 작성일
재밋게 잘 읽고 있습니다
생과 사의 갈림길이라, 표현이 좀 못 마땅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