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승리하고 보수는 패배한 19대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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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산하 작성일12-04-18 21:58 조회4,418회 댓글2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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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은 승리하고 보수는 패배한 19대 총선/폴리뷰 대표필진 서철민/12.4.18
알아서 기고, 알아서 당의 노예화 되는 천박한 보수인가?
잔치는 끝났습니다. 새누리당은 승리했지만 보수는 마지막으로 패배했다고 생각합니다. ‘따뜻한 보수’를 지향했던 자유선진당은 사실상 몰락했고, ‘정통보수’를 꿈꿨던 국민생각은 끝내 버림받았습니다. ‘야권연대’라는 무시무시한 정치실험에 위협을 느낀 보수우파들은 새누리당으로 결집했고, 새누리당이 버린 보수를 19대 국회에서 살리고 바로잡아보려 했던 이들은 끝내 보수의 선택을 받지 못했습니다.
선거 구도를 탓하지 맙시다. 좌파·종북세력 탓하지 맙시다. 새누리당이 버린 보수를 살려보겠다는 정당을 스스로 거부한 이들도 보수요, 새누리당의 영원한 집토끼 신세를 자처한 것도 자칭 보수란 이들이었습니다. 선거 전엔 보수 살리고 종북과 싸우겠다는 국민생각에 박수를 치더니 선거 후엔 국민생각이 중도라 패배했다고 이미 끊긴 목숨 다시 한 번 잔인하게 잘근 밟고 있습니다. 새누리는 보수라 승리한 건가요? 이명박의 ‘가짜 보수’를 비판하고 ‘진짜 보수’를 실현하겠다고 나섰다가 보수들로부터 외면당한 지난 대선 이회창 패배의 재판입니다. 최소한 스스로 보수를 자처하는 이들이라면 이번 선거 결과에 안도감이 아니라 비참함과 부끄러움을 느껴야 마땅하지 않겠습니까?
선거 전엔 박근혜의 새누리당이 이념을 버리고 포퓰리즘을 쫓는 영혼 없는 정당이 됐다고 비난하더니 선거 후엔 “선거란 누구를 낙선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변명합니다. 단지 종북을 낙선시키기 위해 투표를 하는 것이라면 사이비 가짜 보수가 권력을 휘두르며 보수를 망치는 사회는 영원히 종식시킬 수 없어요.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사회에서 진짜 보수는 설 자리가 없게 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19대 총선에서 보수는 스스로 이런 사회를 선택했습니다. 시쳇말로 셀프 빅엿이죠.
“보수는 마지막으로 패배하고 있다”는 이상돈 비대위원의 조롱에 분노했던 것이 부끄럽습니다. 적어도 이 비대위원은 보수가 강자의 논리에 약한 존재이고 결국 무릎을 꿇을 것이란 사실은 알고 있었던 거라고 판단됩니다.
그의 예언은 현실이 됐고, 보수 역시 무능함과 기회주의 면모를 드러내고 말았습니다. 이념과 정체성을 포기했다고 계속 비판하다가 선거 직전 느닷없이 그가 천사처럼 보인다는 황당한 글을 쓸 수 있는 그런 기회주의를 가지고 어떻게 보수의 이념과 가치를 바로 세우고, 또 보수를 혁신할 수 있을까요? 문성근을 잡아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될 수 있도록 불쏘시개 역할을 한 것이 보수의 승리인가요? 단지 새누리당의 승리일 뿐이죠. 새누리당 승리의 도우미 역할을 한 것이 그토록 자랑스러운 일인가요?
‘이념 전사’ 전여옥 국회 보내기 실패하고도 반성 없는 보수세력의 무능과 기회주의
냉정합시다. 새누리당 김도읍 후보는 53.1%를 얻었고, 민주통합당 문성근 후보는 45.2%를 얻었습니다. 자유선진당 조영환 후보는 불과 0.8%를 득표했습니다. 조 후보의 열정과 애국심은 별개로, 불쏘시개의 역할 운운하기에도 한참 모자란 성적이죠. 보수가 그를 지지하지 않았고, 새누리당의 일방 독주를 비판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왜 보수는 그를 승리자로 만들지 못합니까? 왜 보수는 투사를 자처한 조 후보가 얻은 초라한 성적을 똑바로 보지 않습니까? 문성근의 종북성만 비판할 게 아니라 지역주의에 기대 거저 표를 얻는 새누리당도 비판해야 합니다. 최소한 호남의 지역주의를 비판하는 것과 똑같은 눈으로 새누리당의 지역주의 득표 현상을 비판해야 균형이 맞죠. 이런 점엔 모두 눈감고, 보수가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며 자화자찬, 위로에만 그친다면 막말로 초라한 ‘정신승리’에 불과하죠.
보수를 살리겠다고 일당백 정신으로 뛰었던 전여옥의 실패에 침묵하고 있는 것도 영혼없는 보수의 실체를 알려주는 것 같아 씁쓸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대표적 보수우파 홈페이지와 게시판이라는 곳들을 들여다보세요. 전여옥 하나 의회에 진출시키지 못한 보수들의 반성과, 사실상 보수가 퇴출된 이번 19대 총선을 비판하는 글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아요. 좌파타도, 종북타도만 외친다고 보수가 살아난답니까? 좌파타도, 종북타도와 함께 보수건설·보수개혁을 외쳐야 보수가 사는 거 아닌가요? 지금은 ‘애국의 폭로’니 ‘살신성인’이니 하는 글 따위로 선거결과를 아전인수하고 미화할 게 아니라 전여옥 하나 살리지 못한 자칭 보수세력의 무능함과 기회주의를 통렬히 반성해야 옳습니다.
전여옥은 새누리당 의원들이 무시하는 보수우파 단체의 행사를 자주 찾은 인물입니다. 때론 거친 아스팔트에도 나와 함께 했었죠. 다른 많은 새누리당 의원들이 ‘극우’라는 딱지가 붙을까 두려워 아스팔트 우파단체를 기피할 때도 그는 개의치 않았습니다. 소위 아스팔트 우파, 정통우파를 자처하는 이라면 전여옥의 실패가 자신들의 실패를 의미한다는 것을 인지해야 합니다. 정치인으로서 장단점이 있지만 적어도 이념전사로서 전여옥을 지지했던 보수들이라면 그를 살리지 못한 현실을 뼈아파해야 한다는 얘기죠.
새누리당 부역 정신과 결별, 올곧은 논객 정신 살려야하는 보수의 진짜 싸움 시작됐다
실패한 보수들은 새누리당 소속 오렌지들이 승승장구한다고 아니꼬아할 것도, 비판할 것도 없습니다. 종북세력과 잡초처럼 싸우겠다고 나섰던 전여옥을 지지한다면서도 그의 실패에 함께 아파하고 비탄해하기는커녕 새누리당 1당 소식에 가슴을 쓸어내리고 웃고 있는 게 자신들의 얼굴 아닙니까? 보수를 위해 뭘 했는지, 보수적 가치를 위해 무슨 일을 하는지 영 알 수도 없는 한심한 인물들이 단지 친박이라는 이유만으로 공천을 받아 당선돼 또 다른 오렌지 생활을 예약해놓고, 국민을 위하기보단 당의 생색내기용으로 간택된 허울뿐인 예비 의원들을 보면서도 비판하지 않는 자칭 보수들이야말로 한가한 오렌지 세력에 불과하죠.
보수를 살려야 한다기보다 새누리당이 다수당이 돼야한다는 생각에 함몰된 사고의 수준으로는 보수의 가치를 살리고 보수를 제대로 구현할 수 없습니다. 의미있는 대안세력이 될 수도 없습니다. 보수의 리더들이, 보수논객을 자처하는 이들이 새누리당 부역 정신과 결별하지 않는다면 보수에겐 희망이 없습니다. 맹목적인 박근혜 찬양, 무의미한 애국세력 자화자찬만을 늘어놓을 게 아니라, 종북비판과 함께 보수와 새누리당을 향해서도 소신 있게 꾸준히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양영태 박사처럼 올곧은 논객정신을 살려야 합니다.
보수의 현실이 그렇지 못하니 보수가 앞장서 비판해야 할 것도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복사기 수준으로 논문을 표절한 문대성 당선자에 대한 침묵과 같이, 스스로 보수의 도덕성 수준을 바닥으로 끌어내리는 진영논리에 갇혀 보수들은 19대 총선 이후에도 계속 패배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때려잡자 빨갱이’ ‘종북타도’ ‘닥치고 새누리당 지지’ 이런 것들만 외친다고 보수가 아닙니다. 가짜 보수가 득세하는 세상, 가짜 보수가 진짜 보수를 구축(驅逐)하는 세상, 보수가 타락하는 세상에 분노하지 않는다면 그건 보수가 아니예요. 잔치는 끝났습니다. 이제 가짜 보수와 싸워야 하는 보수의 진짜 싸움이 시작된 겁니다.
폴리뷰 대표필진 - 서철민 -
http://poliview.co.kr/detail.php?number=4501&thread=22r08r03
댓글목록
경기병님의 댓글
경기병 작성일이 번 선거는 좌익들의 헤게모니 싸움이었지요.....
산하님의 댓글
산하 작성일
경기병님 안녕하신지요
4.11 총선, 좌익들간의 헤메머니 싸움, 동감입니다.
지금 시국은 박빠들을 보수우익 최대의 적으로 봅니다.
왜냐하면 단순 진영논리만으로 올바른 보수가 가야만 할 길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에
좌익들과의 전투력을 반감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를 사이비 보수라 부르지요.
새누리 찬양하는 패거리들, 보수우익이 무엇인지 나라 진로가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
거시적 안목은 하나도 없이 눈 앞 현상에 함몰되어 도무지 앞뒤 분간 못하고 날뜁니다.
새누리는 기회주의자들의 집합체일뿐,,,
또한 몇 분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보아 기성 보수층은 이미 정신이 너무 타락했고
보수층 전반도 타락해버린 걸로 저는 판단합니다.
타락했다 함은 타성에 젖어 안이해졌다는 의미이며
가끔 눈이 헷가닥하여 권력욕의 화신이 천사로도 보이는 환각자들을 뜻하기도 하며
그들로부터 도무지 미래를 기대하고 맡기기가 어렵다는 의미가 되겠지요.
이번 총선에서 보기 싫은 인물 몇이 사라졌다고 좋아할 일 결코 아닙니다!
물론 반가운 일임은 사실이지만 그보다 더 깊고 큰, 거대한 올가미가 내부로부터 다가오는데
그런데에 환호함은 보수층 사고의 단편성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어리석은 말입니다.
또 세대교체를 통한 새로운 젊은 보수층이 결집함을 봄은 미래를 위해 대단히 고무적인 일로서
이 나라의 앞날의 한줄기 희망으로 비추어지는 듯한 느낌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