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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 등에 불 질렀다[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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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케 작성일12-04-19 00:11 조회6,920회 댓글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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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라 등에 불 질렀다

준이가 살고 있었던 창동 마을 앞에는 큰 늪이 하나 있었다.

까마득한 옛날에 엄청나게 큰 산이 산사태로 무너졌다.

때문에,

창동 마을 앞을 흐르던 낙동강 물줄기가 다른 곳으로 뒤 바꿔 버렸다.

원래 강이었던 창동 마을 앞에는 자연적으로 큰 늪이 생기게 되었다.

준이가 초등학교 4학년이던 어느 따뜻한 봄날이었다.

일요일 해거름 때였다.

마을 앞 큰 늪에 대구에서 온 낚시꾼의 낚시에 솥뚜껑만한 자라 한 마리가 걸렸다.

그 낚시꾼은 몇 시간째 자라를 끌어 올리려고 사투를 벌였다.

하지만,

자라는 끌어 올리지 못하였다.

결국은 자라를 포기하고 말았다.

그는 낚시 줄을 끊어 버리면서,

“에이!”

“오늘은 재수가 더럽게 없네.” 하였다.

그러면서 그는, 허탕을 치고는 낚시도구를 챙겨서 대구로 가 버렸다.

이 광경을 지켜본 종구와 준이는 쾌재를 부렸다.

그 둘은 옷을 홀랑 벗고 물속에 뛰어 들어갔다.

그 낚시꾼은 몇 시간째 끌어 올리려고 사투를 벌렸던 가마솥뚜껑 만한 자라를 잡아 물 바깥으로 나왔다.

“그 둘은 자라뱃속에 있는 낚시 추와 낚시 바늘을 꺼내기 위해 안간힘을 다 했다!”

그 둘이는 갖은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해서 자라 뱃속에 있는 낚시 바늘을 빼내려고 무수히 노력 했다.

하지만, 자라가 삼켜버린 낚시 바늘을 빼 낼 도리가 없었다.

종구와 준이가 가지고 싶어 하는 것은 자라가 배속으로 삼켜버린 낚시 바늘이었지, 자라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어느덧!

해는 서산마루로 기울려고 했다.

그렇게도 가지고 싶어 하던 낚시 바늘과 낚시 추는 빠지지 않았다.

그 둘은 어쩔 수 없이 자라를 꼴망태에 집어넣어 종구네 바깥마당에 갖다놓고서 자라뱃속에 있는 낚시 바늘을 빼내기 위하여 지개작대기로 자라를 두들겨 패보기도 하고 돌로 내려쳐 보기도 했다.

하지만, 자라 등이 워낙 딱딱해서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렇게 개구쟁이 짓에 정신이 팔려있을 때였다.

이때,

종구 어머님은 어서 빨리! 소죽은 끓이지 않고 뭐하고 있느냐고 호통을 쳤다.

종구 어머님의 호통에 종구와 준이는 마음이 조급해 졌다.

그 둘은 급한 마음에 앞 뒤 생각하지 않고 자라 등에 불을 지르기로 하였다.

불을 질러 자라를 태워 죽여 버리면 뱃속으로 삼켜버린 낚시 바늘과 낚시 추를 빼 낼 수 있겠다는 궁리를 하게 되었다.

또, 그 둘의 좁은 소견에 자라가 다 타고 나면 낚시 바늘과 낚시 추는 고스란히 남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종구 집 아래채 추녀 밑에 매달아 놓은 종구 아버지가 지포라이터에 기름으로 쓰시던 휘발유를 자라 등에 통째로 들어부었다.

“휘발유를 부은 자라 등에 성냥불을 켜 갖다 대었다!”

순간!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불이 순식간에 자라 등에 확 달라붙었다.

놀란 자라는 불길을 짊어진 채, 눈 깜박할 사이 종구네 바깥마당에 쌓아둔 땔감나무 더미 속으로 기어 들어가 버렸다.

때문에, 바짝 마른 땔감나무에 불 이 옮겨 붙어 버렸다.

삽시간에 종구 네가 일 년 동안 사용할 땔감나무가 홀랑 타버리고 말았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돌발 사태에 너무나 무섭고 겁이 났다!”

그 둘은 눈썹과 머리카락을 반쯤이나 태워버린 생쥐 같은 우스꽝스런 모습으로 준이네 집으로 달려와서 소외양간 속에 숨어서 겁에 질려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그때 마침,

종구와 준이네 마을에서 한문을 가르치는 점잖으신 훈장선생님이 준이네 집에 찾아오셨다.

화가 잔뜩 나 있는 준이 아버지에게,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 꼴 났네.”

“불 낸 놈들 너무 심하게 혼내고 나무라면 잘못 하면 미쳐버릴 수 도 있으니까, 너무 심하게 나무라지 마시게” 당부하시고는 돌아가셨다.

이 훈장선생님은 준이 마을뿐만 아니라 준이가 사는 개진면내에서도 대단히 유명하시고 풍수지리학에도 식견이 높아 아주 덕망이 있으신 분이었다.

그 당시 영동국민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학생들을 일 년에 약 40-50명 정도 모집하여 혼자서 한문을 위주로 가르치시고 영어도 가끔 가르쳐주시는 아주 존경스럽고 고마운 분이었다.

공납금은 현금대신 여름철에는 보리로, 가을철이면 벼로 현물로 대신 받았다.

준이의 어린 마음에 그 훈장 선생님이 한 없이 고맙고 존경스러워 보였다.

그 훈장 선생님의 덕분에 준이 아버지의 노여움은 겨우 사그라져 간신히 모면하였다.

하지만,

종구 아버지한테 불려가서 귀 방망이 얻어맞고 온갖 욕 다 얻어먹었다.

또, 온갖 체벌 다 받았는데도 화가 덜 풀리셨는지?

“이유 없다!”

“불에 타서 없어진 그 만큼의 나무를 무조건 해 놓으라.”고 하였다.

종구 아버지의 억지 성화에 너무나 무섭고 겁이 났다.

나이 어린 그 둘은 먼 산에는 갈 수 없고, 가까운 야산에는 나무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그 둘은 마을의 수호신인 당산나무를 두 짐 정도 베었을 때였다!”

이 사실이 마을사람들에게 알려지자,

“앞으로 큰 재앙이 닥쳐올 것이라, 이 일을 어찌해야 좋을꼬.”

온 마을이 발칵 뒤집혀져 정말 큰일 났다고 난리법석을 떨게 되었다.

평소에도 건강이 좋지 않던 종구 어머니가 우연찮게 몸이 편찮았다.

건너 마을에 용하다는 무당을 불러 점을 치니까,

“마을 수호신인 당산나무를 베어버려 산신령님이 노하셔서 종구 어머니 몸에 목신이 들었다” 면서,

굿을 하라고 하였다.

굿을 해서 산신령님의 노여움을 풀어줘야 된다고 하였다.

그래야만 종구 어머니 병이 나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무당의 점괘에 따라 준이는 당산나무 벤 죄로, 굿하는 날 저녁에 종구 집에 불려갔다.

온 마을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비 올 때 쓰는 삿갓을 뒤집어쓰고 무당이 주절대는 온갖 저주와 주문 다 들어가며 삿갓위에 물세례, 소금세례를 받았다.

또, 신 내린 대나무 잡이 아주머니에게 대나무 회초리로 수 없이 얻어맞았다.

그리고 온 마을 사람들에게 온갖 욕을 다 얻어먹고도 모자라, 내내 마을사람들의 따가운 눈총에 시달여야 했다.

‘당산나무 벤 놈들은 너무나 큰 죄를 지어서 마을의 수호신인 산신령님께 아무리 용서를 빌고 또 빌어도 석 달 안에 죽는다.’ 는 무당의 입을 통해 명도신이 하는 말에 정말로 죽는 줄로만 알고,

“그 둘이는 겁에 질려 밥도 굶은 채 학교에도 가지 않고 당산나무 밑에서 울고 있었다.”

당산나무 밑에서 울고 있다는 소문을 들은 준이 마을 개척교회 전도사님이 찾아왔다.

무당말은 다 거짓말이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그는,

예수만 열심히 믿으면 죽지 않는다고 하였다.

준이는 전도사님 말씀을 믿고 교회에 다니게 되었다.

선대로부터 전통적으로 유교사상을 숭배해 온 집안이란 것을 잘 알면서도 철부지 준이는 죽지 않고 살기위해서 교회에 다녔다.

그는 할머니와 아버지 몰래 숨어서 교회 신축공사의 온갖 잡일을 다 도와가며 교회를 열심히 잘 다니고 있었다.

“약 석 달이 지난 후였다!”

준이 할아버지 제사 날이었다.

온 집안 식구들이 제사 음식을 장만하고 있을 때였다.

이때,

준이 동생이 형이 숨어서 예배당에 다닌다고 할머니께 일러 바쳤다.

정성껏 제사 음식을 장만하시던 준이 할머니께서는 갑자기 대성통곡을 하셨다.

예수쟁이 손자 때문에 우리영감 제사 밥도 못 얻어 자신다고 슬퍼하셨다.

그러시면서, 저놈 예수쟁이를 빨리 쫒아 내라고 소리 소리를 질렀다.

효자이신 아버지는 화가 머리끝까지 나셨다.

준이는 지개작대기 휘두르시는 아버지가 무서워서 집밖으로 도망 나와 동구 밖 산모퉁이에 서서 서럽게, 서럽게 울고 있었다.

어머님이 따라 나오셨다.

앞치마로 내 눈물을 닦아 주셨다.

어머님이 내 볼을 비벼주시었다.

그러시면서 어머님은,

“아이고 불쌍한 내 새끼!”

“우리 집안은 선대로부터 유교사상을 숭배해 온 전통적인 집안이라 당분간 교회에는 나가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하셨다.

준이는 어머니의 간곡한 부탁을 뿌리칠 수 없었다.

“그 이후로는 교회에는 발을 딱 끊었다!”

그때,

교회에서 전도사님에게 배운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찬송가를 부르며, 마음속으로 마을 수호신인 당산나무 벤 죄인을 살려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언젠가 교회에 다시 나갈 수 있도록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를 올리기도 했다.

한 번은 또 이런 사고를 치기도 했다.

종구와 준이는 마을 선술집 앞에 세워둔 면서기 자전거를 가지고 자전거 타는 연습을 하였다.

다리가 짧아 자전거 페달에 닫지 않아 자전거 가랑이 사이에 끼워 페달을 밟으면서 자전거 타는 연습을 하다가 그만 언덕에서 굴러 떨어졌다.

그 둘은 자전거와 함께 논바닥에 쳐 박혀 버리고 말았다.

그 사고로 자전거 차제가 부러져 두 동강이 나고 말았다.

그 둘은 부서진 자전거 각각 한 토막씩 지게에다 짊어지고 논에서 나왔다.

피투성이가 되어 논에서 나오는 그 둘의 모습을 본 마을 사람들은 혀를 껄껄 차며 비아냥거렸다.

“저-어 못된 놈들 좀 봐!”

“저 두 놈, 얼마 전에 당산나무 벤 놈들 아니야!”

“맞네 그려 그 놈들일세!”

“저-저놈들!”

“사람 안 돼! 사람 되기는 다 틀렸어!”

“인간 안 돼! 인간되기는 다 글렀어!”

“마을에 못 된 짓거리는 다 하고 다니는 천하에 쓸모없는 놈들 같으니라고!”

종구와 준이가 다쳐서 온 몸이 피투성이가 된 것은 아랑곳하지 않고, 면서기 자전거 부서진 것 만 나무라시는 마을 사람들이 정말 얄밉고 원망스럽기도 했다.

홍수가 나서 물난리가 나도,

극심한 가뭄이 들어 흉년이 들 때도,

태풍이 불어서 재앙이 나도,

모두가 당산나무를 베었기 때문에 마을 수호신인 신령님이 노하셔서 저주를 내려 마을에 크나큰 재앙이 그치지 않는다고 입방아를 찧었다.

마을 사람들은 마을에서 일어나는 잘못된 모든 사건들은 종구와 준이 탓으로 돌리며 그 둘을 원망하고 손가락질하며 욕하는 게 일쑤였다.

한 술 더 떠서 더욱 복장 터지게 하는 일은,

종구와 준이가 하지 않았던 것들도 다 덤터기 씌워 온갖 욕과 비방을 다해가며 싸늘한 냉대와 손가락질을 해 대어도 이 못난 자식 때문에 마을 어르신네들을 찾아다니시면서 철이 덜나서 그렇다고 무릎이 다 닳도록 빌었다.

온갖 수모를 다 당하셔도 한 번만 용서해 달라고 애원하시던 어머니!

준이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시골에 있으면 자식들 다 버리겠다.”

“밥은 굶어도 자식들 공부는 시켜야 된다.” 고 걱정이 되셔서 연세 높으신 시어머님과 어린 자식들을 이끌고 대구로 이사를 하였다.

어머님은 남의 집 식모살이, 행상, 삯바느질 등 온갖 궂은일로 뼈가 부서지도록 고생만 하셨다.

그렇게도 속 썩이고 애태우던 어린 자식들을 이 만큼이나 반듯하게 키워주시고 고생만 하신 어머님이 보고 싶습니다.

- 계속 -

댓글목록

강유님의 댓글

강유 작성일

진짜 아주 재미있습니다 지박사님 이전 글 읽는것처럼 흥미 진진합니다.

어르신분들의 이전 옛날 이야기는 언제나 재미있군요

감사합니다.

안케님의 댓글

안케 댓글의 댓글 작성일

강유님 안녕하세요?
필자의 글을 재미있게 읽어셨다니, 정말 고맙습니다.
오늘도 즐겁고 편안한 시간 되세요.
감사합니다.

심심도사님의 댓글

심심도사 작성일

안케님!!!
저만큼이나 개구장이셨네요????
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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