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투표는 했습니다. 참담한 심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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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성령 작성일12-04-11 16:50 조회4,447회 댓글1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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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고민스러운 선거는 처음입니다.
누구를? 어느 정당을 찍을지
투표소까지 가면서 정하지 못했습니다.
날씨까지 추적추적 비가 내려 우울했습니다.
예전 같으면 아내와 함께
새벽예배를 마치고 바로 투표소로 갔지만
올해는 아내가 투표를 拒否했습니다.
나는 아내의 거부를 거부할 힘이 없습니다.
나 홀로 투표를 하면서 우울했습니다.
11시 쯤 투표소에 갔습니다.
그때까지도 찍을 후보와 당을 정하지 못했습니다.
나는 한 번도 아니 단 한 번도
투표를 棄權한 적이 없습니다.
나는 역사 이래로
신한국당과 한나라당을 찍었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아닙니다.
왜냐하면 새머리당인지 새날개당인지는
내가 찍을 정당이 아닙니다.
그들은 요상한 이름으로 당명을 바꾸고
빨간색 자켓으로 갈아입고는
전혀 새로운 정당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들은 역대 지지층에는 눈길도 주지않고
젊은 층에 러브콜을 하고 있습니다.
상대당이 先占한 복지정책을
죽어라고 흉내내고 있습니다.
그것을 실현하려면 나라의 곳간은 텅 빕니다.
그것은 달리 말하면
나라는 망하는 것입니다.
박근혜는 헐렁한 붕대를 손에 감고
조자룡 헌 칼을 쓰고 있습니다.
정말 손이 아프면
꼭 끼는 인대를 해야 맞습니다.
그는 베일에 가렸던 對北觀을 드디어 드러냈습니다.
6.15, 10.4선언은 존중되어야 한다고.
나는 이제 그 녀와 당과는 영원히 訣別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가 끝이 아닙니다.
그러면 대신 지지할 당이 있어야지요?
홧김에 서방질 한다고 從北당을 찍을 순 없잖아요?
실현가능성이 거의 없는 群小정당을 찍자니
그것도 못할 짓입니다.
헌법에 主權在民이라고 있습니다.
그것이 민주주의랍니다.
그러므로 주권행사는 투표입니다.
아내는 그것을 포기하고
나는 투표소 앞까지 망설였습니다.
얻어 맞으면서도 남편을 떠나지 못하는
중년여인의 처지로 새머리날개당을 찍을까,
홧김에 서방질을 할까,
아니면 차라리 아내를 따라 돌아갈까,
참으로 머리가 아팠습니다.
투표소 접수대 앞에 줄을 서자
바로 앞 남자가 투표인 명부에
자기 이름이 없다고 怒發大發했습니다.
투표소를 잘못 찾은 것입니다.
이래저래 머리가 아팠습니다.
그러면 누구를, 어디를 찍었냐고요?
어쩔 수 없었습니다.
중년여인이 되기로 작정했습니다.
그것이 서방질보다는 낫지 않겠습니까?
집에 와서 한동안 서성거리다
아파트 옥상에 올랐습니다.
세상을 바라보자.
그곳 어딘가에 나의 主權이 있을 것 같기에.
그런데 아무데도 나의 주권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참담한 심정으로 응시하다가
그만 눈에 물기가 고여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렇게 19대 총선의 날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조금 있으면 방송사 출구조사 발표와 함께
개표방송이 요란하게 시작될 것입니다.
또 중년여인의 심정으로
이것을 봐야 하겠지요. 끝
댓글목록
젼야님의 댓글
젼야 작성일
잘
하셨네요 ㅠㅠ
-어쩔 수 없었습니다.
중년여인이 되기로 작정했습니다.
그것이 서방질보다는 낫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