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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민련 남측본부 노수희 부의장이 25일 김일성광장에 걸린 김정일 초상화 앞에 조화를 바치고 있다.‘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하신다’란 글귀가 선명하다(위쪽). 26일 김일성종합대학 전자 도서관을 방문한 노수희 부의장이 전 자 칠판에‘주석님의 혼과 인민사랑의 결정체’라고 적고 있다(아래 왼쪽). 26일 김정일 생가인 만경대를 찾은 노 부의장이 방명록에 남긴 글(아래 오른쪽). /조선중앙통신 |
1. 북한을 不法방문해 김일성·김정일 찬양을 하고 있는 범민련 남측본부 부의장 노수희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전국연합(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 의장으로 맹활약(?)해 온 인물이다. 범민련은 북한과 접촉 시 내거는 이름일 뿐이다.
노수희는 26일 김일성종합대학 전자도서관에도 가서 “분발하고 또 분발하여 위대한 당, 김일성 조선을 세계가 우러러보게 하라”고 말하고 칠판에 “주석님의 혼과 인민 사랑의 결정체, 김일성대학은 민족의 산 교육장임을 영광으로 받아안읍시다”라고 썼다. 27일에는 금수산태양궁전에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글귀가 적힌 조화를 바쳤다.
2. 노수희가 활동해 온 전국연합은 1991년 빨치산 후예와 80년대 NL주사파 계열이 합세해 조직한 연합체였다. 이 단체는 2007년 10월 광우병 난동을 주동한 한국진보연대로 소위 발전적 해소됐다.
전국연합은 ‘전문시위꾼’으로 악명 높은 오종렬이 상임의장을 맡았고 노수희와 故정광훈이 공동의장을 맡았었다. 예컨대 전국연합 14기 대의원 명단을 보면, 당연직 대의원으로 오종렬, 노수희 등의 이름이 나온다.
사라진 전국연합이 주목받는 이유는 전국연합 출신들인 소위 從北派(종북파)가 통합진보당을 휘어잡고 진보당은 민주통합당을 끌고 가기 때문이다.
현재 진보당 배후의 실세로 언론에 보도된 ‘경기동부연합’은 전국연합의 지역조직이었다. 민주당이 작성한 ‘야권연대’ 문건에 따르면, 주요협상선거구 19개 중 11개 지역의 후보는 모두 전국연합 계열이다(경기동부 7명, 울산연합 3명, 인천연합 1명). 전국연합 외엔 左派로 분류된 심상정·노회찬과 유시민 계열의 참여당 6명이 있을 뿐이다.
3. 전국연합의 目標(목표)는 단순한 정권교체가 아니었다. 이는 이들의 강령·주장·활동을 보면 명확하다.
전국연합은 오종렬이 얼굴마담 격으로, 노수희가 행동대장 격으로 16년간 조직을 이끌며 국내 反美집회를 주도했다. 오종렬이 공동대표를 맡았던 단체는 ▲2002년 효순이·미선이추모 여중생범대위, ▲2004년 노무현탄핵무효범국민행동, ▲2005년 10월 反부시국민행동 , ▲2005년 평택범대위, ▲2005년 韓美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 ▲2008년 한국진보연대 등이다. 2005년 9월 인천자유공원 맥아더동상 파괴 시도 역시 오종렬의 전국연합과 한상렬의 통일연대가 주도했다. 요컨대 미국 관련 이슈가 터지면 “양키고홈”으로 이끌고 간 단체가 전국연합이다.
전국연합의 활동은 극렬했다. 2005년 자료집(15기)에 따르면 2005년 한 해 780번의 집회와 시위, 기자회견 등 행사를 치렀다고 기록한다. 대부분 쇠파이프, 죽창, 쇠창, 밧줄과 갈고리 등이 동원되고 지휘부의 격렬한 선동이 가미돼 流血폭동으로 끝이 났다. 전국연합 지도부는 2007년 한국진보연대를 만들고 2008년 5월6일 광우병국민대책회의를 만들어 예전과 같은 난동을 벌여갔다.
전국연합은 연합체이기 때문에 그 안에 지역조직이 있다. 경기동부연합도 그 중 하나다. 예컨대 2004년 13기 전국연합은 전농(전국농민회총연맹)·전여농(전국여성농민회총연맹)·한총련 등과 함께 서울연합·강원영서연합·경기동부연합·경기남부연합·광주전남연합·대전충남연합·대구경북연합·부산연합·서부경남연합·울산연합·인천연합이 소속됐다. 다양한 파벌이 있지만 주한미군철수·국가보안법철폐·연방제통일이라는 NL주사파 노선은 차이가 없다.
전국연합이 지향하는 NL주사파는 “미제국주의가 한미FTA체결로 한국경제를 완전히 장악하여 植民地지배체제를 강화, 통일된 민족경제 형성을 가로막는다...미국과 사대매국세력은 한반도를 영구히 支配하려는 음모를 진행 중(2006년 3월11일 한양대에서 결의된 대의원대회 결의문)”이라는 주장에 나오듯 反美가 종교적 신념에 가깝다.
4. 전국연합은 한국과 미국의 관계를 끊어서 북한정권과 연방제 통일을 하는 게 최종목표였다. 심각한 것은 이 부분이다. 이 단체는 2000년 6·15선언 이듬해인 2001년 9월22~23일 충북 괴산군 보람원수련원에서 소위 ‘군자산의 약속’을 통해 연방제 통일을 결의했다.
당시 자료집은 친북인사 한호석의 글을 통해 연방제 통일은 “남한 내 민족민주전선역량(從北勢力: 편집자 주)의 反帝투쟁이 북한의 사회주의혁명역량(北韓政權: 편집자 주)이 승리의 기선을 잡은 反帝전선에 加勢(가세)·結集(결집)하는 양상으로 전개될 것(‘민족민주전선일꾼전진대회’ 자료집 54p)”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를 위해 “친미수구세력을 剔抉(척결)” “친미수구세력의 생명줄을 끊어 놓을 것” “친미수구세력을 사회적으로 埋藏(매장)할 것(2005년 14기대의원대회 자료집)” 등을 주장해왔다. 요컨대 연방제 통일은 남한 내 대한민국 세력을 척결한 뒤 북한정권에 가세·결집하는 북한식 吸收(흡수)통일이라는 것이다.
“군자산의 약속을 잊지 말자”는 주장은 전국연합 문건에서 흔히 발견된다. 예컨대 오종렬은 2006년 3월11일 전국연합 대의원대회에서 “군자산의 약속을 동지들은 이 해 안에 기필코 이행할 것”이라며 “약속은 지켜야 한다. 이것이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 선 단 하나의 이유”라고 다짐했다.
5. 전국연합은 통진당의 전신인 민노당을 장악해갔다. 이미 2004년 6월 실시된 민노당 대회에서 선출된 12명의 최고위원 중 전국연합 출신은 원내대표 천영세를 비롯하여 김창현·최규엽·이영희·하연호·박인숙·김미희·이정미 등 9명에 달했다.
전국연합 前·現職 간부들은 국회의원 등 공직자로 다수 진출했다. ‘최루탄’ 김선동 의원(경기동부연합), ‘공중부양’ 강기갑 의원(전국연합 대의원 출신), 천영세 前민노당 대표(전국연합 공동의장 출신)등이 모두 그렇다.
“북한의 사회주의 혁명역량에 가세·결집”하는 연방제 통일을 하자는 전국연합 출신들이 장악한 통진당, 그 통진당이 끌고 가는 민통당. 대응능력을 상실한 박근혜 의원의 새누리당. 중도노선을 고집하는 이명박 대통령. 祖國이 激浪 속에 빠져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