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다던 보급헬기는 오지 않았다[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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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케 작성일12-03-31 00:11 조회8,50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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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는 보급헬기는 오지 않았다
앙케 패스 638고지 상공에서 적들이 고개도 내밀지 못하도록 로켓포와 M-60경기관총으로 엄호사격을 하던 수십 대의 무장헬기는 돌아갔다.
그리고 전상자와 전사자들을 후송하러 왔던 적십자마크를 단 병원헬기와 전문구조요원을 태워왔던 헬기들이 모두 다 돌아갔다.
앙케 패스 일대는 쥐 죽은 듯 정적만 감돌았다.
정말 무장헬기의 위력은 대단했다.
진즉!
이렇게 수십 대의 무장헬기를 출격시켜 638고지를 공격하는 주 월 한국군에게 오늘처럼 적극적으로 폭격을 지원해 주었더라면 아마도 지금쯤이면 주 월 한국군은 638고지를 거뜬히 탈환했을 것이다.
미군 보급헬기도 추락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638고지 1차 공격 때는, 참으로 아쉬움이 많은 작전이었다.
추락한 미군 보급헬기는 바위나 땅으로 추락하지 않고, 큰 나무위로 추락한 것이 그나마 불행 중 천만다행이었다.
이 보급헬기가 바위나 땅으로 추락하여 폭발해서 불이 붙었더라면,
헬기 조종사들과 M-60경기관총 사수와 주 월 한국군 무전 통역 병, 그 누구도 살아남지 못 했을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불행 중 천만다행으로 헬기는 바위나 땅에 추락하지 않았다.
보급 헬기는 638고지 3부 능선 제1중대 소도산 전술기지 쪽, 큰 나무위에 추락하고 말았다.
헬기는 큰 나무 가지에 간신히 걸쳐 있었다.
때문에, 폭발을 면할 수 있었다.
보급헬기에 탑승한 M-60경기관총 사수와 헬기조종사, 주 월 한국군 무전 통역 병 세 명은 헬기가 추락할 때, 바깥으로 튕겨져 나가 땅으로 내동댕이쳐져 장렬히 전사하고 말았다.
헬기조종사 한 명만이 안전벨트에 매달려서 큰 중상은 입었다.
그 헬기 조종사만이 기적적으로 겨우 목숨만은 건질 수 있었던 것이다.
나무에 걸쳐 있던 부상당한 헬기조종사 구출하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고 했다.
미 공군 측은 즉시 수십 대의 무장헬기와 병원헬기 2대를 출격 시켰다.
그리고 전문구조요원들을 보내어 그 위험한 적진 속 638고지 밑에 있는 논바닥에 착륙하였다.
중상을 입은 미군 헬기조종사를 먼저 구출하였다.
중상을 입은 조종사를 후송 조치하였다.
다음에 장렬히 전사한 M-60경기관총 사수와 헬기조종사의 시신을 수습하였다.
그리고 주 월 한국군 상황실과 미군 헬기조종사와 통역을 맡은 주 월 한국군 무전 통역 병 시신까지 수습하였다.
이 모습을 지켜보는 한국군은 미군들이 한없이 부러웠다.
헬기를 보유하여 막강한 전투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부자나라 미군들의 활약상에 혀를 내둘렀다.
비참하게도, 헬기 한 대 없이 오로지 미군들의 지원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는 가난한 나라, 대한민국에 태어난 우리들은 작전상 모든 면에서 불리했다.
세계 평화유지와 자유의 십자군으로 똑같이 먼 이국땅 월남전에 참전하였다.
전투를 하다가 전사하고 전상을 당하였다.
하지만,
미군들의 전상자와 전사자는 즉각 수십 대의 무장헬기와 병원헬기를 출격시켜 신속하게 구출하였다.
동시에 시신 수습도 즉시 하였다.
이 광경을 지켜보면서 약소국가로서의 모멸감과 비애를 실감하게 되었다.
이 월남전을 치르면서 주 월 한국군이 전사하고 전상을 당하여 미 공군에 병원헬기를 요청할 때마다 일각이 여삼추인데도 왜, 그렇게 굼뜨게 애를 태우든지?
생각만 해도 분통이 터지고 억장이 무너질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주 월 한국군은 전사한 전우들의 시신을 그때까지 손도 대지 못하고 수습도 못한 채, 파리 떼와 구더기가 바글거리는 그 자리에 그대로 방치하고 있었다.
이 참담한 현실 앞에 우리들은 한없이 슬퍼다.
이처럼 차별을 받고 있는 우리의 처지를 스스로 달래가며 약소국의 병사로 태어나게 된 비애와 열패감에 가슴 아파한 일이 어디 한 두 번이었던가?
설상가상으로 미군헬기 추락사고 이후부터는 헬기사정이 좋지 않았다.
헬기사정이 좋지 않으니까 자연히 보급사정도 나빠질 수밖에 없었다.
하루에도 몇 대씩 여러 차례 오가던 보급헬기가 사보타주를 하는 것인지?
보급헬기가 온다고 해 놓고는 취소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또다시, 제1중대 소도산 전술기지에는 물 보급이 중단되었다.
수색 중대원들은 갈증으로 입술이 바짝바짝 다 타 들어갔다.
입안에 침이 다 말라붙었다.
고통을 참다못해 상부에다 빨리 물 보급을 해 달라고 아우성을 치고 있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미군들의 헬기지원이 되지 않았다.
상부에서는 어쩔 수 없다는 둥 남의 일처럼 태연한 대답만 메아리처럼 돌아올 뿐이고 어떻게 달리 손을 쓸 방법이 없었다.
며칠 전 638고지 3부 능선에서 미군헬기 추락사고로 전사한 M-60경기관총 사수와 헬기조종사, 두 명의 장례식을 치르며 조의를 표하는 날이어서 앙케 작전에 주 월 한국군을 지원하는 모든 미군 헬기조종사들의 헬기지원은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모든 것을 기상 탓으로 핑계 대고 헬기가 오지 않아도 주 월 한국군은 뭐라 달리 할 말이 없었다.
미군 보급헬기 추락사고 이후, 미군 헬기조종사들도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그러는지?
그도 아니면, 고의로 주 월 한국군을 골탕 먹이려 그러는지는 몰라도 온갖 핑계로 구실을 삼았다.
그들의 우방에 대한 태도가 도를 넘을 정도로 미군들의 헬기지원은 지극히 비협조적이었다.
어쩌다 미군 보급헬기가 물과 보급품을 싣고 오는 경우에도, 낮게 비행하면서 정확하게 떨어뜨려 주지 않았다.
저 높은 상공에서 닭 모이 주듯이 무성의하게 보급품을 떨어뜨리고 날아가 버리므로 보급품이 주 월 한국군 전술기지에 제대로 떨어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했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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