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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진보, 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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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月影 작성일12-03-16 23:17 조회4,520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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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7년 냉전이 본격화되자 지구상 대부분의 나라는 선택을 강요받았다. 미국 주도의 자본주의 진영과 소련 주도의 사회주의 진영 중 어느 한쪽에 가담할 것인가 아니면 둘 다 거부하고 독자적인 길을 갈 것인가 이들에게 주어진 선택지였다.
미·소 중 어느 한 블록에 가담하는 것은 선택의 내용이 무엇이든 냉전질서에 순응하는 길이었다. 반면 독자노선을 택하는 것은 양자택일적 냉전질서 자체에 저항하는 길이었다.

대부분의 나라들은 순응의 길을 택해 미·소 양 진영 중 하나에 가담했다. 미국과 소련에 분할 점령된 한국에 있어서 남한이 미국에 가담하고 북한이 소련에 가담하는 것은 필연이었다.
이승만과 한민당의 단정노선은 미국 중심의 냉전질서에 편승하는 것이었고, 김일성은 소련 중심의 냉전질서에 편승하는 것이었으며, 중간파의 남북협상론은 냉전질서를 거부하고 독자노선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김구는 이승만의 단정을 비판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러나, 단정수립 움직임이 노골화된 것은 한반도의 북쪽이다. 소련은 해방된 지 한 달 남짓 지난 1945년 9월 20일 이미 북한에 별개의 정부조직을 세울 결심을 굳히기 시작했다.
이날 스탈린은 “반일적이며 민주적인 정당·사회단체들의 광범위한 동맹에 기초하여 북한에 부르주아 민주주의 정권을 수립하라”는 비밀지령을 내렸다. 소련이 점령한 북한에 별개의 중앙정부를 수립하라는 지령이었다.

 이에 따라 소련 점령군사령부는 10월 13일 까지는 북한지역에 별개의 공산당을 만들기로 최종 결정한 ‘서북 5도 당대회’가 열렸다. '이북 5도 행정위원회’가 설립되고 산하조직으로 10개의 행정국이 창설되었으며, 조선공산당 북조선분국이 만들어졌고, 소련에 의해 북한의 지도자로 선택된 김일성이 군중들 앞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이북 5도 행정위원회’와 10개 행정국이 만들어졌다는 것은 북한에 이미 별개의 정부가 들어섰다는 조짐으로 보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1946년 초 북한에서 나온 문건을 보면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의’출범을 ‘우리의 정부’, ‘인민의 정권’이라고 지칭하면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그들 스스로 별개의 정부가 수립되었음을 인정하는 증거라 할 수 있다.

이승만의 단정노선을 비판적으로 보는 논리의 이면에는 통일정부를 수립하지 못한 것에 대한 민족주의적 입장에서의 회한이 깔려 있다. 이 관점에서는 1948년 8월 15일 탄생한 남한은 통일국가가 아니라 분단국가였다는 점에서 불완전한 국가, 즉 ‘결손(缺損)국가’(broken state)가 생긴 것으로 본다. 따라서 이 관점에서는 통일, 즉 근대 국민국가의 완성이 지상과제가 된다.

따라서 대한민국의 역사적 정통성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대한민국은 태어나지 않아야 할 국가였으며, 대한민국 역사는 정
의가 실패하고 기회주의가 득세한 역사”라는 것이 40대 이하 세대의 기본적인 역사 프레임이다.

이명박이 대통령이 된것은 “기회주의라도 좋다. 경제만 살려다오”라는 논리가 MB의 승리를 만들어냈던 것이다. 그런데 기대했던 것만큼 경제가 살아나지 않자(이것이 MB의 잘못이든, 국제 경제 환경 탓이든), “그렇다면 더 이상 기회주의에게 표를 줄 수 없고, 이제는 정의를 회복할 때”라는 논리가 힘을 얻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원순의 승리도 비슷하다. 박원순이 좌파이기 때문에 승리한 것이다. 한반도의 역사적 정통성은 좌파에게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단지 물질적 풍요 때문에 ‘민족적 정의’를 배반하고, ‘생활 보수’가 돼 ‘기회주의자’처럼 비굴하게 살고 있는 것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사람들에게 “박원순이 좌파”이라는 사실은 마이너스가 아니라 플러스였던 것이다.
 
따라서 이명박의 BBK가 문제가 안되었듯이, 우파가 그토록 관심을 가졌던 박원순의 사소한(?) 비리들은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런 왜곡된 역사 프레임의 원인에는 김일성과 김구가 자리잡고 있다. 따라서 김구를 까야만 대한민국이 살아난다.
단정(남한 단독정부)의 원인은 이승만의 잘못이 아니며 미소 냉전구도에 의한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음을 강조해야 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 세대에 보수가 얼마나 남았는지에 대한 평가도 많이 왜곡되어 있다. 대개 20% ~ 30% 까지를 보수라고 생각한다. 나머지를 중도와 진보라고 나누는 편이다.
그러나 2004년 조선일보가 한나라당 당선자(121명) 중 10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62%(67명)이 자신의 이념 성향을 ‘중도 보수’라고 답해 다수를 차지했고, ‘중도’ 24.1%, ‘중도 진보’ 8.3%, ‘보수’는 4.6%로 나타났다. 그때 이미 순수한 보수는 5% 정도였던 것이다.

지금은 얼마나 남아있을까? 3%정도는 아닌지....
그러니 이명박의 중도는 MB 혼자만의 선택이 아닌 이미 준비되어 있었던 것이었다.





댓글목록

조명탄님의 댓글

조명탄 작성일

맥아더가 육이오 막바지에 만주에 주둔한 중공군을 공습하게 했으면 한반도는 쉽게 통일되고도 남았습니다. 그림자정부는 의도적으로 한반도를 분할통치하려고 이미 계획하고 있었던 것이죠.
 남한은 독립운동에 헌신했던, 만주파, 중국(임정)파, 국내파, 미국파로 갈려져 있었고 강대국 미국은 프리메이슨 계획에 따라 미국파 이승만을 후원했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정치, 의학, 문화, 교육제도 등 모두가 미국식으로 자리잡게 되었죠. 이승만은 독립정신이란 책도 집필했듯이 미국식 민주주의 정신이 투철했지만 독선적인 면이 없지 않아 정적들을 많이 제거했습니다. 사실 이승만도 미군정의 청사진에 따라 움직였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합니다. 박정희 시절에는 국민정신도 투철한 반공, 애국애족적이었지만 그 이후로 부패한 대통령들로 인해 언론 교육 문화 모두가 부패하여 국민정신도 따라서 부패해  지금 이 지경이 되었습니다. 지붕이 성글게 되니 비가 새어들어오듯 북괴의 주체사상이 암세포처럼 확신되어 왔습니다. 지금까지 계속 내리막길을 가고 있는 것이 한국의 운세이지만 내려갈만큼 내려가면 올라가는 시기가 오지 않을까요. 소수의 깨어있는 정신이라도 충분히 시절을 만나면 국운을 돌릴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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