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박전도 각오하라[59] > (구)자유게시판(2012~2014)

본문 바로가기

System Club 시스템클럽

(구)자유게시판(2012~2014) 목록

육박전도 각오하라[59]

페이지 정보

작성자 안케 작성일12-03-09 00:13 조회9,025회 댓글0건

본문

      육박전도 각오하라

어느덧 밤은 깊어, 밤 11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공중에서 바쁘게 날아다니던 시커먼 포탄들도 제 갈 길을 찾아 떠났는지 공중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고 별들만이 반짝거리고 있었다.

638고지와 소도산 전술기지 사이에 M-60기관총에서 토해낸 예광탄불빛에 반사되어 붉은 포물선을 그리고 있던 오작교다리도 흔적도 없이 사라져갔다.

그토록 시끄럽게 울려 퍼지던 폭음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내 부하 다 죽는다고 엉엉 소리 내어 흐느껴 울던 제3중대장의 울음소리도 들리지 않고, 갑자기 울음을 뚝 그치면서 양호! 양호! 하던 소리도 이제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밤하늘에는 별빛만이 앙케 전선을 비추고 고요한 정적만 이 맴돌고 있었다.

638고지 공격작전도 잠시 멎은 채, 앙케 패스 전선의 밤도 고이 잠든 듯 그렇게 깊어만 가고 있었다.

지금까지, 인권을 탄압하고 민주화를 말살하는 군사파쇼정권은 물러가야 된다고 입에 게거품을 물고 학생운동을 하다 자수하여 동지들에게 배신자와 중정프락치라는 누명을 벗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월남에 오게 되었다 는,

최 병장의 이야기를 듣고 눈시울을 적시었던 김 종일 하사와 김 영진 병장, 신참 천 병장은 앞쪽에 있는 자기들 위치로 돌아갔다.

맨 후미에 있던 최 병장과 박 병장, 권 병장은 큰 바위 밑에서 교교히 비추는 을씨년스러운 별빛 아래서 신경을 곤두세우며 긴장을 놓치지 않고 있을 때였다.

이때, 수색중대 제2소대 본부 쪽에서 전달이 왔다.

앞으로 전진 하라는 것이었다.

어둠을 뚫고 638고지 옆에 있는 수색중대의 공격목표 지점인 무명고지를 향해 일렬 전술종대로 전진해 들어가기 시작했다.

주변에서 피 비린내와 시신 썩는 역겨운 냄새가 코를 찔렀다.

수색중대가 제1중대 소도산 전술기지에서 외곽초소 보초 근무할 때, 특공대작전으로 밤마다 웅성거리며 소도산 전술기지 후문으로 투입되었던 전우들이 여기서 전원 전사해 ‘돌아오지 않은 특공대’ 가 된 모양이었다.

모두 너무 긴장이 되어 온 몸에는 먼지와 땀으로 뒤범벅이 되어 식은땀이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약 3시간 먼저 제1중대 소도산 전술기지 정문으로 출발한 수색중대 제1소대와 제3소대, 중대본부가 지금 막 작은 무명고지 뒤쪽에 도착했다는 무전연락이 왔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치열하고 처절했던 638고지 공격작전은 6부 능선에서 멈추고 있었다.

이제부터는 수색중대의 공격목표인 무명고지를 공격할 차례가 된 모양이다.

수색중대 공격작전은 638고지 공격작전과 달리 아군 포 지원사격과 M-60경기관총 지원사격 없이 수색중대 단독으로 은밀히 침투하여 공격목표인 무명고지를 점령하라는 명령이 하달되었다.

공격목표를 향해 일렬 전술종대로 대기하고 있던 수색중대 제2소대 첨병은 638고지 좌측 쪽에 있는 약간 낮은 작은 무명고지 8부 능선을 따라 우측으로 돌아 들어가, 지금 막 도착한 제1소대와 제3소대, 중대본부 맨 후미에 연결하였다.

제1소대와 제3소대, 중대본부 첨병도 무명고지 8부 능선을 따라 우측으로 돌아서 수색중대 제2소대 맨 후미에 있는 최 지원 병장과 연결하였다.

무명고지를 완전히 에워싸고 은밀하게 침투하여 무명고지 정상을 점령하라는 명령이었다.

이때,

김 종일 분대장이 권 병장과 최 병장이 있는 후미 가까이 다가왔다.

이 무명고지는 638고지와는 달리, 구축해 놓은 벙커도 없고 적들도 약 1개 소대 정도 밖에 없는 것으로 추정되므로 수색중대 단독으로도 충분히 탈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속삭였다.

아군과 아군사이가 너무 가까이 근접해 있으므로, 소총 사격을 하게 되면 아군 총에 아군이 희생될 우려가 있다.

그러므로 소총사격은 자제하고 수류탄으로 제한적 공격을 하되, 최악의 경우 육박전이라도 할 각오로 M-16소총에 착검을 해서 전투에 임하라고 했다.

수색 중대원들은 대부분 운동을 잘 하는 병사들로만 선발되었기 때문에 육박전을 해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씨 팔! 지금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무슨 육박전이냐?”

권 병장이 불평불만을 터뜨렸다.

탄띠에 매달려 있는 대검 집에 꽂혀있는 대검을 빼서 M-16 소총에다 착검을 하였다.

그리고 탄창 집 탄 입대에 매달아 놓은 수류탄 한 개를 분리해 내어 오른손에 꼭 잡고 좌우 옆을 돌아보았다.

우측 옆에 붙어있던 박 병장도 무섭고 겁이 났는지,

권 병장 옆으로 바짝 달라붙어 수전증을 앓고 있는 알코올중독자처럼 손을 심하게 떨면서 착검을 하고 탄 입대에서 수류탄을 떼 내고 있었다.

맨 후미 좌측에 있던 최 병장도 권 병장 옆으로 바짝 다가와 식은땀을 줄줄 흘리면서 착검을 하고 탄 입대에 매달려 있는 수류탄을 역시 떼 내고 있었다.

말로만 듣던 공격작전!

전쟁 영화나 TV 다큐멘터리에서 영상으로만 볼 수 있었던 육탄전!

난생 처음 해보는 고지 공격작전이 너무나 무섭고 겁이 났다.

모두들 타들어가는 입술을 악물고 상기된 얼굴로 바짝 긴장을 하며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었다.

이때, 권 병장은 최 병장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최 병장 너는 축구, 배구 등 만능 스포츠맨이며 머리가 좋아 전략과 전술작전도 잘 아니까 저 놈들이 아무리 특수 훈련을 받았다 하더라도 너 같은 체력과 실력이라면 육박전을 하더라도, 삐쩍 마른 저놈들 수 십 명은 워밍업으로도 끝장낼 수 있을 것이다.”

“최 병장 네가 앞장서서 리더를 하는 것이 좋게다 고 하였다.”

권 병장 말이 끝나자마자 최 병장은 이렇게 맛 받아 쳤다.

그는 스포츠와 머리 좋은 것 하고 전투와 육박전하는 것하고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슬그머니 발뺌을 하였다.

그러면서 그는,

“권 병장 너는 태권도 유단자이고, 사회 있을 때 경부고속도로 공사현장에서 불도저 부 기사 생활을 하다 왔으니, 담력과 두둑한 배짱, 깡다구, 불도저처럼 밀어붙이는 그 힘이라면 전투와 육박전에는 적격이야”

“삐쩍 말라비틀어진 적 수십 명 쯤이야 간단히 해치울 수 있을 거야”

“권 병장 네가 앞장서는 것이 좋겠다.”

발동하는 오기를 건들이듯 비행기를 슬쩍 태워 권 병장에게 도로 다 떠다 넘기는 것이었다.

권 병장은 말로는 최 병장에게 도저히 당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그럼! 박 병장 네가 앞장을 좀 서주어야겠다.”

“덩치를 보아하니, 사회 있을 때 운동 좀 한 것 같은데”

그 덩치면 육박전을 펼쳐도 삐쩍 말라비틀어진 적 세 명은 거뜬히 해 치울 수 있겠는데”

권 병장이 박 병장의 자존심을 자극시켜 계속 부추겼다.

박 병장은 사회에 있을 때,

“운동이라고는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다”고 항변하였다.

“솔직히 말해 지금도 너무 무섭고 겁이 나서 죽어도 앞장은 설 수 없다”고 하였다.

“그럼! 사회에 있을 때, 뭐하다가 군대에 입대했어?”

권 병장이 따지듯 되물었다.

박 병장은 사회에 있을 때,

유흥업소 밤무대에서 가수로 활동하다가 알 수 없는 어떤 손에 의해 여기까지 흘러오게 되었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억울하고 분하다는 듯 또다시 눈물을 주르르 흘렸다.

그는 일부러 나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 같아 괘씸한 생각이 들었다.

- 계속 -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구)자유게시판(2012~2014) 목록

Total 25,367건 815 페이지
(구)자유게시판(2012~2014)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947 전여옥, 보수의 大長程에 武運이 있기를 기원한다!!! 댓글(19) 경기병 2012-03-09 7489 41
946 "발표 직전에 통보 받아 황당했다" 댓글(1) 초보자 2012-03-09 5060 5
945 서민가계를 고름 짜듯 짜내는 [농림수산부 유통정책관실] 암호병 2012-03-09 4746 5
944 3.1절날 일본노래 무더기로 내보내는 cafe가 있다면… 호랑이울음 2012-03-09 4653 8
943 5. 18측에서 발표한 사장자 통계 의문점 입니다. 그건뭐지 2012-03-09 5015 13
942 업무방해자 혼 좀 내주시기 바랍니다. 010-7928-… 댓글(13) 지만원 2012-03-09 12589 26
941 박타령으로 아예 분열하여 지는 궁리만 하는구나! 댓글(5) 코스모 2012-03-09 10533 32
940 박근혜에게는 오직 은인자중만이 살길 중년신사 2012-03-09 5285 20
939 탈북자31명 이미 북송된듯.. 댓글(2) 핸섬이 2012-03-09 5035 15
938 야접 댓글(2) 신생 2012-03-09 5194 9
937 시스템클럽의 역량을 발휘 할 곳입니다. 댓글(4) 민사회 2012-03-09 4440 14
936 오히려 지금 바구니를 비우고 참고 기다려야할 때입니다! 댓글(3) Jonas 2012-03-09 5087 17
935 박근혜를 버리면서... 댓글(5) 장학포 2012-03-09 4222 37
934 육군은 육군이요, 해군은 해군이로다... 댓글(1) 경기병 2012-03-09 5629 23
933 김정은의 '증오','전쟁선동'의 '광기 정치' ,대단히… 김피터 2012-03-09 4266 17
932 죽은 김대중이가 벌떡 놀라 일어나겠어요.... 경기병 2012-03-09 5159 30
931 ‘발파’보다 ‘발포’가 더 필요하지 않았나...!!! 댓글(1) gelotin 2012-03-09 4900 27
열람중 육박전도 각오하라[59] 안케 2012-03-09 9026 22
929 제주도에 그 괴물이 꼭 필요한 이유! 코스모 2012-03-08 11521 25
928 필패가 예상되는 박근혜의 총선과 대선 댓글(3) 유리알 2012-03-08 4642 21
927 빨갱이 식별 방법 유격조교 2012-03-08 5502 17
926 시험날짜가 코앞에 다가왔는데 담당 교사의 무능을 탓하면… 댓글(5) 고래바위 2012-03-08 7413 12
925 애국서적 1권 추천합니다. 댓글(4) 강력통치 2012-03-08 8164 53
924 제주해적기지? 댓글(2) 천강 2012-03-08 5450 28
923 강제북송 중국 청문회 댓글(1) 시스템당 2012-03-08 10194 21
922 박근혜대표가 차린 밥상 댓글(3) 신생 2012-03-08 5356 31
921 제주항,서귀포항도 없에라고 반대해라 댓글(2) 코스모 2012-03-08 5902 20
920 박근혜가 나라를 망쳐놓았습니다. 댓글(2) lapal 2012-03-08 6283 31
919 박근혜, 부모외에 내세울 것이 없는 인물이라면..... 댓글(4) 경기병 2012-03-08 10644 27
918 '대박'이라는 단어와 '딸바보'라는 단어가 왜이렇게 싫… 나비 2012-03-08 5422 19
게시물 검색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지만원의 시스템클럽 | 대표자 : 지만원 | Tel : 02-595-2563 | Fax : 02-595-2594
E-mail : j-m-y8282@hanmail.net / jmw327@gmail.com
Copyright © 지만원의 시스템클럽. All rights reserved.  [ 관리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