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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살하지 않았을가[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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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케 작성일12-02-26 00:03 조회10,87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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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사살하지 않았을까

“베트남 넘버 텐!”

“베트남 넘버 텐!”을 연발하면서,

한국군의 쓰레기장을 뒤적이면서 겁에 질려 울먹이고 있는 그 미국인을 뒤로하고, 권 준 병장과 김 영진 병장은 어둠이 서서히 내리깔리는 소도산 전술기지에 안 승열 병장이 근무하고 있는 주간초소에 도착하였다.

“어서 와!”

안 병장이 반갑게 나와 맞으며 전투식량(C-레이선)에 들어있는 양 담배를 한 개비씩 권하였다.

“조금 전 저 밑 외곽초소에서는 하사 계급장을 단 친구와 같이 있더니, 이번에는 다른 전우와 같이 와구 먼 했다!”

“현 독점 이상 무!”

옆에 있는 무전기 수화기를 잡고 상황실에 보고를 끝내고 무전기 수화기를 막 내려놓고 있는 안 승열 병장에게 김 영진 병장을 소개하였다.

여기, 이 전우는 나하고 죽이 잘 맞고 짝꿍같이 지내는 전우다.

고향은, 경남 김해.

이름은, 김 영진.

계급은 나하고 같은 병장이다.

김 영진 이 전우는 군대 입대하기 전에 시골에서 라디오 대용으로 방송을 청취하는 스피커 선로 수리공을 한 관계로 나무에는 타잔 뺨칠 정도로 잘 오르내린다고 소개를 장황하게 하였다.

어제도 물을 찾아 나무를 수차례 오르내렸다.

여기에 첨병임무까지 수행하였다.

첨병으로 앙케 고개 개활지 근처에 막 도착 했을 때였다.

이때, A K-총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첨병으로 앞서가던 김 병장이 갑자기 푹 쓰러졌다.

적이 쏜 A K-47총소리와 동시에 김 병장이 과로로 쓰러졌던 것이다.

적들이 쏜 총에 영진이가 맞아 전사한 줄로만 알고, 뒤에서 부 첨병으로 따라가던 내가 극도로 흥분되어 M-16소총을 적들에게 무차별 난사했다고 황당한 해프닝을 설명하였다.

“그럼 적과 교전을 한 것이 아니었구먼!”

‘나는 그런 줄도 모르고, A K-47총소리와 M-16총소리를 듣고 적과 아군이 교전이 벌어졌다고 판단하고 상황실에 육하원칙대로 보고를 했는데!”

“그러고 보니 지금이 어제 그 시간과 똑같은 시점이네!”

지난 4월11일, 적들의 세 이파(특공대)들이 공격해 오기 보름 전, 초저녁쯤인 이 시각에도 638고지에서 큰 나무 쓰러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즉시 대대 상황실에 638고지에서 큰 나무 쓰러지는 소리가 들려왔다고 육하원칙대로 보고를 하였다.

그러나 대대에서는 638고지에 포 몇 방 때리고 상황을 종결하고 말았다고 했다.

그때까지 아무 말 없이 묵묵히 지켜보고 있던 김 영진 병장이 말했다.

“저 미국 특파원인가?”

“언론인인가 하는 저 친구는 명줄 하나는 고래 심줄처럼 엄청나게 질기구먼!”

“똑같은 장소에서 무장한 군인인 우리 전우들은 엄청난 희생과 피해를 당했다. 또, 전쟁공포증에 미쳐 돌아온 전우도 있었다.

그런데 민간인인 저 친구는 털끝 하나 다치지 않고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것이 정말 기적이야!”

“충분히 사살할 수 있었는데도 사살하지 않고, 왜 살려 주었을까?”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말했다.

“그게 그렇게 궁금하면 헛총질을 한 저놈들한테 직접 물어 봐!”

아니면, “저 638고지 너머 천연동굴 속에 연대 상황실을 설치하고, 앙케 작전을 총지휘하고 있는 월맹군 제3사단 12연대장 놈한테 물어보면 더 정확하게 알거야!”

3천 여 킬로의 호지명 루트를 통해 힘겹게 가지고 온 실탄을 그렇게 쉽게 허비할 놈들이 아닌데 하였다.

충분히 사살할 수 있는 소총 유효사거리 안에 들어있었다.

그런데도 사살하지 않고 살려준 것은 보면 저놈들이 고도의 전술과 계략을 숨기고 있을 것이라고 권 준 병장이 말했다.

무장한 군인이 아니고 비무장 민간인이기 때문에, 사살하지 않고 살려 주었는지?

아니면, 자동차에 선명하게 새겨진 ‘xx 언론사’ 라는 로고를 보고, 베트남 전쟁을, 미국 사회의 여론을 반전으로 일조한 언론인이기 때문에 그 아까운 실탄을 허비하면서까지 사살하지 않고 살려 주었을까?

고의인지,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적들은 기관총과 소총 유효사거리 안에 있었는데도 자동차 타이어에만 집중 사격을 가해 흰 픽업 민간인 운전기사를 사살하지 않았던 것은 자신들이 아군에게 자주 써먹던 수법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군인이 아닌 죄 없는 민간인, 그것도 자동차에 선명하게 새겨진 ‘xx 언론사󰡑라는 로고를 보고도 마구 총질을 해 무참히 학살했다가 제네바 협정을 위배했다는 비난에 덤터기를 쓰지 않기 위해서 사살하지 않고 그냥 살려주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사실! 월남전에서 적들은 아군들과의 전면전으로 전투를 하면 게임이 되지 않는다. 이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그들로서는 전면전으로는 잘 맞서지 않으려한다.

양민을 이용하는 전술전략을 적절히 구사한다.

게릴라전으로 치고 빠지는 작전과 양민으로 위장하여 아군을 공격하는 걸 다반사로 한다.

그러다가 아군에게 사살되면 소지하고 있던 무기를 급히 회수하고 아무 저항할 능력이 없는 무고한 양민을 학살했다고 아군에게 덤터기를 씌운다.

선전과 선동을 적절히 구사한다.

양민을 학살했다고 유언비어를 퍼뜨린다.

이 같은 비굴한 전술작전으로 국내외 언론과 세계 여론을 교묘히 이용하는 계략을 쓴다.

그들의 생각대로 이러한 전략과 전술작전이 최고로 잘 먹혀 들어갔다.

미국 언론들까지 적들의 전술 전략에 멍청하게 당해 반전 여론을 확산 시켰다.

결국은 세계 초강대국 미국도 이 게릴라전과 양민을 이용한 전략과 전술작전에 말려들었다.

미국 시민들과 미 의회도 반전 여론에 밀리고 말았다.

초강대국인 미국이 하루아침 때 꺼리도 안 될 보잘 것 없는 월맹군에게 치욕스럽게 무릎을 꿇게 되었던 것이다.

따라서 월남공화국은 역사의 무대에서 영원히 사라지고 말았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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