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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중대장이 부임해 오다[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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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케 작성일12-02-18 00:01 조회9,861회 댓글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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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임중대장이 부임해오다.

정말! 하루하루가 불안하고 답답했다.

상황은 점점 아군 쪽이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 같았다.

언제쯤 이놈의 전쟁이 종결될 것인지 전황은 미궁 속에 빠져 아무도 예측을 할 수 없게 진행되고 있었다.

연대정보과에서 수집한 정보로는 하루작전만 수행하면 된다던 작전이 언제쯤 종결될 것이지?

마치, 미로처럼 얽기고 설긴 길고 긴 어두운 동굴 속 같이 이 전쟁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옆에서 생사고락을 같이하며 웃고 떠들고 했던 전우들이 한 순간에 전사하고 또 전상을 당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전쟁공포증에 미쳐가는 전우들을 생전처음 월남에 와서 목격하게 되는 순간,

‘이것이 전쟁의 비극이구나' 하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열대아의 무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온 몸이 소름이 끼쳐 오싹 한기를 느낄 정도였다.

권 준 병장도 살아서 부모형제와 사랑하는 선아가 기다리고 있는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암담하고 불안한 생각이 뇌리를 스쳐갔다.

한참이나 복잡한 상념에 젖어 가슴이 타들어가고 있을 때였다.

“이때 수색중대원전원 집합하라”는 전달이 왔다.

또 무슨 엄청난 작전명령으로 사경을 헤매는 꼴을 당할지 몰라 지레 겁을 먹은 중대원들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일개소대병력이 사용하는 비좁은 벙커 속에 수색중대전원이 콩나물시루 박힌 신세로 오골 오골 집합해 있었다.

신임 중대장이 부임해왔다고 했다.

맹호 기갑연대 제1대대본부중대장으로 근무하다가 용감하게 수색중대장으로 지원해서 부임해 왔다는 것이다.

지금 막 부임해온임중대장은 연대내 하나밖에 없는 연대직할중대로서 수색, 정찰, 매복 작전이 보병중대보다 갑절이상 많고, 위험도 몇 배 이상 높은 수색중대장으로 부임해온 것이 아무래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연대 내에서 그 누구도 수색중대장으로 부임해오기를 꺼리고 있었다.

그런데 한 종석 대위는 용감하게도 수색중대장으로 지원하여 부임해 왔다는 것이다.

드디어, 대위 계급장을 단 단독군장차림의 낯선 인물이 벙커 문을 열고 들어섰다.

내무반통로에 차렷 자세를 취해 바싹 긴장된 모습으로 서있던 수색중대 부관 조 만행 중위의 구령이 떨어졌다.

“중대~” 차려 엇!”

“중대장님께 경례!”

“맹~호!”

“맹호!”

“쉬어!”

“신임중대장님의 인사말과 훈시가 있겠다.”

부관 조 만행 중위의 긴장된 목소리가 중대원들의 마음을 잔뜩 얼어붙게 했다.

신임 중대장 한 종석 대위는 눈에 잔뜩 힘을 주고, 강력한 눈빛으로 중대원들을 둘러보며 인사말과 훈시를 하기 시작했다.

“여러분 반갑습니다!”

번개부대 내에서도 제일 용감하고 용맹스러운 무적의 수색중대장으로 부임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지금 상부에는 훈장이 무진장 많이 나와 있다.”

“이제는 조국을 위해 충성을 다 하며 이 한 몸 바치는 것을 영광이라고 생각해야 된다.”

“그리고국에서는 장관, 도지사가 죽어도 국립묘지에 묻어주지 않는다.”

“그렇지만, 너희들은 여기서 전사하게 되면 현 충 원 국립묘지에 안장시켜주니까.”

“그 얼마나 영광스런 일이냐 고 하였다!”




마치, 수색중대에 중대장으로 지원해온 것이 꼭 훈장 때문에 온 사람처럼 말했다.

권 준 병장은 마음속으로 신임중대장에게 ‘훈장에 미친 놈’ 이라고 욕이 자신도 모르게 입 밖으로 튀어 나올 번했다.

부임하자마자 생사의 갈림길에 서있는 중대원들에게 한다는 첫 마디로 훈장과 국립묘지 안장이야기부터 꺼내는 신임중대장에게 존경과 신뢰의 마음이 그만 무너지고 말았다.

여기저기서 중대원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권 병장은 처음으로 월남에 온 것을 한없이 후회했다.

온갖 복잡한 생각으로 후회스러운 모습들이 주마등처럼 권 병장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씨 팔! 죽으면 훈장이 무슨 소용이냐?’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

말로는 표현하지 않았지만, 권 병장 혼자뿐만 아니라 다른 전우들도 그와 똑같은 생각이었을 것이다.

신임중대장 인사말과 훈시가 끝나고 벙커바깥으로 담배를 피우러 나온 최 지원 병장은 신임 중대장의 부임 인사말과 훈시를 듣고 실망이 컸다고 하였다.

신임중대장의 신상에 대해서 어디서 주워들었는지 소상히 엮어대느라 바빴다.

신임중대장은 몇 번이나 소령진급에 탈락해, 이번 기회에 수훈을 세워 그 알량한 훈장을 받아 진급해보려고 수색중대장으로 지원했다는 소문과 재 파월까지 했다고 입방아를 찧기 시작했다.

우리 병사들이야, 훈장이나 국립묘지에 안장시켜주니 하는 것은 관심 밖이며, 오직 살아서 부모형제와 사랑하는 애인이 기다리고 있는 고국으로 돌아가는 것만이 하나같이 바라는 심정일 것이라고 투덜거렸다.

“장교들이나 부 사관들도 무공훈장 받아 승진하여 명예 얻으면 뭐해! 죽으면 그만인 것을 ……”

“우리 아버지도 장교였는데 6.25전쟁 때 전사하셨기 때문에 어머니 혼자서 고생하는 것을 보고는 육사에 가라는 어머니의 간곡한 당부에도 불구하고 육사에 가지 않았다”고 했다.

그런데, 신임중대장과 같이 올라온 수색중대 부관, 조 만행 중위의 입장이 참으로 난처해보였다.

그는 귀국날짜를 약 20일 정도 남겨놓고 있었다.

 이번 앙케 전투가 터졌기 때문에 갑자기 귀국이 취소되었다.

생사를 알 수 없는 이 치열하고 처절한 앙케 패스 작전에 투입될 줄은 꿈에도 상상도 하지 못했다.

가만히 기다리기만 하면 귀국하여 그리운 부모형제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것이라는 기대에 잔뜩 부풀어 있었다.

 ‘이 무슨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란 말인가?'

조 만행 중위는 무척 상심해하는 얼굴이었다.

4월 12일 작전출첫날,

19번 도로 Q-커브 전투에서 장렬히 전사한 제2소대장 김진흥 중위대신 수색중대 제2소대 임시소대장으로 부임하라는 상부의 명령에 어처구니 없어하였다.

그러나 어쩔 수없이 부임하게 되었던 것이다.

월남에 도착하여 약 2주간 교육과 훈련을 받던 신병들도 수색중대 부관 조 중위와 함께 도착했다.

이번 앙케 전투발발과 동시에 주 월 한국군의 모든 귀국 장병들은 귀국이 취소되었다.

연대 내에서 실시하는 약 2주간 교육과 훈련을 받던 신병들도 남은 교육과 훈련을 생략하고 곧바로 앙케 전선으로 투입되었다.

뜻하지 않게 앙케 전선으로 투입된 신병들이 눈물을 글썽이며 극도로 심한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는 모습이 무척 안쓰러워 보였다.

고참병이라고 전사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고 신참이라고 다 전사한다는 법은 없지만, 고참병들보다 전쟁을 겪어보지 못한 신참들이 더욱 더 불안과 공포에 떨었다.

그리고 이 전쟁터를 벗어나 보려고 몸부림치게 되는 것은 삶에 대한 욕구로 당연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제, 수색중대도 새로 중대장이 부임해 왔고 수색중대 부관이었던 조 만행 중위가 제2소대 임시소대장으로 부임해왔으니, 머지않아 수색중대도 특공대를 조직해서 밤에만 638고지에 수색 및 매복 작전을 수행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자, 밀려오는 두려움과 공포로 잠을 이룰 수 없었다.

- 계속 -

댓글목록

송석참숱님의 댓글

송석참숱 작성일

계급장만으로 중대장이 되는가? 직할중대 수색중대의 현항을 좀더 깊이있게 연구하고 왔어야 했다
존경받지 못하는 지휘관의 통솔에는 맥이 빠지게 마련이다. 아무리 유능해도 부하들의 신뢰를 잃은 독불장군
지휘관 혼자는 승리도  성공도 할수가 없다. 중대원들의 현실을 이해못한 부임인사말로 첫단추를 잘못끼웠다.
3년여의 625전쟁을 겪은 한국군의 그많은 실패와 성공의 역사를 더듬고 되새기는 지혜와 노력없이 깡통계급장과 영예에 대한 욕심만으로론 전투를 승리하기 어려울 것이다.

웅비4해님의 댓글

웅비4해 작성일

전장에선 적군 보다 더 위험한 것이 무능한 소대장 중대장이지요

안케님의 댓글

안케 작성일

송석참숱님, 웅비4해님 댓글 감사합니다.
전투에서는 지휘관들의 역활이 중요하다는 것을, 면도칼처럼 예리하고 날카롭게 지적해 주셨습니다.
직접 전투를 해 보신 분들 같습니다.
밤이 깊었습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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