保守인 척 하느라 얼마나 힘드셨어요… 우리, 이제 그만 이혼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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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구름나그네 작성일14-07-20 12:12 조회1,785회 댓글2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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保守인 척 하느라 얼마나 힘드셨어요… 우리, 이제 그만 이혼해요 우리, 이제 그만 이혼해요. 미운 것도 분한 것도 그나마 애정이 있을 때 하는 얘기라지요. 이제 나는 당신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어요. 얼마 전 당신이 문씨 아저씨를 내칠 때 나는 너무 놀랐어요. 문씨 아저씨가 강연회에서 한 이야기를 '국민의 방송'에서 난도질할 때 나는 당신이 그건 아니라고, 처음부터 잘 들어보라고, 대체 국어 실력이 왜 그 모양이냐며 감쌀 줄 알았어요. 아니었네요. 멀쩡한 사람이 만신창이가 되도록 당신은 내내 팔짱만 끼고 있었어요. 아니, 오히려 돌 던지는 사람들 편에 서서 히죽히죽 웃고 있었어요. 사람이 어이가 없어도 눈물이 날 수 있다는 거, 그때 처음 알았어요. 하긴 그런 일이 처음도 아니었죠. 당신은 예전에도 점잖은 대학교수 한 분을 망신준 적이 있지요. 정치하겠다고 자기가 나선 것도 아니고 공천 주겠다며 끌어들였다가 그분이 썼던 영문 보고서 내용을 문제 삼아서요. 기억나세요? 경희대 이영조 교수 이야기예요. 이영조 교수는 보고서에서 5·18에 대해 'popular revolt'라는 표현을 썼지요. revolt가 항쟁·의거·반란 등 여러 가지 의미로 쓰일 수 있다는 거 당신 공부 많이 한 사람이니까 알잖아요. 그런데 당신은 앞뒤 다 잘라내고 revolt를 오로지 폭동으로 해석하여 마녀사냥을 벌인 한 신문사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여 그 교수님을 한칼에 날려버렸어요. 당신 영어 잘하잖아요. 왜 그랬어요? 왜? 왜? 나, 그동안 정말 많이 참았어요. 당신이 경제 민주화니 공동체적 자유주의니 같은 앞뒤 안 맞는 소리를 할 때도 꾹꾹 눌러가며 견뎠어요. 언젠가는 정신 차리겠지, 스스로 다독였어요. 아니었어요. 한 번 빗나간 건 영원히 빗나간다는 머피의 법칙만 확인했을 뿐이지요. 하긴 당신이 제멋대로 이름을 바꿨을 때부터 그런 조짐이 보이기는 했어요. 한나라도 이상했지만 새누리는 정말 이해할 수 없었어요. 세상에 자기 정체성이 없는 이름을 쓰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이'민주'든 김'공화'든 정당이라면 최소한 자기가 가고자 하는 지표 정도는 이름에 들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말 난 김에 하나 더 할게요. 당신은 불리하다 싶으면 항상 중도를 이야기하죠. 중도라고요? 사람이 왜 그렇게 솔직하지 못해요? 중도라는 건 상대방의 아이템이 탐날 때 쓰는 치사한 단어잖아요. 뭐 당신 입장 모르는 건 아니에요. 그동안 보수도 아니면서 보수인 척하느라 고생 많이 한 것도 알아요. 아아, 얼마나 힘드셨어요. 뭔지도 모르는데 그 흉내를 내려니. 그러니 잡상인이 들끓고 애송이가 판칠밖에요. 끝내는 마당이니 당신이 툭하면 나를 토끼나 생선 취급한 건 용서할게요. 잡아놓은 물고기에게 밥 주는 것 봤느냐며 조롱한 거나 네까짓 게 나가봐야 어딜 갈 거냐며 무시한 거 다 잊을게요. 나, 이제 나가요. 멀리 가니 찾지 마요. 7월 30일에 얼마나 중요한 일이 있는데 나가냐고요? 흥, 그거야 나 알 바 아니죠. 당신이 내게 항상 그래 왔듯이. ※이 글은 최근 새누리당의 상황에 대해 답답함을 느낀 독자의 심정을 빌려 필자가 가상으로 쓴 것입니다. 오해 없으시길. ------------------------------------------------------------- 윗 글은 7월 19일자 조선일보 실린 [남정욱 교수의 명랑笑說] 전문입니다.
댓글목록
유람가세님의 댓글
유람가세 작성일7월 30일에는 그냥 열심히 일하거나 놀러나 가는 게 상책이지요.
아전인수님의 댓글
아전인수 작성일
문씨 아저씨는 개인적으로는 훌륭한분 이고 종교인으로서도 신실한분입니다 그분말이 친일적은 절대 아닙니다 식민사관을 가진 사람은 더더욱 아닙니다 다만 국무총리후보자가 과거에 했던말로는 심히 거북한 내용입니다 정치는 명분이고 명분은 민심입니다 일본에 대한 적개심을 가지고 있는 우리국민들에겐 총리할 사람으로는 받아드리기 어려운 일 이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박근혜가 보인 처신은 파렴치했습니다 그판국에 외국방문은 그리많았는지? 도망가 버린 형국이었습니다 외유중에 문창극이 사퇴해주길 바랬을것인데 우유부단하게 시간만 끄는행위를 현정부도 따라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검찰이 제일많이 닮아가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