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법원으로 소풍가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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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21-12-31 20:17 조회8,34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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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법원으로 소풍가는 날
내년 1월 21일 이른 아침
나는 법원으로 소풍간다
좋아하는
콤비양복 차려입고
콤비 색 어울리는 와이셔츠에
화사한 넥타이 매고
커프스 버튼으로 손목까지 장식하고
대위 때부터
훈련해 왔던 솜씨로
머리 매무새 만지고
양복 겨드랑이엔
은은한 향수 뿌리고
오래되었지만 구두에도 광내고
경호 차 타고
50명으로부터 매타작 당했던
그 법원에 가
판사 앞에 설 거다
이 순간이
나를 5.18질곡으로부터
해방시켜
승리의 면류관을 씌워주는
이 세상 가장 화려하고 영광스러운
역사의 순간되기를 소원하면서
고개 숙여 판결문 낭독 음을
눈감고 들을 거다
나는 상상한다
1980년 10월 26일을
그날 난
미 해군대학원 졸업식 무대에 홀로섰다
논문지도교수가 내 학문적 업적을
열거하고
이에 따라 학장이 내게 다가와
아카데미 가운 후드를 걸어주고
사방모를 씌워 주었다
내년 그날
재판장이
성취를 상징하는 그 묵직했던 후드와
영광의 면류관을 또 씌워주기 바란다
그 면류관 정중히 받기 위해
때때옷 차려 입고
매 맞던 그 재판소에
소풍가는 기분으로
차타고 갈 거다
2021.12.25.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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