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리면!

눈이 내리면
나는 하늘의 신비를 느낀다
하늘에서 내리는 하이얀 꽃잎들이
너울너울 허공을 메울 때면
내 마음 살아나 여행을 한다

호랑이 발자국 남겨진 산골 우물가에서
밤이면 불 초롱들이 반딧불처럼 날아다니던
산간 마루에서
무섭다 무섭다 가슴 졸이면서도
함께 있어야 행복했던 얼굴

지금도 눈 내리면 아련한 커피 향 속에
영락없이 실루엣으로 나타나는 얼굴
세월이 흐르고 수많은 지식이 쌓여도
언제나 그립고 그리운 민얼굴이 있다

그 얼굴 담았던 옛 고향은 어디 갔고
바른 생각에 감동하고
아름다운 모습에 눈물 짖던
그 고향 그 얼굴은 다 어디 갔나

눈 내리면 내 마음 찾아가는 곳
커피 향 자욱한 공간에 그 곳이 비친다
눈 쌓였던 산간 고향 우물가
그 태고의 공간에서
나는 내 인생 최고의 꿈을 꾸었다

2012.12.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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