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재판부를 재판한다!(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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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3-12-15 12:48 조회8,51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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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진실을 판검사가 뒤엎은 역사적 재판
나이키 유도탄 탄체는 500kg, 당시 한국이 보유했던 무기들 중에서 위력이 가장 큰 탄두였다, 우리가 늘 TV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장면을 보아왔듯이 나이키유도탄도 북한이 발사하는 미사일과 같이 일단은 90도 상공을 향해 발사되고, 마하 3.5의 속도(음속의 3.5배)로 날아가면서 목표물을 향해 방향을 수정해 간다. 무인항공기인 것이다. 목표 근방에 이르면 자동으로 폭발해 파편을 전방을 향해 무서운 속도로 분사한다. 이 파편이 목표물을 파괴하는 것이다.
전투가가 FIN이라는 꼬리날개에 의해 방향을 바꾸듯이 나이키 유도탄은 ELEVON이라는 꼬리 날개를 움직여 방향을 바꾼다. 그런데 증인으로 나온 공군 주형율 대령은 ELEVON이라는 말은 들어봤는데 그것이 비행방향을 바꾸는 메커니즘이라는 것은 처음 들어 본다고 말했다. 유도탄부대에 근무하는 공군대령의 수준이 이러했는데도 판검사들은 그 공군대령의 말을 더 신뢰했다.
나이키는 고정날개인데 무슨 elevon이라는 날개가 있느냐는 것이 공군이 걸어온 시비 중의 하나였다. 나는 "유도탄이 발사된 후 elevon이라는 날개가 겨울 추위에 얼어붙어 작동을 하지 못하면 유도탄이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갈 수 있기 때문에 겨울에 병사들은 elevon이라는 날개가 얼어붙지 않도록 관라한다"는 현지 지식을 말했는데, 공군은 이 말이 또 사실이 아니라며 내가 이런 허위의 말을 한 것은 공군의 명예를 허물기 위한 말이었다고 몰아갔던 것이다,
일간지들은 1998년 12월 4일 오전 10시 30분, 인천 연수구에 배치된 나이키 유도탄이 일일 점검과정에서 쏘려 하지 않았는데도 발사된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군은 유도탄이 90도의 각도로 발사돼 3초 후에 폭발했다고 발표했다. 군의 발표대로 이렇게 발사됐다면 유도탄은 포대 직상공 3.5km(마하3.5 x 음속0.34km x 3초비행) 근방에서 폭죽처럼 폭발해서 파편들을 수직상공을 향해 분사했어야 했고, 그 파편들은 폭발위치에서 더 하늘로 올라가다가 속도 제로의 단계에서 중력에 의해 U턴하여 포대 주위로 우박처럼 떨어져 내렸어야 했다.
90도 상공으로 발사됐다는 유도탄 파편이 포대 주위엔 안 떨어져
하지만 그날의 유도탄은 동쪽으로 3.5km 날아가 아파트 밀집지역 300m 상공에서 폭발하여 많은 피해를 입혔다. 군은 유도탄이 규정대로 90도 수직 상공을 지향한 채 오발됐다고 발표했지만 폭발 위치를 보면 유도탄은 수평으로 날아간 것이다. 이로 인해 민간인 7명이 부상을 입었고, 100여대의 차량, 주택가의 유리창들이 심하게 파손됐고, 파편, 굉음, 화약냄새로 인해 지역주민들이 한동안 공포에 휩싸였고, 전국의 국민들이 놀랬다. 포대 직상공에서 폭발해 포대 주위로 떨어져 내렸어야 할 유도탄 파편이 어떻게 해서 포대 동쪽 3.5km를 수평으로 날아가 아파트 상공에서 폭발했을까?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가? 공군의 이 말이 사실이라면 세계의 과학은 붕괴돼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공군은 심한 바람이 불어 그렇게 됐다고 변명했다.
언론매체들은 다음과 같은 헤드라인으로 이 뉴스를 전했다.
"2만개 파편 우박 오듯"
"나사풀린 군기강 심각한 우려"
"군은 기계오류 주장... 그러나 세계적 전례 없어"
"무기관리 구멍.. 군기 풀린 탓"
"군, 지휘력 책임 통감 시종 분위기 침통"
"군 연쇄사고 곧 문책인사"
조선일보(12.5)
"이번 사고는 단순 장비결함으로 보기엔 많은 문제점들이 있으며 군당국의 장비안전관리 시스템 등에 적지 않은 문제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동아일보(12.5)
"군에선 기계오류 주장하지만 세계적 전례가 없다. 지난 82년에도 전남에서 조작병의 오작동으로 나이키미사일이 잘못 발사된 적이 있다. 이는 발사 스위치를 잘못 누르면서 일어난 사고였지 전기회로가 고장난건 아니었다. 만일 전기회로에 이상이 생겼다면 200여기가 페기처분 돼야 하는 심각한 문제다"
한국일보(12.5)
"공군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발사대 조작용원이 오작동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조사결과 미사일이 기계적인 결함이 아니라 실수로 발사됐을 경우 문책범위가 의외로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1998년 12월 5일, 사고원인에 대한 군의 발표
"나이키가 원체 노후한 장비이기 때문에 회로에 이상이 생겨 스스로 발사됐다"
"나이키유도탄이 90도의 직상공을 행해 발사됐고, 유도탄은 포대 서북쪽 3.5km 지점 매립지 상공 300m에서 공중폭발했다"
이에 비하면 갈릴레오 재판은 고급
1998년 12월 9일, 나는 KBS에 나가 이런 모순을 지적하고 나이키 사고는 ‘전자회로’의 문제가 아니라 3중으로 설계돼 있는 안전장치가 풀려있었기 때문에 발사됐다고 진단했다. 공군과 판검사들의 주장으로는 사고는 1)인재가 아니며, 2) 누군가가 안전창치를 제거했다는 피고인의 주정은 명예훼손이며 3) 안전장치는 모두 전자장치로만 이루어져 있어서 사람이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무식함과 억지에 의해 생사람을 잡은 사건이 바로 이 사건이다. 이 사건은 한국 재판 역사에, 코미디 재판의 가장 표본적인 사건으로 영원히 기록될 가치가 있다.
이 분야의 전문가가 TV의 요청에 따라 과학적 소신을 피력한 행위가 의도적으로 공군의 명예를 허물기 위한 허위사실의 유포행위라는 기막힌 재판, 무시무시한 공산주의 사회가 엄습해 왔다는 공포심을 갖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바로 이때부터 김대중 정부의 국정원이 나를 도청하기 시작했고, 대기업에 줄줄이 예약돼 있던 강연약속들이 우르루 취소되고, 내가 걸린 거의 모든 재판들이 줄줄이 패소하는 도미노 공황상태가 엄습해왔다.
과학적 원리에 대한 소신을 피력한 행위가 어찌 범죄행위가 될 수 있는 것이며, “유도탄이 발사됐다면 안전장치들이 다 풀려있었기 때문”이라는 이 평론은 아프리카에서도 통하는 과학적 상식인데 어찌 법관들이 이를 ‘허위사실’이라고 몰아갈 수 있는가? 이에 비하면 갈릴레오 재판은 그야말로 신사적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KAIST 전기전자공학과 조규형 교수로 인해
군은 KAIST 전기전자공학과 조규형 교수 등을 사고조사의 자문위원으로 위촉하였고, 실제 조사에 참여한 사람들은 학생들이었다. 그들의 조사결과 포대통제소와 발사대통제소 사이에 깔려 있는 굵은 케이블의 피복이 파괴되어 합선이 발생했다고 했다. 일일 점검 중, 훈련의 대상인 제3번 발사대를 선택하여 포대로부터 제3발사대로 전기를 보내주기 위해 설치된 릴레이 스위치를 눌렀는데 그만 합선으로 인해 전기가 사격명령선으로 흘러가 유도탄이 뜻하지 않게 발사됐다는 결론을 냈고, 이는 1999년 1월 4일, `A-4지 9쪽 짜리 “유도탄사고 조사결과 최종 발표문”에 설명돼 있었다.
공군은 조규형 교수로부터 1999년 2월 2일자의 ‘진술조서’를 받아놓고 이것을 바이블이자 전가의 보도로 사용했다. 조규형 교수의 진술조서는 “사고는 합선 때문이었지 누군가가 안전장치를 풀어놓았기 때문이 아니었다. 잠금장치가 있다해도 합선이 발생하면 유도탄이 발사될 수 있다”는 참으로 황당한 진술을 했다.
이 진술이 과연 전기이론에 맞는 과학적 진술인가? 절대 아니다. 잠금장치가 잠겨 있으면 합선이 발생해도 유도탄이 발사될 수 없다. 더구나 유도탄 안전장치 중의 가장 중요한 하나의 메커니즘이 ‘합선장치’(shorting plug, 공군 용어로 ‘전원차단마개’)다. 간첩이 유도탄 발사를 막으려면 포대와 발사대 사이에 합선을 시켜 놓는 일일 것이다. 조규형 교수는 그야말로 과학에 어긋나는 아니 정반대 되는 진술을 하였고, 그의 이 진술은 재판 역사에 두고 두고 인용돼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유도탄 발사의 기본 메커니즘
유도탄 발사 메커니즘을 잠시 살펴보자. 유도탄이 발사되려면 탄체 내에 있는 고체연료(propellant)에 불을 질러주어야 하고, 그렇게 하려면 불쏘시개 화약(igniter)을 일부러 장입해야 하고, 불쏘시개 화약에 불을 댕겨주려면 ‘점화케이불’(Booster Squib Cable)을 꽂아주고 거기에 장치돼 있는 합선장치’(shorting plug, 공군 용어로 ‘전원차단마개’)를 제거해줌으로써 전기가 2.2파운드 짜리 불쏘시개 화약(igniter)으로 흘러들어가 스파크를 내주어야 한다. 이 2.2파운드 짜리 불쏘시개 화약은 포리스칠렌 컵에 들어 있다.
점화케이블(Booster Squib Cable)은 너무도 중요해서 관리를 철저히 한다. 점화케이블을 보관한 특별 시건함의 열쇠, 낮에는 발사반장(중-상사)의 목에 걸고 생활하고, 야간에는 종합열쇠함(Lock)에 통합관리하고 당직사괸이 관리한다. 유도탄이 발사됐다는 것은 담당병사가 불쏘시개 화약을 고체연료에 장입하고, 거기에 스파크를 일으켜주는 점화케이블을 연결해주어야 하고, 마지막으로 점화케이블에 설치돼 있는 합선장치(전원차단마개)를 제거해야 한다.
실제 작전시에는 이 모든 동작이 완료된 상태에서 레이더가 움직이게 된다. 레이더에는 탐지 레이더와 포착 레이더가 있다. 하늘을 나는 모든 물체는 빙빙돌아가는 이 탐지레이더(searching radar))에 잡히게된다. 많은 비행물체 중에서 궤적이 수상한 물체가 있으면 그것을 집중적으로 추적(tracking)해야 한다. 이 추적레이더(tracking radar)는 빙빙 돌지 않고 목표물을 줌잉한다. 마지막으로 IFF(Identifying Friend or Foe)라 불리는 피아식별 과정을 거쳐 적기로 판명되고, 유효사거리 내로 접근하면 전자 시스템이 “In Range"라고 쓰인 단추에 불을 켜준다. 사격해도 된다는 뜻이다. 이때 포대장은 ”Fire"로 표시된 ‘발사단추’를 누르게 된다.
이러한 원리에 의해 인천 오발사 사고의 경우를 보자. 유도탄은 확실하게 발사됐고, 피해도 확실하게 발생됐다. 탄이 수평으로 3.5km나 날아가 민간 아파트 지역 상공에서 폭발했다는 사실은 위에서 말하는 레이더 훈련이 생략되었다는 뜻이다. 공군의 최종발표로는 ‘발사단추’를 누르지 않았는데 발사선이 다른 전기선과 합선돼서 다른 단추를 눌렀는데도 전기가 유도탄으로 흘러가 오발사를 유발했다고 한다. 이 해석은 그야말로 코미디다.
설사 ‘발사단추’(Fire)를 직접 눌렀다 해도 1)불쏘시개 화약‘(igniter)을 장입하지 않는 한, 2) 반장의 목에 걸린 열쇠로 시건함에 보관돼 있는 점화케이블(Booster Squib Cable)을 꺼내 발사대로 가서 이를 불쏘시개화약에 공들여 꼽아주지 않는 한, 3) 점화케이불에 장착돼 있는 합선정치(Shorting Plug, 공군용어는 ’전원차단마개‘)를 제거하여 전기가 불쏘시개 화약으로 흘러가 스파크를 일으키게 해주지 않는 한, 탄체는 절대로 발사될 수 없다. 이 세 가지 행동은 발사를 위한 적극적인 행위다. 단지 합선이 생겼다는 이유로 저절로 발사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닌 것이다. 그러니 내가 얼마나 억울하고 황당하게 당했는가?
재판공간에서 과학이론 거꾸로 써 먹은 KAIST 전기-전자 교수
따라서 이 재판의 바이블로 작용한 조규형 교수의 진술조서는 과학과는 정반대의 진술이다. 그는 나이키 유도탄의 작동원리를 전혀 모르는 사람일뿐더러 나이키 유도탄에 대한 ‘가장 중요한 안전장치가 곧 합선장치’(shorting plug)라는 기본상식조차 모르면서 ‘합선이 사고의 원인’이라는 그야말로 무식하고 무책임한 진술을 한 것이다. 이 하나의 진술조서가 사고원인의 바이블로 작용하면서 이 사건에 관련한 판검사들을 비웃음거리로 만들었고, 나에게는 1999년 1월부터 시작해 대법원을 거치고 다시 재심과정을 거쳐 두 번째의 대법원 판결이 있었던 2004년 6월에 이르는 동안 무려 6년이나 한 인생을 괴롭혔던 것이다,
사고조사결과에 따라 1998년 12월 15일-27일 사이, 대령 1명, 중위 1명, 준위 3명이 사과와 관련하여 직무태만으로 징계(근신7-10일)를 받았다. 이는 유도탄 오발사사고가 인재였다는 사실을 공군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판검사들은 끝까지 사고의 원인이 인재가 아닌데도 피고인이 인재라고 주장했다는 결론으로 몰아갔다.
999년 1월 4일: 군의 정정 발표
“나이키유도탄 사고는 ‘회로의 노후화’ 때문이 아니라 불량케이블 때문이다.”
군이 한 달 후에 사고원인을 정정해서 발표했다는 것은 한 달 전인 12월 4일 사고 당시의 발표내용이 틀렸다는 것을 뜻한다. 그래 놓고도 군은 고소문에서 "왜 군의 발표를 믿지 않고 허위사실을 유포하느냐, 군의 명예를 의도적으로 훼손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냐"며 나를 죄인으로 몰아갔다.
2013.12.15. 지만원
http://systemclu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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