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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미 「안보우산」만 믿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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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9-11-18 16:49 조회8,40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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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미 「안보우산」만 믿나
[조선일보] 1996-02-08 (해설) 칼럼.논단 05면 2326자  
미사일 주권/지만원(전문가 진단)  

○미국의 계산된 뜻

미사일은 과학군의 꽃이다. 그런데 한국은 간단한 각서에 의해 미사일 주권을 미국에 내주었다. 그 결과 한국군은 사거리 180㎞이하의 장난감 미사일만 개발할 수 있었다. 늦게나마 이 코미디 각서를 폐기시키려는 국방부의 노력은 평가받을만 하다.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가 규제하는 것은 수출제한이지 개발제한이 아니다. 한국이 MTCR에 가입하면 한국도 다른 나라와 똑같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입장을 밝힌 것도 매우 적절한 조치였다.

이에 대해 미국은 아직도 한국의 미사일주권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사거리 300㎞와 탄두중량 500㎏ 이내에서 개발하되 개발계획의 투명성을 보장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화려한 미사일을 갖지만, 한국은 초라한 보병위주의 대군을 유지하라는 뜻이다. 이렇게 해야 한국의 안보를 담보로 한국경제에 직접적 영향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미국의 계산된 뜻을 우리는 언제까지 따라야 하는가. 유독 한국에만 가하고 있는 노골적인 주권박탈 행위를 언제까지 용납해야 하는가. 지금의 미국은 냉전시대의 미국이 아니다. 미국이 어떻게 달라졌는가에 대한 인식은 문제해결의 실마리가 된다.

첫째, 미국의 힘이 쇠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1995년에 미국에서 태어난 아기는 일생동안 1억5천만원의 빚을 갚아야 한다. 육군은 15개사단에서 10개사단으로, 공군은 28개 비행단에서 20개 비행단으로 축소됐다. 경제적으로나 군사적으로 어려워져 가는 미국이 언제까지 우리에게 안보우산이 돼줄 수 있겠는가. 벌써부터 미국은 아태전략에서 일본 군사력에 의존하려 하고 있지 않은가.

둘째, 한미 방위공약이 퇴색돼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냉전시대에는 남한이 부산까지 밀려도 미국이 엄청난 희생을 치르면서 개입할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 북미관계는 우리의 입장에 관계없이 급진전될 것이다.

○북한과의 이해관계

셋째, 미국과 북한이 이미 한배를 타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의 대 북핵정책이 무엇인가, 북한이 「핵국」이 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아니라 「핵 강국」이 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북한핵은 과거핵과 미래핵으로 분류됐다. 과거핵은 남한의 문제요, 미래핵은 미국의 문제였다.

우리는 미국이 과거핵을 규명해줄 것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미국이 져야 할 경우도 비용을 부담했다. 그러나 이는 틀린 생각이다. 미국은 북한의 과거핵을 숨겨줘야만 한다. 북한이 과거핵을 가졌다고 선포해 보라. 핵개발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될 것이다. 이는 미국에 악몽이다. 따라서 미국은 북한에 핵보유 사실을 숨겨주기를 바라야 한다. 영리한 북한이 이를 간파하고 미국과 야합한 것이다.

미국과 북한이 한배를 탔다는 이 사실을 북한이 폭로해 보라. 미국은 세계적으로 비난받게 될 것이다. 그래서 지금 미국은 북한에 멱살잡혀 있는 것이다. 북한은 미국의 멱살을 잡고 질질 끌고 다니는데 남한은 어째서 미국에 일일이 결재를 통해야 하는가. 미사일을 개발하고 싶으면 미국에 그 「코미디 각서」의 폐기를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시작하면 될 일이다.

○선택은 우리가

넷째, 미국은 한반도에 「긴장없는 평화」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긴장있는 휴전」을 원한다. 미국의 이익 때문이다. 주한미군을 미국땅에서 유지하려면 엄청난 돈이 든다. 그러나 미국은 이를 거의 공짜로 유지하고 있다.

우리는 이 엄청난 변화를 직시해야 한다. 북한이 「서울 불바다론」으로 남한을 위협했을 때 미국은 무엇을 했던가, 그들이 한국에 팔고 싶었던 패트리어트를 들여왔고, 「페리」가 직접 나서서 대포병레이더를 한국에 팔지 않았던가. 이 장비들이 서울에 무차별적으로 발사될 분당 1만발의 포탄을 어떻게 막는단 말인가.

서울 불바다 위협에 대응하고, 미국의 군사식민화에서 탈피하며, 장차 주변국에 어울리는 군사력을 갖기위해서는 보병위주의 군대에서 미사일 위주의 군대로 탈바꿈해야만 한다. 냉전시대에는 미국만이 미사일 기술의 유일한 원천이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러시아와 공동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이다. 한국에 대해서는 서운하다 말하겠지만 러시아에는 통하지 않는다. 미국은 이러한 선택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아무런 권리와 명분이 없다. 북한을 위시해 주변국 모두가 미사일을 가지고 있는데 한국만 빈손을 가지고 미국에 목매 있으라는 것은 말이 안되는 압력이다.

미국은 아시아에 점증하는 미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아시아에 대규모 군사력을 유지해야 한다. 대규모 군사기지는 일본과 한국만이 제공하고 있다. 주일미군의 장래는 악화일로에 있다. 한국에서 마저 인심을 잃어보라. 미국은 아시아에서 발판을 잃게 될 것이다. 그까짓 미사일 건으로 이 엄청난 이익을 포기한다면 미국은 이 세상에서 가장 바보다. 그러니 일방적으로 강행하자.

지만원〈군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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