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대북 비밀지원 승인, 후회없다" 연합뉴스 | 입력 2004.06.19 11:54
(서울=연합뉴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1억달러 비밀지원을 대통령으 로서 승인했으며 이를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 인터넷판이 18일 보도했다. 김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영어권 신문과 가진 최초의 회견을 통해 "잘 사는 형이 가난한 동생을 찾아갈때 빈손으로 가서는 안된다. 우리는 북한에 1억달러를 지원하 고 싶었지만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FT는 이같은 언급은 이 사건과 관련해 지금까지 나온 김 전대통령의 언급중 가 장 솔직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앤드루 워드 FT 서울 특파원의 기사를 요약한 것. 『김 전대통령은 정상회담의 대가로 북한에 1억달러를 지원했다는 비판에 대해 "잘 사는 형이 가난한 동생을 찾아갈 때 빈 손으로 가서는 안 된다. 우리는 북한에 1억달러를 지원하고 싶었지만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고 비밀 지원의 배경을 설명하고 이는 미래를 위한 투자였으며 "내가 대통령으로서 승인한 것이고 이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정상회담이 지속적인 평화를 가져온다면 1억달러는 작은 대가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비판론이 있지만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이 현대의 대 북사업과 함께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군사충돌 위험 감소 효과를 낳았으며 정상회 담 이후 문화.경제 교류와 이산가족 상봉, 북한 스포츠팀의 남한 방문, 한국 관광객 들의 북한 여행, 도로 및 철로 재연결, 북한내 한국 산업공단 건설 등으로 이어졌다 고 말했다.
그는 특히 산업공단으로 한국이 얻는 경제적 이득이 1천억달러에 달한다는 전문 가들의 의견을 소개하고 `1천억달러"라는 숫자를 재확인했다. 김 전대통령은 또 미국이 대북 지원 중단이 옳은 방법이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 는 것과 관련, 조지 부시 대통령을 직접 비판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이 보다 적극적 인 자세를 취하기를 바란다"는 말로 미국의 정책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적극적"이라는 단어에 대해 개입과 협상을 뜻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미 국이 소련 및 동유럽과 경제.문화 교류를 한 뒤에 공산주의가 무너진 사실을 예로 들어 고립과 견제가 비생산적임을 강조했다. 김 전대통령은 북한이 미국의 위협을 느끼지 않게 되면 핵활동을 포기할 것으로 믿으며 "북한은 핵무기를 완전히 해체하고 미국은 북한의 안보를 보장하면서 북한이 국제사회로 나올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그러나 이들은 서로를 불신하기 때문에 서로 상대방이 먼저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양측이 동시에 행동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일 위원장에 대해서도 "영리하고 솔직한 사람이며 한국과 세계 문제에 정통해 있다"고 평가해 그를 "혐오한다"고 말한 부시대통령과는 판이한 태도를 보였 다.
그는 김위원장이 끈질긴 개혁가이며 북한을 냉전시대의 태도에서 해방시키기 위 해 끈기있게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대통령은 지난 2년간 북한의 통제경제가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단 지 지나치게 빠른 변화를 우려하는 강경파의 견제를 받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김정일 치하의 북한은 덩샤오핑(鄧小平)의 통치 초기 중국과 유사성을 보 이고 있다. 덩은 개혁 과정에서 정권이 흔들려 정부내 보수파의 반대에 부딪힐 것을 우려했다"고 말했다. 김 전대통령은 또 박정희 전대통령에 대해 경제성장의 공로자라는 평가가 나오 고 있는데 대해 "그의 권위적 정부는 경제성장을 가져왔는지는 몰라도 이는 혹독한 대가를 요구한 불균형한 성장이었다"고 지적하고 "건전하고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 는 민주주의와 복지, 그리고 인권 존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퇴임시 건강에 관한 각종 루머가 나돌던 것과는 달리 혈색이나 눈매, 목소 리가 모두 건강한 모습을 보였다.』 youngnim@yna.co.kr (끝)
<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