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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만원 메시지(116)] 나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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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3-08-04 00:04 조회8,33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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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만원메시지(116)] 나의 기도

 

저의 신이시여, 저는 중요한 데 쓰시려고 저를 주관하시는 수호신이 계시다는 생각을 합니다. 6.25 피난을 다녀오니 집이 다 타고, 전염병이 창궐하였습니다. 저는 아프리카 소년처럼 뼈만 앙상해졌습니다. 2cm 정도의 문지방도 기어 넘지를 못했습니다. 어른들은 저를 포기하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20리나 멀리 떨어진 곳에 사시는 한약방 어른께서 저를 물끄러미 바라보시더니 마지막으로 먹여보라고 약 몇 첩을 지어 보내셨습니다. 이것이 기적이었습니다.

 

47세의 어머니에서 막내로 태어나 어머니 주위를 맴돌던 제가 갑자기 무엇에 홀린 듯 무임승차로 서울에 왔습니다. 열세 살이었습니다. 변두리에 있는 야간 중고등학교, 돈이 생기면 나가고, 없으면 쉬었습니다. 신문 돌리고, 공사판 다니고, 시발택시 만드는 서비스 공장에 막노동을 다녔습니다. 6년 동안 다녀야 할 중고등학교를 겨우 3년 정도 다녔습니다. 그래서 제게는 중학교 졸업장이 없습니다.

 

갑자기 잘 곳이 없어져 미나리밭 한 가운데 지어진 검은 판자집 교실에서 잤습니다. 한밤 중 천둥번개가 치고 빗줄기가 창문을 강타하고, 귀신바람이 교실로 들어와 맴돌았습니다. 무서움 잘 타는 저는 결사적으로 뛰어나갔습니다. 열일곱 살 때였습니다. 굵은 은가루 줄기가 쏟아져내리는 가로등이 위안이었습니다. 가로등에서 가로등으로 뛰었습니다. 어느집 연탄 부뚜막 위에 잠이 들었습니다. 누가 그리로 인도했겠습니까? 신께서 인도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집에서 저를 구해주었습니다.

 

이런 제가 감히 육사 필기시험에 합격하였습니다. 기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육사는 신체검사도 해야 하고, 체력도 검사해야했습니다. 키가 몇미리 모자라 불합격 도장을 받았습니다. 하사관에게 다시 재 달라 덤볐습니다. 바로 이때 심판관이라는 완장을 찬 미남 소령이 나타났습니다. 그는 제게 구두를 신고 키를 재라고 명령하셨습니다.

 

몇 주 후 태릉 육사 지구병원에 가서 신체검사를 하고, 턱걸이, 역기들기, 중거리뛰기 등 체력을 검증하였습니다. 이때 저는 독감을 앓아 체중이 많이 빠졌습니다. 여지없이 체중미달로 불합격 도장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자리를 떠날 수가 없었습니다. 낯선 대령님이 나타났습니다. 제게 물을 잔뜩 먹였습니다. 불합격 도장이 합격으로 정정되었습니다. 이 모두가 다 기적이었습니다.

 

세 가지 중 한 가지만 기적이어도 대단한 축복인데 제게는 세 개의 기적이 동시에 발생하였습니다. 이것은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라고밖에는 해석이 안 되었습니다. 신께서 저를 특별히 관리하고 계시다는 생각이 든 것입니다.

 

소위때 대위를 때렸습니다. 감옥에도 가야했고, 제대로 해야 했겠지만 무사했습니다. 죽지 않으면 병신 된다는 험한 베트남 작전지역에서 4년 동안 정글작전을 하였습니다. 수도 없이 맞이한 죽음의 순간에서 신께서는 저를 살려주셨습니다. 미국 유학과정에서 당했던 두 차례의 죽을 고비에서도 아슬아슬하게 구해주셨습니다.

 

대위시절, 일본 무관 보좌관으로 예약돼 있던 저를, 갑자기 방향을 틀어 미국유학을 가게 해 주셨고, 문과 석사에서 응용수학 박사과정으로 전향하는 것이 불가능했던 미해군대학원에서 학교창설 70여 년 이래 처음으로 방향전환을 시켜주신 것도 기적 중의 기적이었습니다. 7명이 함께 시작했던 박사과정에서 오로지 저 하나만 세 개의 지옥문을 통과하게 해 주신 것도 기적 중의 기적이었습니다. 세상에 없는 수학공식 2개와 수학정리 6개를 박사논문에 싣게 된 것은 그 학교 교수사회 전체가 인정하는 기적이었습니다.

 

여기까지를 보면 제게는 분명 저를 특별관리하는 신이 계시다는 생각을 아니할 수 없습니다. 기적에 기적을 만들어주시면서 저를 대장간 쟁기처럼 단련을 시키신 데에는 무언가 목적이 계실 것이라는 생각도 합니다.

 

2002, 신께서는 저를 광주 감옥에 보내셨습니다. 그 험한 곳에 저를 보내신 이유를 저는 깨닫고 있습니다. 저로 하여금 5.18을 끝까지 연구할 결심을 하도록 만드신 것입니다. 능력면에서나 의지면에서 그 누구도 감히 대들려 하지 못하는 5.18진실을 밝히기 위해, 저를 단련시키셨고, 22년동안의 기나긴 말년 인생을 5.18연구에 바치게 하셨습니다.

 

22년 인생을 차압하신 뜻까지는 알겠는데 저를 감옥에 넣으신 뜻은 모르겠습니다. 5.18세력은 분명 사기를 치는 악의 세력이고, 국가를 전복시키려는 반역세력입니다. 그런데 국민 대부분은 이 사실을 아직도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 확신합니다. 신께서는 분명 이 악의 세력, 반역세력에 철퇴를 가하실 것입니다. 인과응보! 시차는 있어도 오차는 없다는 것이 온 인류의 신앙입니다. 철퇴가 없으면 인류의 공통신앙도 붕괴됩니다. 온 인류는 하늘이 돌리는 연자매의 정밀성을 철석같이 믿고 삽니다. 오차가 있으면 동서고금에 진리로 통하는 하늘의 연자매도 신뢰를 잃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인과응보의 고리를 마감하기 위해 제가 감옥에 와야 하는 것인가요? 제가 감옥에 와야만 철퇴가 마련되는 것인가요? 그렇다면 이 십자가는 영광의 십자가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신께서 저를 단련시키는 동안 저는 뼈를 깎는 고통과 극기를 반복하였습니다. 그 인생 그대로를 다시 살라 하시면 저는 극구 사양할 것입니다. 22년간의 귀중한 말년 인생을 차압하신 것은 저와 제 가족들에는 엄청난 고통이었고 인고의 세월이었습니다. 22년의 인생은 재판소에서 보낸 인생이었습니다. 그만큼 제 가족의 삶이 희생되었습니다.

 

감옥방이 옥상층이라 낮이고 밤이고 머리에서 땀이 줄줄 흘러내립니다. 살이 10kg이나 빠져 나갔습니다. 손가락 마디에도 관절염이 생겼습니다. 벌써 7개월 지났습니다. 더 이상은 견디기 어렵습니다.

 

이 고통스러운 감옥생활이 국가에 어떤 변화를 이끌어낼지는 몰라도 제발 바라옵건대 저에게는 여기까지만 해주십시오. 제가 진 십자가가 너무 고통스럽습니다. 더 이상은 견딜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국가를 위해 일생동안 충성하고, 16권의 5.18 역사책을 쓴 대가가 감옥이라니요?

국가에 충성한 행위가 5.18의 명예를 훼손한 행위라니요?

광주의 희생이 공수부대에 의해 발생한 것이 아니라 북괴 게릴라에 의해 발생했다는 것을 연구해 준 것이 어째서 광주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인지, 대한민국과 광주가 적대관계에 있다는 것인지, 대한민국 위에 광주가 군림한다는 것인지, 저와 제 가족들은 알고 싶어 합니다.

 

제가 감옥에 있는 것은 저 혼자만의 고통이 아니라 온 가족의 고통입니다. 가족들이 불쌍하고 가족들에 미안합니다. 간절히 그리고 또 간절히 빕니다. 제발 여기까지의 고통으로 마감해주십시오. 더 이상의 고통을 거두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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